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하니까 생각났다.
내 핸펀을 보면 통화시간이 거의 없다. 그만큼 내가 전화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뜻이지.
한때 간혹 내게 전화를 걸곤 했던 나부랭이녀석 중 하나는 내게만 전화를 하면 일없이 통화가 길어진다면서 뜬금없이 '끊을라요!'하며 전화를 뚝, 끊고는 했었다. 아니, 내가 그리 말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말은 혼자 거의 다 했으면서 괜히 내 탓은?
그때쯤이었나? 또 한녀석은 내가 자신의 피로를 풀어줄수있는 분출구정도로 생각을 했는지 틈만 나면 전화를 하곤 했었다. 제일 길게 통화한 녀석,이 바로 그 녀석인데 핸폰 배터리 나갈때까지 반나절은 통화한 기억이 난다.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교회의 원론적인 얘기로 넘어가서 신학이론까지 나오고 심할땐 공의회문헌까지 언급하며 교회법과 현실적인 실천의 문제로까지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둘 다 지쳐서 다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통화를 끝냈던 것 같은데... 역시 말은 그녀석이 더 많이 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통화할때 나는 그저 문제제기만 툭, 내던지고 상대방의 말을 듣기만 했던거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말이다... 다들 가장 긴 시간동안 통화,라고 하면 애인(가족이든 이성친구든 동성(!)친구든)이라는 느낌의 사람을 떠올리는 거 같은데, 왜 나는 가장 긴 통화가 저녀석인게냐.
아, 그러니까 말이다.. 5분정도 짬이 나는데 피곤하고 졸립고 무지 힘드니까 잠깐 자장가나 불러주라고 전화를 했던 녀석도 연애와는 전혀 상관없는 수도자나부랭이인게냔말이다.

물론 노래를 못하는 나는 절대 누군가의 자장가 요청에 응해준적이 없지만 - 한때 전화걸고 노래 불러달라는 것이 유행이었던가? ㅡ,.ㅡ - 그 후로 난 가끔 애들이 전화하면 뜬금없이 '야, 노래 불러봐'라고 청하곤했다.
아, 근데 이녀석들은 내가 무서워인지 원래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건지 하나같이 준비된 녀석들처럼 노래를 하는거다. 젠장.

줄줄이, 줄줄이 끔찍한 기억들이 떠오르는 이쯤에서 글을 끝내야지.

 

뜬금없이 자우림의 '하하송'이 듣고 싶은 날,이었지. 오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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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5-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노래불러봐 하는데 진짜로 노래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니 대단하세요. 치카님!! ^^

chika 2007-05-2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러게요. 분명 그건 제가 무섭거나 아니면 나중에 애인에게 써먹을 연습용?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