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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어느 날 "아저씨"들의 눈에 "소녀"들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이 무슨 엉뚱한 상상인가, 싶지만 현실을 떠올려보면 단박에 이해가 되는 이야기이다. 요즘도 심심찮게 몰카범죄가 뉴스를 타고 온라인상에서는 온갖 추악한 성범죄가 나오는데 아저씨들의 눈에 소녀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몰카도 사라지게 되는 거 아닐까...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이렇게 아저씨들의 눈에 소녀들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래의 세계인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영들이 과거의 지구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 체험을 해보며 토론을 하는데 이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읽다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이해되지 않는 과거가 지금의 우리에게는 현실이라는 걸 떠올리게 되고 마음 한편이 싸늘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현재와 미래가 교차되면서 현재가 미래의 과거와 겹치게 되는 부분에서 여러가지 의미있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특히 직장에서 남자 직원이 교묘하게 동료 여직원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성추행을 일삼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가 슬그머니 올라오기도 한다. 여성의 호신용 스턴건이 성인용품처럼 보인다는 놀림감이 되어버리고 정의를 수호한다는 소녀전사도 변신을 위해 알몸이 드러나고 속옷이 보이는 짧은 치마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이웃나라의 당연한 문화처럼 여기곤 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아저씨"와 "소녀", "아이돌"을 상징적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아이돌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여자 아이돌XX에 대한 게이코의 열광은 곧 그들이 새로운 세계의 지도자가 되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실 이 부분이 내게는 좀 비약적으로 보여서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의미와 상징에 대해서는 생각해볼만하다.
'지속가능한 영혼'이라는 것 역시.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미래를 살아갈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바꿀수도 있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