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결코 읽기 쉽지 않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중간 중간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채지도 못한채 그저 책장만 넘긴적도 많다. 다른 책을 읽는 틈틈이 조금씩 읽었다고는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용들을 겉돌기만 하면서 읽었기때문에 집중해서 읽지도 못한 탓도 있겠지......

지금 솔직히 책에 대한 느낌을 딱히 끄집어 내기 힘들다. 어려운 듯 하면서도 저자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의 내용을 자분자분 설명해주고 있기때문에 또 한편으로 재미있기도 하고 흥미가 생겨나기도 한다. 
"소리를 통해 소리의 진원지 상태, 소리를 낸 사람의 심정이며 정서, 주변 상황까지 세심히 알아듣는 귀. 그런 귀가 있는 세상은 든든하고 평화롭고 행복하다. 내 마음을 나처럼 알아줄 사람이 있는 세상이므로"(42)

이쯤에서 나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소리들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뭉실뭉실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소리는 어떤 느낌일까? 말로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는 구음시나위는 도대체 어떤 곡이길래 영혼을 얼러주는 가락이라고 했을까? 회심곡을 들으면 아직까지도 철없이 부모에게 받으려고만 하는 내가 조금은 철이 드는 눈물이 흐를까?
책을 읽다 문득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구음 시나위를 듣고 싶은 마음에 라디오방송에 책의 내용을 적어 곡을 듣고 싶다는 사연을 적어놨다.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롭다며 찾아보겠다는 대답을 들으니 괜히 기대가 된다. 역시 이 책은 문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소개된 곡들을 들으면서 두고두고 읽어야 진정한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저자에게 소리를 배우라고 그렇게 권유한 심정을 이제야 새발의 피만큼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저자는 우리의 전통가락이 좋으니 그걸 들어야만 한다는 강요는 하지 않는다.
"판소리는 이 시대의 유행가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지나간 시대의 히트곡이다. 판소리가 유행하던 시대의 시대상과 생활 정서 및 감각, 인정 세태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 판소리를 오늘날의 유행가로 다시 즐길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판소리는 존재 자체로써 우리 음악 문화의 뿌리를 일깨우고 새로운 음악 문화 창조에 깊고도 다양한 게시를 준다. 자기 시대의 무엇을 노래에 담아야 할지 암시해 주는 것이다"(282-283)

옛글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음악 이야기를 읽고, 그러다가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이 시대의 유행가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추억의 명곡을 들어보고 싶어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노래를 찾아 들어보는 것처럼, 판소리가 유행하던 시대의 정서와 그 마음을 들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홀로 앉아 책을 읽으며 우리의 음악에 심취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옛글 속에 담겨있는 우리 음악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우리 음악속으로 한걸음 들어가보고 싶어지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홀로 앉아 책을 읽었지만 어쩐지... 누군가와 함께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눈 것 같은 느낌은 이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발견하고 느낀 우리 음악 문화 전통은 '우리 것이라서 소중하고, 우리 것이라서 무조건 멋있다'는 식의 군색한 논리를 내세우지 않아도, '어디에 내놓아도 멋있고,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객관적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타인을 모방하던 사람도 자기 스타일을 발견하면 모방을 그치게 되는 법. 우리는 너무 오래 서구 문화를 수입하여 확대 재생산하는 문화 시스템을 가동시켜 왔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우리가 너무 몰라서 그런 탓이 많은 듯하다"(저자서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7-05-2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느낌의 책인지 알것같아요

chika 2007-05-2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글이 좋아서요... 음악도 같이 듣고 싶은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