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의 형식적인 권유를 못 본 척했고, 대신 값나가는 가구로 가득한 그 방을 무례하게 둘러보았다. 편안한의자, 양탄자, 양각한 청동 장식이 달린 검은 알미라, 금박 거울. 그 물건들은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과 용도를 지닌 것들이었지만 그 방에 난민들처럼 서 있었고, 자부심과 위엄의 요구로 가만히 서 있긴 했지만 다른 곳에 있었을 때 더 활기찬 삶을 누렸을 것같았다. 누군가의 영리함과 부를 기념하기 위한 환하게 불을 켜고 로프를 친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물건들처럼 보였다. 약탈품처럼 보였다. 1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