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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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일이 된다면 육로를 통해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으로까지 여행을 갈 수 있다, 라는 말을 농담인듯 진심으로 말하곤 했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여러 민족국가가 탄생했고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진 국가들이 많지만 아직 러시아도 가보지 못한 내게 소비에트 변방,이라는 말은 여러모로 낯설게 다가온다.

몇년전부터 여행에세이를 읽을 때 '조지아'의 아름다운 풍경사진을 본 후 언젠가 그곳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스치듯 했지만 실상 조지아가 유럽의 어드메쯤이려니만 생각하고 있었지 소련 해체 후 생겨난 국가라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무심함이라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그들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왜 하필 '변방'이라는 표현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는데 "코카서스 지역의 조지아, 동슬라브의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주변국일 뿐 아니라 주변 유럽 강대국의 영향하에서 화려함과 상처가 교차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남긴 곳이다. 유럽은 수백 년간 전 세계 곳곳을 지배하는 중심지였지만 유럽 내에도 이 지역들처럼 소외되고 억압받은 '변방'은 존재했다"(10)라는 언급에서 '변방'의 강조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행지 정보 - 핫스팟, 맛집, 쇼핑 등등의 실용적인 정보가 담겨있거나 여행을 떠나 만난 풍경과 사람들을 통해 느끼는 감상과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읽어서 그런지 이 책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은 생각이상으로 깊이있게 읽게 되면서도 어렵지 않게 씌여있어서 금세 술술 읽힌다. 

소련 해체 이후 독립한 국가들이지만 각 나라의 이후 행보는 똑같을수가 없으며 그 확연한 차이를 저자의 시선을 따라 알게 되는 것도 새로웠고 사진이 많이 담겨있어서 그것 역시 좋았다.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지만 실상 이 책은 역사인문기행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만큼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소련의 흔적을 없애기위한 단계는 이름바꾸기, 레닌이나 소련의 상징물 등의 철거, 종교와 문화 역사의 전통을 찾아가는 것 등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 국가가 되면서 그 과도기적인 모습을 느끼게 되는 것도 조금은 흥미롭다. 론리 플래닛의 필자가 벨라루스를 '카푸치노를 곁들인 공산주의'라 표현했다는데 임영호 저자는 벨라루스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긴 자본주의는 급속도로 파고들테니 누구나 그런 예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소련 해체 후 삼십여년이 지났지만 그 사이 조지아에도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고 우크라이나는 전쟁중이다. '소비에트 타임캡슐'이라 표현했듯 벨라루스에는 소련의 잔재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소비에트 변방의 국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독립 이후 변화된 체제와 옛 전통을 찾는 과정중에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아직까지는 관광지의 상업적인 모습이 덜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에게 조지아는 '크고 강렬한 그림처럼 선명한 기억이 남아있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고 우크라이나는 관광객이 넘쳐나기 이전의 유럽같은 느낌이 있는 곳이었으며 - 전쟁 후 또 더 많은 것이 달라지고 파괴되어버린 문화유산의 흔적을 보게 될뿐일수도 있겠지만 - 벨라루스는 과거 소비에트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을 찾아보는 관광을 기대해보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젠가 가보게 된다면 유럽과 소비에트의 변방 국가들의 첫인상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고 있다. '변방'의 의미에 대해 다시 떠올려보며 여행 전에 꼭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과 더불어.

그리고 한가지. 부디 의롭지 않은 불의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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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07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다시 오기를 기원하며 읽게 되는 리뷰네요. 언젠가는 저도 저 지역들을 여행하고 싶은데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네요. 미리미리 관심가지고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chika 2022-08-07 14:20   좋아요 2 | URL
네. 예전에 동유럽 여행할 때 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버스 저 너머로 포격에 무너진 집이 보이더라는. 슬픈 일이예요.
아무 잘못이 없는 평범한 이들의 헛된 죽음에 애도를...

mini74 2022-09-08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는 루피ㅎㅎ 참 반갑네요 ~ 축하드립니다 *^^*

chika 2022-09-08 11:4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좋은 책인데 이렇게 이달의 당선작으로도 뽑히니 열배이상 좋군요 ^^

서니데이 2022-09-08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chika 2022-09-09 11:4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추석연휴되시기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