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 내 허락없이 맘대로 내 물건을 집어들고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쓸데없는 메모일지라도.

그런데 사무실의 옆 책상 동료는, 다른 모든 건 무지 좋은데

내가 청소하지 않고 사는 걸 못참아낸다. 그래서 내 책상도 걸레자국을 마구 남기면서 닦아버린다. 내가 퇴근하고 난 후에. 가끔 내 책상위의 물건이 없어지기도 한다. 한달이 넘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본인 판단하에 치워버리는 것이다.

내 모니터 앞에 있던 메모지... 메모지가 넘쳐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걸 내가 안쓴다는 것도 아니고 일단 내 책상위에 있는 것이니 치우면 안되지. 그런데 그분은 그걸 치워버린다. 내가 안쓴다고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본인 책상에 두고 써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또 다른 메모지를 꺼내 바로 그 자리에 놔버렸다. - 맘대로 내 책상위에것 가져가심 안되지요, 라는 뜻으로다가. 알라나?

나는 일기장도 책상위에 그냥 철퍼덕 던져놓고, 내 개인적인 메모나 편지같은 것도 책상위에 그냥 둔다. 사무실이기는 하지만, 내가 앉아있는 사무실은 안쪽이고 외부사람이 청소하는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 알아서 내 책상을 정리하면 그만이니까. 더구나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안되는 문서들도 간혹 섞여들어 오기 때문에 알만한 녀석은 내 책상을 들춰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가 다 그런건 아니다.

예전에 공문서를 보고 있으려니... 하고 있었는데, 알바녀석이 돌아가고 난 후 문득 내 책상위 문서를 유심히 보던 것이 생각나서 꺼내봤더니 우리 직원들 급여였다. 젠장. 그걸 그리 꼼꼼히 쳐다본거였나? 벼락맞을 놈 같으니라고.

아무튼 불쾌했다.
오늘도, 책상위가 깨끗이 닦여있는 - 예의 그 걸레 물자국이 지나간 흔적이 있는 책상위를 보면서 청소를 하지 않은 미안함 보다는 왜 내 책상을 맘대로 정리하나...하는 불쾌함이 먼저 떠오른다. 난 어쩔 수 없이 맘이 좁은 녀석인가보다.
그래도 성격적으로, 이렇게 다르다는 걸 알만한 사람이라면 손대면 안되는거 아닌가.
내 책상위 메모장을 들춰보려고 하길래, 정말 별것없었지만 보지 말라고 했더랬다. 나는 메모를 마구 해대는 성격이어서 중간에 보이고 싶지 않은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그래서 누가 보는 거 싫어한다고. - 하지만 분명 내가 없을 때 이미 다 살펴봤을테니 별것도 아닌걸 갖고 숨기네,라며 속으로 웃었을지도 모른다.

아아, 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밝히지도 않고 몰래 훔쳐보는 사람들. 정말 싫다.
이건 딴 얘긴가?

아무튼 불쾌해지는 또 다른 이야기는.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우연히 들어와서 내 글을 읽고 내 블로그를 즐찾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연히 들어온 사람이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게 인사정도는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 슬금슬금 나의 글을 읽고서 모른척 하다가 어느 순간 오프라인 상태에서 내 모든 걸 아는 것 처럼 떠벌이는 사람을 대할 때. 화나더라.
적어도 싸이홈피의 이야기를 그렇게 들었을 때는 정말 화났더랬다.

그러니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이렇게 쓰면 안되는거라고?
젠장.
난 그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통하는 내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거라고.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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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7-0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서식환경...ㅜㅡ
메아꿀빠아~~~~~~~~~~~ (에...이건 뭔 헛소리인게냐!)

암튼 예전에 사무실에 도둑넘(나름대로 전문털이범이였는데)이 돈은 물론이고 내 책상서랍속에 넣어둔 과자까지 들고 가버려서 무지 속상했었어요 ㅡ,.ㅡ

모1 2007-07-03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옆책상분과 타협을...어떻게(그나저나 과자까지 들고 갈 정도라니..대단한 전문털이범..그냥 아무 생각없이 서랍을 통째로 비운 것일지도??)

chika 2007-07-03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 도둑넘은 현금지폐와 과자만 들고 갔어요. 동전은 그냥 뒀고요. 아무래도 밤중작업(?)이다보니 배가 고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