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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삼류남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들을 딴 학교녀석들은 '좀비'라 부른다. 학교의 평균학력이 뇌사 판정에 버금가는 혈압수준밖에 안된다는 것, 요컨대 뇌사 상태인 그들은 학력사회에서 '살아 있는 시체'에 가까운 존재라는 의미.
하지만 '좀비'에는 하나의 깊은 의미가 있다.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아서' 좀비인 것이다. 영웅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질을 갖추고 있는 더 좀비스들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학력사회에서 학력수준이 떨어질 뿐 아니라, 출신성분마저 좋지 않다고 표현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이지만 나는 그들을 마이너리티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이 세상에 마이너리티가 왜 존재하는가, 말이다.
더 좀비스가 이루어내는 혁명은 단순하고, 혈기 왕성한 청춘의 힘이 느껴진다. 사회적으로 너무 나이가 많이 들어버린 내가 보기에 간혹 당황스러운 치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해못할 그들의 혁명은 아닌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단순한 삶의 방식과 자세가 맘에 들어 나도 모르게 씨익 웃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런 청춘의 기쁨과 활력을 모르고 살아가는 '두뇌'시체인 우리의 수많은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일기도 하지만.
'너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나 돈이든 여자든 명예든 원하는 것은 모두 손에 넣을 작정이야. 가능하면 세계도 바꾸고 싶고. 부럽지. 나는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한껏 즐길 거야. 하지만 너만은 절대로 잊지 않을게. 네가 원했던 것도 내 나름의 방식으로 해 볼 생각이야.'(150)
살아있는 동안 한껏 '즐길' 생각이지만, 가네시로 가즈키는 그런 말을 가볍게만 하지는 않는다. 도덕군자처럼 설교를 늘어놓지도 않고 심각하게 어떻게 살아야한다 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가끔 몹시 부러울정도로 발랄하고 유쾌하게 통통 튀는 청춘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면서 세상을 바꾸는 혁명을 꿈꾸는 더 좀비스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이야기가 좋다. 질투가 묻어날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