인간의 모든 범죄들은 아이의 떠돌이 생활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빠리는 제외하자. 상대적으로 보면, 그리고 앞에서 환기한 옛 모습에도 불구하고, 빠리를 예외로 치는 것은 정당하다. 다른 모든 대도시에서는 떠돌이 아이가 곧 파멸된 인간인 반면, 그리고 이세상 거의 모든 곳에서는 홀로 내던져진 아이가 어떤 점에서는 그아이의 정직성과 양심을 삼켜버리는 사회적 악의 숙명적 홍수에게맡겨져 그것에 충직하게 복종하는 반면, 빠리의 개구쟁이는 거듭 강조하거니와, 비록 그 표면이 아무리 마멸되고 상하였어도, 내면적으로는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다. 확인할수록 장엄한 것이며, 우리의 여러 민중 혁명에서 찬연한 정직성으로 개화하는, 마치 대양의물 속에 있는 소금처럼, 빠리의 대기 속에 있는 이념에서 비롯되는특이한 청렴함이다. 빠리의 대기를 호흡하는 것 자체가 영혼을 보존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런 아이들 중 하나를 만날 때마다 조여드는 우리의 가슴을 완화시켜 주지는 못하는 바, 그러한 아이들 주위에 파괴된 가정의 아들들이 맴돌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몹시 불완전한 현재의 문명 속에서는, 어둠 속에서 그 구성원이 몸땅 빠져나가 텅 비워지고,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며, 그리하여 자기의 내장들을 길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그러한 가정의 균열 현상이 전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에서 예측 불허의 혼미한 운명들이 발생한다. 그 슬픈 일이 하나의 속담을 탄생시켰으니, 그 현상을 가리켜 ‘빠리의 포석 위에 던져졌다‘고 한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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