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삼팔선이 생기고 황해도가 고향인 어머니가 남으로 오기전까지 이북에서 학교를 다닐때 김구, 이승만은 적으로 간주했다던가. 교실에는 스탈린, 레닌 초상화가 김주석과 나란히 걸려있었다던가.
먼 과거의 일, 같았지만 어머니에게 듣는 이야기가 현대사임을 깨달을 때, 흠칫 놀라게 된다.
전체주의, 사회주의가 뭔지조차 모르는것들이 독재 운운하는걸 보면 화가난다.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는데. 뉴스를 끊어야하나, 싶다.
친일과 반공이 결합하여 우리의 현대사를 바꿔버렸다는것이...가끔은 미칠것같기도하다는게.

"외로움을 나쁜것이라고만 생각하니까 그럴 수밖에. 외로워야 육친의 따스함을 아는 법인데, 이 사회는 늘 기쁘고 즐겁고 벅찬 상태만 노래하라고 하지. 그게 아니면 분노하고 증오하고 저주해야 하고, 어쨌든 늘 조증의 상태로 지내야만 하니 외로움이 뭔지 고독이 뭔지 알지 못하겠지. 요전번에는 종로의 한 화랑에서 그림을 봤는데, 무슨 제철소인가 어딘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그려놓았더군, 그런데 육중한 철근을 멘 노동자들이 모두 웃고 있더라구,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슬픔을 모르는 인간, 고독할겨를이 없는 인간, 그게 바로 당이 원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인간형인가봐. 그러니 나도 웃을 수밖에." - P30
그렇게 억지로 조증의 상태를 만든다고 해서 개조가 이뤄질까? 인간의 실존이란 물과 같은 것이고, 그것은 흐름이라서 인연과 조건에 따라 때로는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며 때로는 호수와 폭포수가 되는 것인데, 그 모두를 하나로 뭉뚱그려 늘 기뻐하라, 벅찬 인간이 되어라, 투쟁하라, 하면 그게 가능할까?" - P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