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자네도 자네만의 형태로 사람을 잇는 의사가 되게나"(280)


의사는 기술자가 아니다. 사람을 잇는다는 건 생명뿐 아니라 생명을 지닌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소설 구원자의 손길은 포스트 히가시노 게이고라 불리는 작가 치넨 마키토,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판매하고 싶은 책,이라는 문구만으로 이 소설의 내용이 궁금했는데 다 읽고나니 정말 많이 팔고 싶은 서점 직원들의 마음을 알것만 같다.


대학병원 의국 흉부외과 의사인 유스케는 6년차로 이제 파견의사가 될 시기가 되었다. 외과의사로서 수술경험을 쌓을 수 있는 도심의 대형병원으로 파견될지 수술이 거의 없어 외과의로서는 사실상 사망선고에 다름없는 한지인 오키나와의 병원으로 가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파견지역을 두고 경쟁을 해야하는 건 흉부외과장인 아카시 과장의 조카인 후배 하리야다. 도심의 후지제일병원으로의 파견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그때 인턴 3명이 선택연수를 오게 되고 그들의 지도를 유스케가 맡게 된다. 인턴 중 2명이 흉부외과 전공의를 선택하게 되면 그를 후지제일병원으로 파견하는 건을 검토해보겠다는 아카시 과장의 이야기에 유스케는 고민에 빠진다. 어떤 일이 있어도 후지제일병원으로 파견가고 싶지만 모두가 힘들어하는 흉부외과를 인턴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스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인턴들을 흉부외과로 끌어들이기 힘든 흉부외과의 생활을 숨기고 거짓을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결심도 무색하게 유스케의 거짓은 곧 들통이 나고...


이야기의 시작은 후지제일병원으로 파견되어 수술경험을 쌓은 뒤 유능한 흉부외과의로 성장하고 싶은 유스케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인가 싶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자세와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전공의로서의 꿈이 어떻게 펼쳐지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과 결말이 장르소설의 반전처럼 펼쳐지고 있어서 이야기의 끝을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모든 에피소드였다. 어느 하나의 이야기가 좋았다,가 아니라 의료현장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과 권력을 잡기 위한 권모술수가 넘쳐나고 환자의 수술 역시 세력 늘리기에 이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각자의 관심분야가 다른 3명의 인턴들이 지도의 유스케의 모습을 보면서 바뀌어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이 병원내의 비리와 맞물리며 이야기를 긴장감있게 이어가면서도 감동을 주고 있어서이다. 

'구원자의 손길'은 의사가 환자에게 내미는 손길인 것 같았지만 잠시 다시 생각해보면 환자가 의사에게 구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의사 서로에게도. 그리고 어쩌면 이 소설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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