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결국 익숙한 집으로 돌아오듯, 관계를 지속하고 그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는 내가 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느낌, 바로 예측 가능성이다. 또한여행지에서 집으로 오기 위해서는 일곱 시간의 비행이 필요하듯, 여행지와 같은 사람이 나에게 집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보낸 몇달이나 몇 계절의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 결과 이 사람이 보고 싶은 영화뿐 아니라 ‘영화의 어느 지점에서 눈물을 흘리겠구나, 박장대소를 하겠구나‘까지 섬세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고, 그 타이밍에 맞추어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거나 함께 더 크게 웃을 수 있게 된다. 어떤 말에 아기 같은 미소를 짓고, 어떤 말에 얼굴이 붉어질지, 돌아오는 화요일 저녁에는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 할지, 세 번째 기념일에 어떤 선물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할지, 선물보다 포옹이 필요할 때는 언제인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알게 된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어떻게든 기문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리라는 것도, 안기고 싶을 때 언제든 나를 안아주리라는 것 또한 말이다. 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