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을 이리저리 흐르는 맑고 얕은 수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연꽃등에 불을 밝히고 그것들을 물에 띄워 보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달빛 받은 물결 위로 하나식 멀어져 가는 꽃등은 애절하면서도 슬퍼 보인다. 나는 다리 위에 앉아, 세상 인연과 시간의 물결 위로 흘려보낸 기원의 마음들을 하나하나 읽어본다. 세상에 나가 홀로 자라나서, 바람에 흔들리다 어둠 속에서 빛날 마음의 씨앗들. 나도 매일 그 곁에 서서 내 마음의 한 조각을 저 멀리로 흘려보낸다. 그대는 살아가고 싶어서 눈이 눈물처럼 빛나던 사람이다. 긴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대 부디 안녕하라. 미칠 것 같으나 사랑은 결코 치명적이지 않으니, 다만 어느 순간에도 부디 그대가 그대이기를 포기하지 마라. 나는 이 물결 위에 너를 띄워보내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 아니, 그런 체하며 살아가리. 멀리 돌아도 너의 무덤은 다시 나일 것이지만, 나는 감히 그 끝을 말하지도 떠올리지도 않으리.
그대를 궁구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리. 언젠가 그대가 이 수로가 이어지는 장강의 기나긴 협곡을 흐를 때, 나는 차라리 지구의 반대편 어딘가를 타박타박 걷고 있으리.(15-16)



어쩌면... 내일, 서울땅을 밟는다. 급하게 떠나는 길. 놀이공원을 가는 것도 만나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전시회나 공연에 가야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는 길이, 나는 언제나 부담스럽지만
만약, 정말 만약 저 멀리 유럽여행을 가게 된다면, 아마도 부산스럽게 들떠서...

올해가 안되면 내년이라도 나는 이탈리아에 가보려한다. 괜한 겉멋에 '베네치아~'를 외쳐보기도 하지만 진짜 이번엔 아피아가도를 발가락 꼬물거리면서 걸어보고 싶은거다.
아, 물론 혼자 가야한다면 또 미루겠지.
난 여행생활자도 아니고, 쓸쓸한 여행을 즐길수도 없을테니까.
같이 손 잡고 걸어가지는 못하더라도... 배낭 짊어지고 어깨 나란히 해서 걸어가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기꺼이 손 내밀고 악수하련다.
그라찌에~ 본 조르노~ 도 외쳐보고 싶지만... 이탈리아어를 하는 국장님이나 그외 몇몇이 분명 비웃을테니... ㅡ,.ㅡ

 

** 나의 길을 가기보다 너와 머물고만 싶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
근데 왜 지금 내가 무진장 좋아하는 이 노래가 나오는거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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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2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가시는 군요. 비행기 타겠네~. 부러워요.
전 "비행기 타고 가요~" 하는 노래가 떠올라요.^^.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