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자료를 받았다. pdf자료다. 물론 자료를 다운받고 열어보고, 인쇄해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문서는 어떻게 수정을 하지? 갈수록 도태되는 나를 본다.
봄에, 우울증이 날로 심해지고, 자신감 없어지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스스로의 존재감에 대한 마음이 바닥을 찾아 기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런것조차 나를 비참하게 한다. 진짜 굴욕을 느낀다면 내가 바뀌게 되겠지. 하지만 난 그저 어리광을 부리고 있을뿐인지도 몰라. 아침부터 뭔꼴이냐.
난 정말, 어리광부리는 철없는 바보일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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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4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네 자료를 수정하지 못하게 한 건지도. 별로 좋은 자료도 아니면서 공유하는 걸 꺼리고 교회- 아니, 이럼 오해할지도 모르니까. 성당 다닌다는 것들이 더 치사해. 그 신부님, 정작 본인은 여기저기 다른 자료들 짜집기밖에 안한거면서 자기네 자료 받아보려면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고 하고, 플래너 팔아먹고, 홈페이지 개편하면서 자료도 주일학교 바로 전날에야 올리는 만행을 부리고. 진짜 뭐라 한마디 날리고 싶었지만, 요즘 내 심정으로는 마구 내뱉어질 것 같아 참았다.
- 지금 내 댓글 보면 좀 느껴지지 않냐? 마구 내뱉는... ㅡㅡ^
암튼, 엑셀은... 한달정도만 학원 다니면 될 것 같은데. 사실 무궁무진하게 활용가능한 것이고, 또 그렇게 사용하려면 기본이상을 배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

2007-03-24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어제 어쨌냐면....
수업전에 강사가 학생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 무척 쉬운 말로 이런저런 걸 물어보고 난 맘 편하게 있었는데 갑자기 질문이 내게 떨어지는 거야. 그래서 그 수준으로 떠듬떠듬 대답하고는 이제 안심이다, 하고 방심했지. 그리고 바로 이어진 질문을 잘 못들었는데, 그냥 얼핏 언니를 가끔 만나냐,라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래서 가만히 있으려니 질문을 반복해주는거야. 근데 그 순간 내 머리속에서는 '어, 내가 못들은 단어가 있는거 아냐? - 언니를 만난다는 물음으로 생각한 순간 '만나다'라는 단어자체가 떠올라 버려서 강사의 문장에는 그 단순단어표현은 없으니까 순간 당황하기 시작하는거지. 그래서 또 가만히 있었지. 그랬더니 아...주 천천히 다시 물어봐. 그때 난 이미 포기상태지. 몰라! 해버린다는.
정말 바보같지 않냐? 겨우 그런 물음에, 겨우 열명도 안되는 사람들 앞에서 얼어버리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서 ... 별것도 아닌거에 얼굴빨개지는 것도 싫고, 말도 못하는 내가 싫고, 못한다는 생각에 입도 못떼는 건 더 싫고... 거기다가 급하면 다 하게 되어있어,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 얼빠진 생각도 싫고.

요즘처럼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지던 때가 또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주 많았구나.
한심할뿐만아니라, 어이없는 짓도 많이 했네. 다들 내가 성격이 강한거 알면 말도 잘하고, 사람들앞에서 선동도 잘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외로 당황해서 떨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릿속도 텅 비어버리면서 얼어버린다는 걸 몰라. 자기가 그런 성격이라고 하면서도 막상 사람들 앞에 서면 뻔뻔하게 잘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그럴 수 있는 경우는 정말 내가 제정신이 아닐때 뿐이었을거야.
그래도 나는 그게, 정말 그게 나의 또다른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나는 변화되었고, 앞으로 또 무궁무진하게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앞에서 낯가림이 좀 덜한 사람으로 잘 지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려.
아니, 사실 그런 사실조차 잊고 이게 내 성격이려니.. 하고 있었던거지. 근데 왜, 왜 요즘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걸까. 왜? 정말로, 왜?

 


chika 2007-03-24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 그니까.. 나도 내가 말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ㅜㅡ

2007-03-24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있어? 라고 생각해야하는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엉망으로 못할까, 라는 생각에 빠져드는게 가장 큰 문제 아닐까.
뜻밖에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거,라고 생각하는 걸 대다수가 모른다면 가끔은 '아, 그래도 내가 나은부분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야하는데, 그런건 없이 그저 단순하게 '왜, 난 이렇게 못해?'라는 거.

근데,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너, 잘 못하잖아, 라고 되내이고 마는. 악순환, 악의고리...?

chika 2007-03-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문득 떠오른 '외로움'이라는 거.
난 어렸을 때 전혀 외롭지 않았었는데, 왜 커서는 외로움이라는 걸 느끼고 있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한낱 감정이 만들어 낸 사치스런 감상.
근데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의식적인거 아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라고 하지만 솔직히 난 그게 뭐 중요하냐,라고 생각해.
그니까 퇴근준비를 서두르면서 내 생각을 재빨리 정리해보자면,
나는 나 스스로 나의 삶을 즐기고 있고, 잘 살 수 있는데 관계안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해버리지 못하는 체면치레같은 허울때문에 점점 더 가라앉고 있다는 거. 내가 만들어 낸 거지, 어쩔건가.

- 이건 맨 첨 올린 페이퍼 내용과도 코멘트에 대한 코멘트와도 전혀 상관없는 또다른 페이퍼. 헷갈려하지 말라고. 페이퍼를 계속 쓰지않고 그 날 하루에 나오는 나의 이야기들은 앞으로 계속 이렇게 코멘트로만 이어서 쓸꺼야. 설명도 귀찮지만, 코멘트를 계속 남기는 댁이 헷갈려할까봐. ㅡㅡ;;;


2007-03-24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7-03-2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ㅓ ㄱ - 는 내가 좀 싫어라~ 하는거 같은디... ㅜㅡ

예전에 동호회 모임 갔는데, 한 녀석이 갑자기 술 먹고 우는거야. 저쪽은 다들 신나서 웃고 떠들고 난린데, 이녀석만 내 옆 한구석에서 울고 있으니 어쩔꺼야....
여자애였어도 안아주고 다독여줄 생각을 못했을꺼라고 믿어.(ㅡ"ㅡ) 근데 남자애가 그렇게 훌쩍거리면서 우니까 어찌해야할지...쩝.
그래도 이젠 만일 또 누가 그런다면 토닥토닥거려줄 수 있다고 봐.

영화보고 싶었는데... 비도 오고 맘도 칙칙한데, 향수,를 보고 오기는 기분이 좀 그래서 그냥 집에 왔네. - 아, 근데 살짝 후회되네. 영화 볼 걸 그랬나? ㅜㅡ

chika 2007-03-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번째. 삶을 건 존재의 투신....?

누군가 그랬다. 자기는 결혼하게 되면 아들, 오로지 아들을 원한다고. 아들이라야만 공주고받기 놀이도 하고 함께 즐거울 것 아니냐고. 딸과는 공주놀이 못한다나? 게다가 딸이 자라서 수많은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되고, 저녁에 조금만 늦어도 걱정되고... 그래서 아들을 원한댄다.

왜, 공 주고받기 놀이는 아버지와 아들만 해야할까.
내가 어렸을 적, 내가 가장 많이 놀았던 친구는 아마 바로 위 오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무로 만든 총, 칼을 가지고 전쟁놀이도 같이 했고 구슬치기나 딱지치기도 했었고.
물론 연습 상대가 없어서이기도 했겠지만, 태권도 발차기 연습 대상자(ㅜㅡ)가 되기도 했었고, 장기, 바둑 심지어 그림맞추기 고도리에 카드놀이까지 배웠다. 아, 물론 쌈치기가 가장 쉬웠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해주는 것이. ㅡㅡ;;;)

난 형제가 없는 아이는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만일 아이를 갖게 된다면 될수 있는 한 많이 가지라고 하는데. 그리고 아이와 놀아주는 놀이에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필요하겠는가. 애가 재밌어하고 좋아하는거라면 충분히 같이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공부, 하는 것도 그렇다. 나같으면 죽어라고 공부하라는 얘기만 하지 않고 같이 디카프리오 목소리 들으면서 환경 공부도 하고, 그림도 보고, 영어 공부도 하고... 재밌을텐데.
가끔 수녀님하고 얘기를 하면서, 내가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 줄 것인가, 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는데 그러면 수녀님은 꼭 그런 말을 한다. 정말 아이들에게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은 정작 결혼도 안해서 말야~ 애도 없고.... ;;;;;;;;;;;;(그래서 주일학교 교리교사 하는 거, 아니겠슴까? ㅡㅜ)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내 삶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라는 각오의 회피일 것이다.

내 회피 능력의 최고의 성과..... 도망치려고 하니, 벌써 하품이 나온다.
잠 자고 나면 모든 게 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저그런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다가오게 될까?.....

 


chika 2007-03-2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 기록의 이유.
머리속에 담고 뒤죽박죽인 상태로 놔두면 감정은 극대화되고,  나의 생각은 전혀 발전적이지 않기때문. 물론 컴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튀어나오는대로 적어버리느라 역시 생각이 발전적이지 않게 되는 건 마찬가지일지 모르겠지만. 아, 그런의미에서 특히 요즘은 버벅대며 쓰는 일기장을 많이 써보려고 하는데. 자판을 두들기던 손버릇이 길들여지지 않아서 펜을 잡고 쓰려면 멍하니 앉아있거나 여전히 쓸데없는 글만 디립다 써대다가 관둬버리고 있다. 내친김에 오늘 진중하게 또 써봐야하나? 어쨌든.

주일학교 교리준비를 해야겠는데, 도무지 가닥이 안잡힌다. 아니, 아이들에게 할 교리는 지난 주에 한번 했었고, 자료복사를 다 했으니까 상관없는데 문제는 다음 주에 할 교안발표를 내가 하기로 했는데, 당연히 묵상자료를 올릴 줄 알았는데 이넘의 페스연구소에서 성서자료를 하나 달랑 올리고 끝이다. 도무지 진중하게 할 수 없는 교사들과 무슨 성서 묵상 나눔을 한단 말인가. 아, 점점 더 교사회가 싫어질텐데. 이젠 두렵기까지한다.

가만 보니 나의 모든 생활이 맞물려 돌아가버리고 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존재감은 회복하기 힘들고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것에서 한걸음씩 물러서고 있다. 사람들이 무서워. 이건 내가 아니야. 빚청산은 안됐지만 그냥 관두고 싶어..하다가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뭔가,를 떠올리면 더 무서워진다. 사람보다 더 무서운 건 불확실한 나의 미래였나보다. 나이가 문제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봤는데 아닌 것 같아. 확실히 나의 문제는 내가 꿈꾸는 세계를 향해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꿈을 슬며시 놓아버렸고, 이제는 내가 어느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하는지조차 모르게 되어버렸다는 거. 진짜 문제네. 그래서 하루하루가 똑같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보다 안도감이 더 커져버린. 그냥 이대로 흘러가서는 안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