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돌다리 아래로 물결무늬를 이루며 세차게 흘러가는 시커먼 다뉴브 강은 지나간 모든 것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다. 현재의강물이 아닌, 이미 사라졌고 또 앞으로 사라질 강물을 말이다. 140



강자들, 즉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고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삶이란 게 녹록지 않듯이, 그녀에게 삶은 녹록치 않았고 현재도 그렇다. 자신의 불확실한 실존을 인식하며 의식을 갖고 사는 사람에게 삶은 버겁다. 반면 약자들, 다시 말해 자신의 연약함을드러내며 모든 삶의 무게를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지우고 자신은 고상하고 아름다운 영혼인 것처럼 온갖 응석을 다 부리며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삶은 너그럽다.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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