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런 일게 되더군요. 진실이란." 그가 암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때로는우리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다른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거든요."
일단 공중에 뿌린 향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돌려 담을 수 없는법이니까요. 엘레노어는 머릿속으로 대답했다.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돌아갈 수 있었다. - P472

데, 하지만 엘레노어가 가장 바란 게 뭐였을까요?"
"진실을 밝히는 거요."
"아뇨. 온 세상에 진실을 알리는 거죠. 엘레노어는 진실을 세상에 알리지 못하고 죽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그녀 대신 진실을 알릴 수 있을 거예요." 그레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나랑 같이 가요."
- P519


정말 그랬을까? 그레이스는 생각에 잠겼다. 라켈의 도움을 받아 전쟁부의 기록보관소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레이스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밀어냈다. "왜 전쟁이 끝났는데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거죠?"
"다들 과거를 잊고 싶어 하잖아요. 전쟁을 주도한 국가도 주변국도 전부 변했고, 러시아는 갑자기 소비에트연방이 됐고,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만드는 데 일조한 독일 과학자들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처형당하는 대신 원자폭탄 만드는 일에 투입되었으니까요. 영국 정부에서도 모든 일이 이대로 묻히길 바랐을 거예요."
"엘레노어만 제외하고요. 그녀는 이대로 진실이 묻히는 걸 바라지 않았죠. 그녀가 평생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좌시하고, 의도적으로 독일군이 무선통신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놔둔 거죠. 엘레노어는 그 사실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했어요."
- P5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