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
아쿠쓰 다카시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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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가게'라는 말은 생소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느낌의 말이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 도서관은 책을 빌리거나 자료를 찾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북까페는 책이 있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까페의 성격이 조금 더 강한 곳이란 느낌이 든다. 그런데 대놓고 '책 읽는 가게'라니, 어떤 공간일지 궁금해졌다. 사실 내게는 북까페가 익숙하고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비슷하기는 하지만 '책 읽는 가게'라는 것은 좀 더 책을 읽는 데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여름 휴가철에 북까페가 좀 밀집해있는 거리를 걸으며 구경을 했었는데 - 말 그대로 구경이었다. 그때 확실히 서점과 북까페의 구분은 마실 수 있는 차를 판매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 같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강하더라도 그저 좀 더 조용한 북까페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떠올려보니 그곳이 이 책에서 말하는 '책 읽는 가게'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자릿세라 표현되는 비용은 없는 것 같았지만.


이 책은 실제로 책 읽는 가게인 후즈쿠에를 운영하고 있는 아쿠스 다카시가 쓴 글이다. 1부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커피 한 잔을 시켜도 손님이 시간을 신경 쓰지 말고 편히 보냈으면 한다. 그것을 온 힘을 다해 환영하겠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고 싶어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라는 데서 멈춰버리는 현실에 대한 도전장"(132) 같은 느낌으로 후즈쿠에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후즈쿠에의 운영방침에 대한 안내서가 실려있는데 열람도서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운영에 필요한 직원과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그외에는 오롯이 책을 읽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242)를 만들어보겠다는 뜻으로 개인적인 프로젝트인 후즈쿠에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와 똑같지는 않을지라도 비슷한 형태의 책 읽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좋다. 


책을 읽는 것이 비생산적으로 보인다,라고 했지만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생산활동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다른 의미에서 책읽기는 생산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는 책을 읽다 졸음이 오면 잠을 자고 맘껏 편한 복장과 자세로 책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 가장 최적의 장소는 내 방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새로운 분위기에서의 집중을 위해 까페나 다른 트인 공간을 찾기도 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있는 책을 잡으면 어떤 공간에서든 못읽을 일은 없는 것이겠지만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늘 한결같지는 않을테니 후즈쿠에처럼 책 읽는 가게가 있다면 일부러 찾아가 볼 생각이 있다. 어쩌면 언젠가 내가 공공의 영역처럼 그렇게 편하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 맘껏 책을 읽고 싶은 이들을 초대하게 될지도 모르지않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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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2-04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찔리네요...

책 닑는 기계라 -

chika 2021-12-05 09:28   좋아요 0 | URL
어머나, 책읽는기계라니, 그렇다면 최첨단 인공지능이실까요? 사실 그보다 더 뛰어나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