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왜 번식을 원치 않을까? 대격변 이후 아이를 낳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던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파괴했기에 인구증감을 조절할 권리가 없다. 번식을 원치 않는 사람을 선택자라 부른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인류를 우리가 전부 다 먹여 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대부분 기아와 수난을 겪으며 사망과 절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 인간의 삶을 우리가 어떻게 감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여기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기아와 수난을 겪고 있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다 겪고 있다. 그러니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감히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다양하다.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이게 한 가지 답변이다. 신이 우리에게 응답해 주신다는 것,
이게 일부에겐 먹힐 답변이다. 그렇지만 최고의 답변은, 아니 어쩌면 내 생각에 제일 합리적인 답변은 그냥 왜냐하면 이다. 왜냐하면, 가장 인간적인 질문에 대한 최고의 답변이자 최악의 답변이다. 우리는왜 존재하는가?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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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가 봤을 법한 일, 그가 했을 법한 일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하니까 이해하기가 더 쉬워졌다. 그때 이후 나는 더 이상속임수를 쓰지 않았고, 샛길로 빠지지 않았고, 지름길로 가지 않았으며, 모든 일을 100퍼센트 규칙대로 수행했다. 나는 원칙주의자가되었다. 내가 비록 벽에 있을지라도 마음 한구석에는 여기에도 최소한 인간적인 면, 해석의 여지, 관용이나 수용이 통하는 자유스러움,
좀 비겁하긴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변명할 기회가 있을 줄 알았다. 이제는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재량권도 없었고, 자유스러움도 없었으며, 온통 흑백 논리, 즉 규칙 아니면 무법천지였고, 온통 벽과 상대와 항상 대기 상태, 기회주의, 성난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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