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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상징 사전 - 56가지 덱으로 알아보는 타로의 역사와 상징
사라 바틀렛 지음, 윤태이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타로,라고 하면 점성술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예전이었다면 타로 카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을텐데 몇달 전 동네 작은 전시회에 갔다가 커다란 타로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난 후 타로 카드에 담겨있는 점성술이 아닌 예술을 살펴보게 되었다. 타로의 상징과 의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그림을 보듯 둘러보고 왔었는데 그 이후 타로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니 정말 많은 타로 덱이 존재하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타로 상징 사전'이라고 되어있지만 좀 더 명확한 표현은 부제인 '56가지 덱으로 알아보는 타로의 역사와 상징'에 더 가깝다. 사실 몇가지 덱은 좀 더 많은 카드의 그림을 보고 싶기도 했는데 한장에서 많게는 대여섯장의 카드밖에 볼 수 없어서 그게 가장 아쉽다.
타로 덱은 15세기 중반,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이전에 이탈리아의 놀이용 카드에서 진화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흔히 타로점을 본다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해서는 안될 것 같기도 하다. "현재 타로는 자기 개발, 인생의 방향 설정, 명상, 그외 여러 영적 치유 문제에 관련해 쓰이나 타로는 그 무엇보다도 점술이나 카드의 해석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모든 것에 대한 상징 그 자체일지 모른다"(30)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타로 덱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말 그대로 카드라고만 생각을 했다가 상징과 의미에 대해 모르는 내게는 그저 책갈피로 쓰기 좋은 카드였을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갖고 있는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카드를 보면서 기본적인 그림의 의미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니 기본적인 상징은 변함이 없는 것이고 그 기본을 작가가 자신만의 개성으로 다시 그리면서 여러가지의 타로 덱이 생겨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영향력있는 덱, 초보자의 덱, 예술작품과 수집가의 덱, 난해하고 오컬트적인 덱, 현대의 덱으로 구분하여 타로 덱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고 상징적인 그림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달리와 클림트의 덱이었는데 처음 본 달리의 타로카드는 예술 작품이라기보다는 좀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더 컸다. 클림트의 카드는 누가 봐도 클림트구나 하는 느낌이었고.
전체적인 타로 덱의 그림들을 살펴봤을 때 인상적인 그림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78장의 카드, 타로 덱 전체를 보고 싶은 것 하나를 꼽아보라고 하면 '디비언트 문 타로'를 택하겠다. 완드의 에이스와 마법사, 두 장의 카드 그림만을 봤는데도 자꾸만 보게 되는 매력이 느껴진다. 뭔가 신비로우면서 기괴하고 또 아름다움이 느껴지는데 시선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타로카드다.
타로 점술이나 카드의 해석이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한 상징 그 자체일지 모른다,라고 했는데 깊이 들어가는 상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타로 덱을 보고 있으려니 타로 덱 수집가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원본은 못보더라도 복사본 타로 덱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쓸데없는 생각에만 빠져들어가고 있다. 이러니 나만의 스프레드를 만들고 타로 카드를 보며 리딩을 할 수 있는 날이 올지는....
아무튼 타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무척 흥미로울 것이며 타로 덱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대하려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궁금증을 갖게 되는 그런 책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