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찰살인 - 정조대왕 암살사건 비망록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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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정조대왕 암살사건 비망록'이다. 뭔가 좀 괴리감이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것이 뭔지 깨닫지 못하다가 다시 한번 부제를 읽어보면서 정조를 '대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서 잠깐 갸우뚱하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정조의 업적이 너무많아 그에게도 '대왕'이라는 호칭을 붙이자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그것도 그렇지만 정조가 암살되었던가? 도대체 이건 뭔가.

 

이야기의 시작은 아직 명절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정초, 옥류동 기슭에 목매달아 죽은 시신이 발견되면서이다. 신원도 불분명하고 시신의 시반을 봤을 때 죽은 후에 매달린 흔적은 보이지 않아 타살이 아닌 자살로 추정이 된다. 아니, 타살이라면 신원확인도 하고 시신도 보관을 해야하며 추운 엄동설한에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탐문조사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모두 슬금슬금 자살이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포도부장 오유진은 검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자살로 위장한 타살임을 밝혀내고 범인과 살해 이유를 찾아나간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임금을 보위하는 동덕회의 수장 정민시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뚜렷한 타살의 증거가 없지만 그의 죽음 역시 타살임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정황임을 임금은 정약용에게 전하며 자신의 병증을 조사하던 정민시의 임무를 정약용에게 맡기게 된다. 그리고 알수없는 괴한들의 습격이 이어진다. 위험을 무릅쓰며 사건을 파헤치니 결국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사건은 하나로 연결이 되기 시작하고 사건의 중심에 다가가며 그 살인의 정체를 밝혀가게 되면서 사건을 알고 있는 이들에 대한 위협도 점점 더 거세어지게 되는데....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부제에만 신경을 썼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역시 이 책의 제목은 '밀찰살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반전이 이루어지고 쫄깃한 긴장감이 생겨난다. 사실 말하자면 책의 분량으로 봐서 마무리가 되어가는 즈음에 슬쩍 마음을 놓았다가 새롭게 반전이 시작되는 흐름에 그 결말을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역사적 사실과 하나의 가설이 교묘하게 섞이며 정교하게 진행되는 밀찰살인은 저자의 역량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이야기의 커다란 줄기는 정조의 정치력과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가 만들어가고 있지만 그 줄기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의 가지는 그 줄기를 더 탄탄하게 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두리뭉실하게 말할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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