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이야기 -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곳
박혜진.심우장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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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구멍가게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딱 그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만 걸어가면 대형마트와 편의점과 심지어 큰길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동네 골목길 위에는 간식거리부터 식품, 채소, 정육까지 같이하는 마트까지 있어서 동네에 유일하게 있는 구멍가게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내게는 현실이 아닌 추억이었다. 물론 가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술을 판매하는 것이나 버스표, 토큰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그래도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팔던 온갖 군것질거리와 버스표, 문방구에 대한 기억들은 완전히 잊고 살았었는데 이 책을 읽는동안 어딘가에서 스멀거리며 올라와 추억에 잠기게 한다.


이 책은 2014년 6월까지 2년 반정도의 기간동안 전라남도 지역의 구멍가게를 현장 답사하며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 현재는 또 이 책에 언급되었던 상황과 달라져있으리라 생각하면 세월의 흐름속에 구멍가게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이려나 하게 된다. 단지 매출이익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멍가게는 동네의 온갖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사랑방 구실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대형마트에서 조금 더 싸게 파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먼곳까지 뛰어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곳에서 판매하는 가격으로 팔아주기도 하는 할머니의 마음은 이미 구멍가게가 돈벌이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옛날 구멍가게에서는 우표도 판매하고 우체통도 있어서 일종의 우편업무도 했었는데 그것이 사라진 것은 좀 아쉽기는 하다. 물론 은행이 없는 시골에서 구멍가게 사장님과 동네를 담당하는 우편배달부가 귀찮아하는 것 없이 동네 사람들의 우편물을 건네주거나 공과금 납부를 대신 해주는 것은 봉사하는 마음없이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이십여년 전 조카를 데리고 여행을 갔을 때 기념품가게에서 엽서 한 장 사서 집으로 엽서를 보낸것이 기념이 되고 나 역시 여행지에서의 엽서를 기념품처럼 사서 현지 우표를 붙여서 보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 그런 낭만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구멍가게 이야기는 그 안에 담겨있는 추억과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그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고 있던 생활문화에 대한 미시사의 느낌을 담고 있기도 하다. 우표의 변천사뿐만 아니라 먹거리의 변천사 역시 낭만과 역사가 뒤엉켜 이야기하고 있어서 글을 읽으며 추억을 끄집어낼 수 도 있고, 내가 추억할 수 없는 글들은 역사의 기록으로 읽을 수 있다. 

설명과 구술과 자료서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이어지는 글은 내가 살아온 환경과도 또 다르기때문에 그저 설명을 듣듯 이론적으로만 이해를 하는 부분도 있는데, 대한민국 생활박물관을 구경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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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07 0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작은 가게들이 다 사라질거라 생각하면 왠지 좀 쓸쓸해져요.

chika 2021-05-07 06:57   좋아요 0 | URL
택배배송만 살아남을듯해요. 그래도 아직은 만물트럭 같은게 필요한 지역도 있을것같긴한데. 정이 넘치는 공간은 이제 온라인세상으로만 존재하게되는것일지 씁쓸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