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단순히 마블 영화의 단골 카메오로만 알고 있던 팬들도 그가 미국과 세계의 사회정의와 인권에 깊이 관여해왔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의 행보 전체를 살펴본 결과, 우리는 그간 스탠이 만화 속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생각과 대중앞에 서서 언급했던 문제들이야말로 인간 스탠 리를 움직이게 하는 뿌리 깊은 믿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탠 리는 세상 사림들이 존중하는 마음과 존엄성을 가지고 서로를 보살펴야 한다고 믿었다.
1960년대 초반, 현실적이며 복잡한 성격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을 만들어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스탠의 능력으로 인해 수많은 팬과 독자들이 스탠 리와 마블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것은 마치 스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듯 보이지만, 그가 탄생시킨 결정적인 약점을 지닌 현실에서 볼 수 있음직한 성격의 히어로들 은 사실 1950년대의시민권 운동부터 이후 각종 영화와 텔레비전 방송에 이르기까지 그의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미국 문화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캐릭터들을 변화시킨 힘과 스탠을 근 60년간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것은 현실성과 동정심을 기반으로 한 스탠 리만의 세계관이었다.
만화 속에도 실제 세상을 집어넣고 싶었던 스탠은 자신의 방식이 이야기에 더욱 긴장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팬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임을 깨달았다. 당시 존 케네디 대통령이 통치하던 평화로운 미국이 무너지고 냉전 Cold War 시대가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일상 속에 스며든 불안과 압박감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작가 스탠 리는 현실적인 인물‘ 을 추구하며 만화책 세상을 변화시켰다. 오늘날에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이 방식으로, 스탠의 말마따나 비현실적인 만화가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마블에서 스탠이 이루어놓은 일들을 돌이켜보면 인종차별주의, 정체성 문제와 문화 그리고 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을 담고 있는 만화책들을 통해 우리는 굉장히 중대한 2가지 힘을 갖게 된다. 바로 비판적 사고와 문맥적 분석 능력이다. 독자들은 이 능력을 통해 자기자신과 속한 사회를 더욱 온전히 깨닫는 동시에 드넓은 세상과 서로 뒤엉킨 역사적 관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은 스탠의 손끝에서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큰 힘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른다" 작가이자 편집자였던 스탠 리의 일과 일생을 통해, 우리는 그 큰 책임속에 인류애와 연민, 자기존중에 대한 헌신이 담겨있음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