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본색 - 우리가 몰랐던 조선 활자 이야기
이재정 지음 / 책과함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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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서울 공평동 땅속에서 항아리가 출토되었는데 그 항아리속에서 금속활자가 발굴되었다. 이 뉴스를 들었을 때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금속활자의 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우리나라의 직지(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 이상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이 책 '활자본색'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활자본색은 2021년 발굴된 세종16년(1434년)에 주조된 갑인자 활자의 출토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금속활자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의 금속활자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대량의 책자 발행보다는 정치적인 의미가 더 크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는데 그것이 금속활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도 한다. 

금속활자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기도 하는데 구리로 만든 금속활자는 보존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녹여 다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정책으로 절에 있는 구리를 녹여 무기나 활자를 만들고 민간에서는 무기든 활자든 구리로 된 것은 무엇이든 훔치거나 빼돌렸다고 하는데 금빛나는 구리가 오늘날의 금덩어리와 비슷한 재물가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까 궁금해진다. 아무튼 구리의 활용으로 인해 금속활자본은 남아있지만 19세기 이전에 실제로 책을 찍어낸 금속활자 자체가 남아있는 경우는 우리나라뿐이라고 하니 이또한 놀라운 사실이다. 


책을 읽다가 한국식한자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사실 나는 그런 글자가 요즘 시대에 나온 신조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경국대전에 실려있는 글자라고 하는데 순한글인 줄,을 한자어 注(주)에 ㄹ 받침을 넣어 줄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자어와 한글이 섞인 독특한 글자가 이미 조선시대에 쓰였다니 재미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나의 경우 학문적인 연구로 활자와 활자본에 대한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이런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그러면서 우리 한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의미가 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갑인자활자가 발굴되었을때도 그 자체의 사실에 대한 사건의 하나로 끝나버렸고 우리나라가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본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이런 역사의 의미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생각하고 있을까.

이 책은 활자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에게 '활자의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기를 말하고 있다. 한글이 만들어지고 지금 현재의 체계를 갖게 되기까지의 역사도 새로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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