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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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읽으며 무한 감탄을 했고 기회가 되면 추천한다고 말해놓고 막상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고 하니 말문이 막히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은건 맞는데 채 보름이 되기도 전에 그 내용전달을 어려워하고 있다니. 그러고보니 새삼 김제동씨가 얼마나 똑똑한지 깨닫게 된다. 어려운 이야기들을 나같은 독자도 척척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정리를 해 주고 첫번째만남에서 김상욱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여섯번째 만남을 가진 이정모님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꺼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창남님이 천재라 생각하는 사람의 네번째에 올릴까 고민이시라는데 내게 묻는다면 그냥 올리시라 답하고 싶다. 

이런 주변머리 이야기를 꺼내다보니 듬성듬성 이야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 책은 김제동님이 물리학자, 건축가, 천문학자, 경제전문가, 뇌과학자,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 이정모님은 과학자라는 이야기에 연구도 하지 않고 논문도 쓰지않는 자신이 어떻게 과학자라 불리겠는가, 라고 하셨다. 그러면 그분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님이라는 직책으로 불러야 맞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래야 많은이들이 그분을 칭하고 있음을 알 것 같아서 이리 지칭한다. - 대중문화 전문가 등 7인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편집해 펴낸 책이다. 


각각의 분야가 다르고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글을 읽다보면 왠지 이야기가 하나로 통하는 느낌이다. 기억에 남는 내용이 하나 있는데 밥먹고 똥싸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 강풀의 그림을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 모르겠다는 물음에 오천만이 매일 밥먹고 똥싸는데 그에 비하면 많은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인문학이란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바로 인간에 대한 것,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대번에 느낌이 확 오게 설명해주니 좋다.


물리학자와는 무슨 얘기를 하나, 싶었던 생각은 어느새 잊고 양자물리학이 무엇인지 전혀 몰라도 두 사람의 대화를 읽으며 그 안에서 인간세계의 법칙과 관계맺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첫꼭지를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유현진님의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이 학문적인 깊이를 더할수록 모든 것이 다 인간을 위한 것으로 귀결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모든 것이 인간에 의한 것이기에 인간을 위한 것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이 더 깊어진다. 

숲에서는 여러 종의 동물이 다 같이 경쟁과 공존을 넘나들며 같이 살아가는데 자신의 영역에 결코 다른 종과 함께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유일한 종이 인간이라는 것도 미처 깨닫지 못하던 이야기였다. 

심채경님의 천문학 이야기는 유니버스를 넘어 코스모스를 생각하며 인간 존재의 근원과 미래에 대해, 이원재님의 이야기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 마침 오늘 방구석1열이라는 티비프로그램에서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라는 작품을 소개하는데 우리나라 택배노동자와 똑같다는 놀라움도 있었지만 택배노동자의 모습에서 노동자의 의무는 남지만 권리는 사라져버리는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느꼈는데 바로 이 이야기가 이원재님의 이야기에 담겨있다. 

정재승님의 이야기는 "진실을 알고 세상을 많이 이해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냉정한 듯 하면서도 뭔가 설명하기 힘든 안온함을 준다"는 과학의 희한함을 (473) 말하는 김제동님의 이야기 역시.

지구온난화를 환경의 영역으로만 한정짓지 말고 과학적인 접근을 해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인간적인 채식주의자인 이정모님의 인간적인 모습에 나 역시 고기를 덜 먹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겠다는 소극적인 결심도 해본다.


개인적인 느낌만을 생각나는대로 털어놓고 있으려니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번 조곤조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그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얻은 지혜로움을 나의 삶으로 깨닫는 것이리라. 별로 궁금해하지는 않았었는데 이제는 많은 것을 궁금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일단, 소아혈액암에 걸린 꼬마소녀가 수술도 하고 골수이식도 받았는데 이백사십만원이나 하는 항암주사를 맞아야 살 수 있는 현실이 그 가족만의 책임이어야 할까,에 대한 생각부터 좀 해봐야겠다. 내가 그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개인적인 소액기부뿐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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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02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진짜 신간을 어쩜 이리 빨리 클리어 해내시는지.... 감탄하고 있습니다. ^^

chika 2021-05-02 22:53   좋아요 0 | URL
못쓰는 글이지만 서평을 써야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면 가능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