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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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하는 의견이나 믿음이 어떤 것이든 사람들을 구분하는 것은 그들의 생각과 개성 안에 저 너머의 것이 있느냐 없느냐, 자기 자신 안에서 소진되는 완성된 세상을 사느냐 혹은 다른 곳으로 열려 있는 완성되지 않은 세상을 사느냐의 감정이다. 여행은 저 먼 곳을향한 여정인 듯하다. 여행은 태양이 떠올랐다가 지는 곳, 바다 수평선과 산 지평선 너머 저녁 하늘에서 붉은 보라색으로 타오르는 저 먼곳을 향한 여정 같다. 여행자는 저녁 무렵 여행을 나선다. 발걸음이 그를 노을 지는 곳으로 데려가고, 꺼져가는 노을빛 너머로 인도한다.
장 파울이 쓰기를, 여행자는 환자와 비슷하다. 두 세상 사이에 불안하게 걸쳐 있다. 여정은 길다. 비록 그 여정이란 게 고작 주방에서 창문유리를 통해 노을 진 지평선을 내다볼 수 있는 방으로 움직인 게 다라 해도 말이다. 왜냐하면 집은 미지의 넓은 왕국이고, 삶이란 것은어린 시절의 방, 침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복도, 병뚜껑이 축포처럼 펑 터지는 식탁, 부엌과 사무실 사이, 트로이와 이타카 사이를 오가는 의미를 말해주려는 몇몇 책과 종이가 놓인 책상, 그 사이를 오가는 오디세이아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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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2-01-11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두 세상 사이에 불안하게 걸쳐 있다. 라는 표현이 뭔가 가슴에 들어오네요. 늦은 밤 좋은 꿈 꾸세요^^

chika 2022-01-12 17:42   좋아요 1 | URL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

다뉴브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오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이해가 안되는 말도 많고, 좋은데 다시 읽어보면 더 좋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 막. ㅎ
어제 저 글에 대한 느낌을 적으려고 책 펼쳐놓고 있다가 ... 잠들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