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문학 수업을 받으면서 ‘리얼리즘에 대해 배울 때, 나는반사적으로 이주홍의 못나도 울 엄마를 떠올렸다. 『나도 울엄마는 내게 리얼리즘을 가르쳐준 최초의 책이었다. 그리고 그책이 가르쳐준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못나고 더럽고 가난하고 지저분한 얼굴로 나타나는 인생의 수많은 진짜 엄마를 나는 어떤 방식으로 껴안아야 할까. 몇번은 품었고, 몇 번은 모른 척 도망쳤던 것 같다. 작가로서도 고민은 남는다. 무엇을 쓸 것인가. 빛과 어둠, 무엇을 증명해야 할까. 어찌할 도리가 없는 삶들에 대해 쓸 때 어떻게 말해야 할까.
희망을 노래해야 하나. 희망을 조롱해야 하나, 인생은 비극이고, 인간은 그 비극을 통해 성장한다는 서사는 궁극의 비극일까, 아니면 희망일까. 나는 지금도 그 답을 잘 알지 못하겠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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