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체성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단일의 것이라는 주장은 단지 암시적이기만 하더라도 우리의 존재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더욱 불타오르게 할 것이다. 하나의 분류 범주만 부각됨으로써 생겨나는 편 가르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식의 비현실적인 주장은 그 방안이 절대 될 수 없다. 우리는 하나가 아니다. 오히려 저항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격렬한 분열의 선, 단 하나의 굳어진 선에 반대해 작동하며 서로를 넘나드는 정체성의 다원성에 이 혼란한 세상에서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차이가 독보적으로 강력한 범주의 고안 체계 속으로 좁혀질 때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성은 심0각한 도전을 받는다.
아마도 최악의 손실은 우리의 다원적 정체성을 인정하게 되면 따라오게 되는 이성적 추론과 선택의 역할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데 있을 것이다. 독보적인 정체성의 환영은 우리가 실제로 사는 세계의 특징인 다원적이고 다양한 분류들이 존재하는 세상보다 훨씬 더 분열적이다. 선택의 여지 없는 단일성에 존재하는 설명적 취약성은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추론의 힘과 범위를 중대하게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운명이라는 환영은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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