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신화적인 스토리나 정치와 철학으로만 이해하던 그리스를 사회의 구성원이었던 한 여성의 묘비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건흥미로운 일이다. 고대 그리스의 묘비와 로마제국의 한 구석에서 발견된 파이윰 초상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초상화를 통해 그들이 죽음과 삶을 이해하는 방식을 상상해볼 수 있다. 물론 너무나 오래전에 제작된 것들이고 이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게 하고자했던 어떤 이유가 있었을 테지만, 그 이유가 그다지 국가적이나 신념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대의명분은 없더라도, 한 사람 혹은 한 가족과 집단이 얻게 되는 위안과 이야기를 담고있다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이 아닌 작은 이야기들이지만, 이러한 삶의 흔적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남길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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