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히사노, 믿어져? 나, 어렸을 때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예쁘다고 생각했어. 할머니가 매일 그렇게 말해줬으니까. 그런데 유치원에 들어가니까 아무도 나한테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고, 그러기는커녕 뚱보니 돼지니 놀리기만 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울면서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면서 말씀하셨어.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다른 눈을 내려주셨단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똑같은 걸 갖고 싶어해서 쟁탈전이 벌어질 테니까.
바로 이해한 건 아니야. 내 주위에는 같은 눈을 가지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사람들뿐이었으니까. 거짓말쟁이라면서 할머니를 탓한 적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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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학대 부모 딱지를 붙인 그 말라깽이 교사, 몸의 소리를 들으라는 둥 그러지? 그런 사람 꼭 있지. 마르거나 건강한 건 노력의 산물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상상만으로 게으름뱅이 취급하는 게다가 잘난 척 설교까지 하니까 질이 나빠.
규칙적으로 바른 생활을 해도 병에 걸리는 사람은 병에 걸리고, 건강에 해로운 생활을 해도 오래 사는 사람은 있거든. 적어도 타인의 겉모습이나 건강에 참견할 권리는 아무한테도 없지않을까?

놀릴 때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유머? 선생님, 안 되겠다. 교육 토론 방송에도 나오면서. 아니,
그보다 뷰티클리닉 원장님으로서도 알고 있어야 될 문제 아닌가? 외모에 대한 잘못된 놀림 때문에 여기에 당도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은데요. 못생겼다, 뚱보다 같은 말을 웃음으로 넘기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놀림당하는 쪽에 득이 없을 때는 애정으로 놀린다고 말하면 안 돼요. 놀린 쪽이 재치 있는 말을 했다면서 만족할 뿐이라면 그건 괴롭힘이죠. 자기 기분이 좋아지려고 타인의 존엄을 짓밟는 거니까 그렇게 판정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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