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대 40대인 사람들이 모여 찬밥파티를 하기로 했다.

찬밥파티 사전 준비물은 유년시절,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사진 올리는 것.

언젠가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가 어제밤에서야 사진첩을 뒤적였는데...

철푸덕... 나란 인간, 정말 사진이 없는 인간...

특히 정면사진은 공식적인 증명사진류 외에는 거의 전무... 

지금보다 이쁘고 젊고 날씬할 대학시절에(음...쿨럭...) 왜 사진을 안 찍어놨나 후회.

그나마 있는 사진들도... 하나같이 말꼬랑지 머리에 티셔츠, 청바지...

아무리 원판 불변이라지만 좀 이쁘게 꾸민 사진이... 없다... 없어... ㅠ.ㅠ

그래도 애들은 엄마 사진이라고 꺅꺅 좋아하니 알라딘에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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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2-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참 예뻐요.
졸업 사진 속 아이는 똘망져보여요.

icaru 2012-02-16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정면 사진들은 정말 똘망~ 그 자체네요!!!
왜, 찬밥 파티예요? 남은 밥 싸들고 와서 하는 파티인거죠? 설마 엄마들은 이제 찬밥이니 찬밥끼리 파티는 아니죠~(아니겠지 설마 ㅋㅋ)

조선인 2012-02-1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사실 저게 가짜 졸업사진이에요. 제가 유치원을 도중에 관뒀는데, 어머니가 그 점이 속상했는지 사진관에 가서 저렇게 사진만 박았답니다. ㅋㅋ
이카루님, 아, 찬밥파티도 공지하면 알라디너가 올까요? 기대기대.

다락방 2012-02-1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업 사진 속 아이는 똘망져 보이는데 바로 그 위의 사진은 엄청 예쁘네요! 조선인님 미인이시군요!!

진주 2012-02-1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송마로다!

책가방 2012-02-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자색 옷 입고 찍은 사진은 따님이랑 똑같아요..^^
졸업사진은 아드님이랑 좀 닮은 듯..


조선인 2012-02-1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아이참, 그나마 이쁘게 찍힌 사진을 고른 것일 뿐입니다. ㅠ.ㅠ
진주님, 네, 딸도 제 사진인 줄 알더라구요. 흐흐
책가방님, 홍홍 종자불변의 법칙이지요.

비로그인 2012-02-1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악 조선인님 이이~뻐어~~ (쌍칼 버전)

하긴 마로와 해람이의 미모가 어디서 나왔겠어요.. ㅎㅎ

Kir 2012-02-1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랑 해람이가 조선인님을 많이 닮았네요!
부모님을 전혀 닮지 않은 저로서는 정말 신기해요^^; (두 분께 좀 죄송하기도 하고요...)

반딧불,, 2012-02-1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치게 미인이셨군요. 흠흠.
갑자기 싫어지려고===333333

카스피 2012-02-1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조선인님 어렸을적에 넘 귀여우셨네요.근데 바닷가에 있는 사진속 머리 스타일을 보니 80~90년대에 대학을 나오셨나 봐요^^

조선인 2012-02-1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저도 사마귀 유치원이 좋아요. ㅎㅎ
kircheis님, 딸은 특히 제 얼굴을 빼다 박았지요. 뿌듯합니다.
반딧불님, 어맛, 센스쟁이, 이렇게 덕담을 해주시다니.
카스피님, 91학번이에요. 여대를 다닌 터라 '혼자 70년대'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

saint236 2012-02-1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머리 스타일을 보고 80년대 중반 학번인가 싶었습니다.

조선인 2012-02-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int236님, 아하하 대학 졸업하고 20년만에 만난 친구도 그러더군요. 넌 지금도 어째 머리모양이 똑같니?

마노아 2012-02-1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 똘망똘망한 눈망울이라니! 마로가 저 안에 있네요. 수수해 보이는 사진들에서는 이정희 의원 얼굴도 보여요.^^

조선인 2012-02-17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정말 과분한 칭찬입니다. ^^
 

마로가 아직 어린이집 다닐 때다.

어린이집 원장의 늦둥이 아들 김군은 마침 마로랑 같은 나이고,

마로는 어린이집에서 연장보육을 거의 매일 하는 그런 아이였기에,

김군과 마로는 참 친하게 지냈고 김군은 마로 생일도 발렌타인데이도 크리스마스도 곧잘 챙겼다.

그러다 마로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둘은 더 이상 매일 보지 못 하게 됐지만,

원장 선생님에게 한번씩 놀러갈 때면 마로와 김군은 여전히 사이좋은 친구였다.


시간이 흘러 둘 다 초등학생이 되고 원장 선생님이 다른 동네에 어린이집을 내게 된 후

둘은 한 번도 못 만났지만 둘다 휴대폰이 있는지라

서로 곧잘 문자도 주고 받고 가끔은 통화도 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원장선생님과 나는 애들 방학 때 한 번 봐요 라는 인사만 마냥 주고받을 뿐

늘 시간이 맞지 않아 둘은 4년이 넘게 한 번도 못 보고 지냈다.


그런데 발렌타인데이 전날 두둥~

딸아이가 저녁을 먹다 말고 문자를 확인하더니 난리가 났다.

"엄마, 어떡해. 김군이 나에게 고백했어."


'사실은 나 너 좋아해.'


짧지만 왠지 김군의 진심이 느껴졌달까?

하필 발렌타이 데이 전날에 고백한 그 마음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생애 첫 고백에 뭐라고 답장해야 하냐며 호들갑을 떠는 딸아이에게 솔직하게 대하라고 권했다.

ㅋㅎㅎㅎ 그 결과.


'사실 너가 잘 기억 안 나. 그래도 한 번 볼래?'


오늘 아침까지 김군은 소식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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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2-1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하나둘 생각날 수 있고,
생각 안 난대도 잘 지내면 좋을 텐데
아주아주... 기가 죽었나 보네요 ㅋㅋ

hnine 2012-02-15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너가 잘 기억 안 나' 이 말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뒤에 나오는 말, '그래도 한 번 볼래?' 여기에 집중했어야 하는데...김군이 놓쳤군요. 늦게라도 깨닫고 소식이 오면 좋겠네요 ^^

울보 2012-02-1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 마로랑 친구네요,,만났을까요?궁금해지네요,,ㅎㅎ

마녀고양이 2012-02-1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루 기절하게 귀여운 이야기입니다... ㅋㅋ.

꼬마요정 2012-02-1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ㅋㅋㅋㅋ

솔직하게 대하라는 엄마의 충고에 정말 솔직하게 대했군요..^^
왠지 김군은 방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것만 같아요..

아... 김군은 슬픈데 저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날까요...^^;;;;;;

Kir 2012-02-1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받았을 게 분명한 김군은 불쌍한데, 전 왜 이렇게 마로가 귀여울까요?^^

조선인 2012-02-1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 답장만 온다면 전 기꺼이 만남을 주선해줄텐데 말이죠. ㅎㅎ
hnine님, 김군의 후속담을 쓰길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키득키득.
울보님, 만나게 되면 꼭 페이퍼 남길게요.
마녀고양이님, 제 딸아이가 벌써 이런 페이퍼의 소재가 되다니 저도 기절할 거 같아요. ㅋㅋ
꼬마요정님, 아, 김군은 정말 슬플까요? 옆지기는 발렌타인 초콜릿을 노리고 대량발송한 문자는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kirchesis님, 암요, 마로는 귀엽죠. 히히

진주 2012-02-1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같긴한데 하필 보내는 싯점이...그것참..ㅋㅋ

BRINY 2012-02-1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ㅎㅎㅎㅎㅎ 저도 기절할 뻔 했어요!

무스탕 2012-02-1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리 마로 한 방 있다니까요. ㅎㅎㅎㅎ

조선인 2012-02-1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ㅎㅎ 진주님 덕분에 올린 페이퍼에요.
briny님, 아, 기절 사태를 유발하다니 흐뭇해요.
무스탕님, 제가 생각해도 참 강한 한방입니다. ㅋㄷㅋㄷ

2012-02-15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2-02-1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이를 어째요...ㅜ.ㅜ
근데요, 저도 이런 경험있어요. 아이러브 스쿨 통해서 초딩3년 때 남학우가 메일을 보내왔는데 저는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15년쯤 지난 뒤인지라 아무리 짱구를 굴려도...;;; 그래서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더니 다시 연락 없더라구요...;;;;;;;

조선인 2012-02-1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아, 그 친구 상처가 큰가봐요. 아직도 답장이 없어요. 이제는 온 가족이 김군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노아님, 푸하하하 역시 솔직한 건 상처... ^^;;

책읽는나무 2012-02-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로가 총각 하나 울렸네요.어떡해.
ㅎㅎㅎㅎ
마로도 진심으로 좋아했을텐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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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책상 놔두고 꼭 앉음뱅이 밥상에 앉아 공부/독서하는 딸래미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일일특가 나왔을 때 확 질렀다. 결과는 만족. 적어도 책 1권 이상은 책상에서 읽어야 한다고 엄포를 논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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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1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건 내게도 필요하네, 자세 교정이 필요해 필요해~ㅋㅋㅋ

조선인 2012-02-1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결과가 만족에서 '대만족'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에요. 딸이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정태수 2012-02-2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은변화가 큰결과를 가져왔네요.

조선인 2012-02-27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태수님, 감사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전원일기의 왕팬이었다.

아마 유일하게 닥본사를 했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20세기가 정말 끝나버렸다는 걸 나는 전원일기의 종영으로 더욱 실감하기도 했고,

전원일기의 출연진들은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들이기에,

나의 이상형 용식오빠가 유인촌 장관이 되버렸을 땐 정말 기겁했더랬다.

종편채널이 생겼을 때 난 모니터링을 빙자하여

최불암씨가 나오는 채널A의 '천상의 화원-곰배령'을 보기 시작했고,

김혜자씨가 나오는 jtbc의 '청담동 살아요'도 보기 시작했다.


최불암씨는 그 분 표현으로는 한국인 정부식이고 내 표현으로는 또 다른 김회장님을 연기하신다.

난 그게 못내 좋아 최불암씨가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산길을 걸을 때면 막 가슴이 뭉클해지고,

최불암씨가 혼자 술이라도 마실라치면 막 눈물이 난다.

이게 맞는 비유가 될런지 모르지만 아이돌 따라다니며 깍깍 소리지르는 심정이 이해될 정도다.


김혜자씨는 생애 첫 시트콤 출연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고 기사는 떠들썩하지만

사실 변신이라는 말은 그녀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녀는 시트콤에서도 변함없이 정극 연기를 한다.

어떠한 과장도 몸개그도 없이 늘 그렇듯 얌전한 얼굴로, 차분한 목소리로, 한없이 진지하다.

그녀의 에피소드는 늘 있을법한 얘기인데, 그녀의 대사는 늘 파격적이다.

그래서 난 숏다리의 하이킥(음, 이 제목 맞나) 대신 늘 '청담동 살아요'를 택한다.

아, 그녀는 얼마나 진지한 얼굴로 시낭송을 하는지, 난 그녀의 시마저 사랑스럽다. 




처절한 설사


주룩주룩

빗소리가 아닙니다.

쏴아쏴아

수돗물 소리도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썩기 직전의 야채를 끌어 모아

벌레 피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가루를 털어 넣고

누린내 나기 시작한 기름을 두르고

부쳐 먹었습니다.

주룩주룩

쏴아쏴아

나는 음식물 쓰레기통

이토록

처절했던 적이 있었나

문득 처절의 끝에서

정신이 맑아집니다.

갈비뼈 아래서

졸졸졸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납니다.

처절함 끝에

나를 찾습니다.

나는 맑은 개울물

졸졸졸



그러니 김혜자님, 저의 팬심을 부디 이해하시어 연예뉴스에만 나오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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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2-0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전원일기처럼,
'나 시골 살아요' 하는 연속극은 나올 수 없을까 모르겠네요..

조선인 2012-02-0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 그러고보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도 진작에 종영되었네요. 이제 시골살이는 1박2일에서 어쩌다 스쳐지나가는 풍경에 지나지 않는 걸까요. 한숨이 포옥 나오네요.

마립간 2012-02-0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너머 남촌에는'이라는 드라마는 아직 방영하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02-0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산해보니 최불암 씨가 전원일기에 처음 나올 때 나이가 40대 초반이더군요.김혜자 씨도 그렇고...

조선인 2012-02-09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그게 그 드라마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
노이에자이트님, 일용엄니가 압권이죠. 29살 때 첫 출연이니까요.

sooninara 2012-02-0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지상파만 나와서..
오늘은 '해품달 하는 날이다. 신난다'하고 있어요.
딴소리...한가인은 아무리해도 김수현 이모삘이..ㅠ
최불암아저씨는 한국인의 밥상에 나와서 울아이들도 좋아해요^^

비로그인 2012-02-0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담동 살아요'에 나오는 김혜자씨는 그저 좋아요 ㅎㅎ
소 눈처럼 커다랗고 맑은 눈에 어눌하면서도 소녀 같은 말투~
그런데 정작 시트콤은 재미가 없네요 ㅠ ㅠ
잠시 들렸다 가봅니다 ^^;;

icaru 2012-02-0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숏다리의 하이킥 ㅎㅎㅎㅎ 뜻만 통하면 되죠뭐!
전, 조금 일찍 퇴근하는 날은 저녁 7시 때 방영하는 최불암이 향토음식 기행다니는 프로를 보곤해요~

조선인 2012-02-1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해품달은 소설로 봐서 통과~시켰어요. 한가인과 김수현은 정말 아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문근영이 훨씬 더 좋지만... 고아라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말없는수다쟁이님, ㅎㅎ 전 조관우 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재밌던데. 취향은 다 다르니까요.
이카루님, 7시 프로그램은... 미션 임파서블. ㅎㅎ
 

긴긴 겨울방학이 끝나면 아이들 돌보기가 더 힘들다.

학기중에는 곧잘 혼자 일어나던 마로도 겨울방학 뒤끝이라 안 깨우면 8시까지도 잔다.

오늘 아침엔 간신히 깨워 화장실에 보내놨더니 변기에만 10분이 넘게 앉아 있다가

세수도 안 하고 부시시 나와 옷을 갈아입는둥 마는둥 가방을 싸는둥 마는둥...

그러다 알림장이 어디 있는지 못 찾던 마로가 그 짜증을 애궂게도 동생과 엄마에게 돌리는 거다.

그런 마로에게 한소리 하고 알림장 찾는 것도 도와주려고

출근준비 하다말고 애들 방에 쫓아갔더니 아수라장인 방꼴이 확 눈에 들어왔다.


한순간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치밀어오르다가 난 그만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꿈지럭대며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애들을 거실로 불러모았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해야 할 일을 일러주는 사람에게 짜증낸다면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자고 했다. 싫은 일도 하지 말고 좋은 일도 하지 말고 그냥 앉아있자 했다.


난 정신 나간 여자처럼 마냥 퍼질러 앉아있었고, 애들은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다가 

슬그머니 일어나 스스로 나갈 채비를 하고 밥도 먹고 식탁도 치우고 방도 치웠다.

마로가 허둥지둥 잠바를 챙겨 입을 때 그대로 나가면 간신히 지각은 모면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로를 다시 불러다 앉혔다.

마로는 울기 시작했고 해람이도 덩달아 울먹거렸다.

애들 우는 걸 한동안 보고서야 마음이 약해진 난 마로에게 학교 가는 걸 허락해줬고, 

나 역시 뒤늦은 채비를 하고 해람이와 엉금엉금 집을 나섰다.

해람이 어린이집 가는 길에 마로 학교에서도 전화오고 회사에서도 전화왔다.

아무 변명도 거짓말도 없이 간단한 사과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회사에 오니 9시 10분이다. 8시 출근이니 한 시간도 넘게 지각한 거다. 무단지각은 처음 있는 일.

마로는 1교시가 막 시작한 직후에 학교에 도착했다 한다. 마로의 무단지각 역시 처음 있는 일.

그런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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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0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글 읽으니 생각났는데요. 저는 갈토에 애들하고 9시반까지 자다가 큰애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애가 학교에 안 와서 전화 한거라는 전화 받고 그 때 보냈어요. ㅋㅋ

힘드시요. 애들 보내랴, 회사 다니랴, 집안일 하랴,
그래도 조선인님 딱 부러지는 성격이라 잘 하실 것 같기는 한데.
애들한테 도움을 요청해야지 뭐. 엄마가 슈퍼도 아니고...조선님님, 홧팅!
저는 청소해야하는데 아직도 여기서 밍기적 밍기적.

라로 2012-02-0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일이 아이들 그 나이때는 많았어요,,,
힘드시겠지만 잘 참으셨고 잘 하셨어요,,,,
아이들도 힘든것 같아요,,,방 정리 특히..
그래도 초등학교까지는 엄마가 힘들더라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게 습관으로 자리잡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렇게 도와주기 힘드시면 아수라장을 보고도 눈 감으셔야 할것 같아요,,
그런데 해람이 아직도 어린이집 보내시나요?
저도 해든이 어린이집과 유치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거든요,,
올해는 계속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는데 어찌할지 모르겠어요,,
님은 직장에 다니시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실까요???
조선인님 기운 내세요,,집에서 애들 키우는 저는 님보다 더 못하고 살아요,,ㅜㅜ

울보 2012-02-0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조선인님 집에 있는 저도 종종 늦잠을 자거나, 아이랑 아침에 실랑이를 하면서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마음이 들때가 있는데,
일도 하시고 아이들도 돌보고,,참 대단하세요, 그리고 마로도 지금까지 잘해왔잖아요, 언제나 듬직한 마로잖아요,
오늘저녁에 마로랑 해람이랑 맛난 저녁 드시고 꼭 안아주세요, 저보다 더 잘하시지만,,
조선인님 화이팅, 오늘 날도 꾸물거리고, 속상해하지 마시고 기운내세요,,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2-0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방을 보고서 속터지는 엄마 여기도 한 사람 있습니다.
그래도 마로는 딸이라서 많이 나은거에요.조선인님!
울성민이는 정말~~ 말로 하면 입만 아픕니다.
여지껏 방좀 치워라~ 책상좀 정리하라고 좋게 말해서 치운적이 없었어요.
꼭 큰소리를 내고 화를 내야만 그제야 슬금슬금 치우는척해요.
꼭 이래야만 하는 것인가! 혼자서 씁쓸해하는데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뜨악~
서랍안에 몽창 다 잡아넣고 책상 치웠다고 버젓이 거실서 또 어질고 놀고 있으니~~
성민이의 서랍장은 책상을 사다 준 삼 년 전 그때 그모습 그대로에요.
입학한 1학년때 쪽지며,종이쪼가리며,공책이며 뭐 고대로 서랍안에 모셔놓고 있어요.
치워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내버려뒀더니 어떻게!!! 정말 부르르~ 치가 떨리네요.
셋이서 어질러대니 정말 스트레스 받아서 한 두 달 내버려뒀더니 방학동안 울집에 숙식한 시누이 조카가 보다 못했는지 두 시간에 걸쳐 싹~ 치워주고 갔다는~~ㅋ
조카보기 민망했지만 정말 애들 방 치워주는 것! 힘빠져요.
전 저러다 습관으로 자리잡을까봐 겁도 나는데 어떻게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할지 갈피못잡겠더라구요.

님을 보니 이런 충격요법도 있구나! 싶은데...차마~
그래서 성민이의 습관은 고쳐지지 않나봐요.야단을 쳐도 그때뿐이니~
요즘엔 둥이들도 슬슬 오빠를 따라가는 것같아 괴롭네요.

암튼...관세음보살~ 눈 감고 명상하시다 저녁에 퇴근해 들어가시면 마로랑 해람이에게 웃어주세요.분명 마로도 많이 뉘우치고 반성했을꺼에요.마로는 야무진 딸이에요.
전요..옆에서 좌불안석 해람이가 자꾸 눈에 밟히네요.ㅋ
울성민이 야단칠때 둥이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 지네들끼리 어찌해야할지 몰라 눈알 굴리다 장난감 치우기 바쁘고,책도 아주 열심히 읽기도 하고..아님 곁에서 오빠 야단치지 말라고 울기도 하고...ㅋㅋ(보고 있으면 속으론 얼마나 우습던지!)

직장일에 집안일에 님도 많이 지치셨을테니 차 한 잔 마시고 심신을 푸시옵소서~

진주 2012-02-0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이 하나도 없네?
이럴 때 일 수록 힘 내시라고 위로의 추천 한 방!
(애들 혼내고 지금쯤 한편 가슴이 우리하게 아프시죠? 이왕 뺀 칼이니 일관성있게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마로는 똑똑하니까 이번 일로 많이 깨닫겠죠..마로도 힘내!)

조선인 2012-02-0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집님, 푸핫, 갈토! 꽤 심각해 있다가 님의 댓글 보고 조금 웃었어요. 괜찮죠?
나비님, 제가 직장을 다녀서 어린이집 외에는 선택이 없어요. 유치원은 5-6시면 끝나버리잖아요.
울보님, 넵, 일단 저부터 힘내려고 점심에는 맛난 봉골레 스파게티를 사먹었어요. 저녁엔 뭘 해먹일까 궁리해보겠습니다.
책읽는 나무님, ㅎㅎ 맞아요, 맞아. 누나랑 마주 앉아 있는 동안 해람이도 꼼짝 않고 같이 앉아있으며 눈을 데굴데굴.
진주형님요, 우릿하다 못해 가심이 후비파였심더.

무스탕 2012-02-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마로도 사춘기에 접어들겠군요.
예전같이 않더라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마세요.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

조선인 2012-02-09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아, 사춘기... 정말 두려워요. 제가 잘해낼 수 있을까요?

진/우맘 2012-02-0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혀...시부모님께 애들 맡겨놓고 일한다, 논다 나다닌 후유증으로....예진이는 에미 말을 귓등으로도 접수 안 해 줍니다. 그냥....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니 특별한 탈선 주로로 접어들진 않겠지, 하고 믿을 뿐.^^;;;

2012-02-09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2-02-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애들이 무슨 일탈이 있겠습니까.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속닥님, 홍홍 아껴준다니 뿌듯하다오.

sooninara 2012-02-09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정말 우리집은 그집보다 더하구만.
오늘은 중2 울아들이 졸업식이라서 학교 안가는 날..
우리딸은 아빠가 출근길에 일어나라고 하면 다시 자버리니 아들이 깨워야하는데
아들은 학교 안간다고 9시까지 자버리고..나도 9시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하는데
9시 15분에 딸래미 방문이 열리면서 뛰어나오는 딸..ㅠ.ㅠ
앙~~울면서 '왜 안깨웠어요?'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당황도 하고..
'너 학교 간줄 알았지'했답니다.
계속 징징거리고 울어서 담임샘에게 '감기로 아파서 병원갔다가 늦습니다'라고
거짓문자 보내주었어요.
문제 엄마는 나라구욧!!!!

조선인님..힘내세요!!!!

kimji 2012-02-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큰 배움을 얻고 갑니다.
저도 이런 방법을 꼭 잊지 않고, 훗날 꼭 저도 해보겠습니다.


조선인 2012-02-1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푸하하하 '너 학교 간 줄 알았지' 나 이 대목에서 빵 터졌어요. 죄송죄송.
김지님, 배움이라뇨. 놀리시지 마세요. ㅠ.ㅠ

난티나무 2012-02-1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안녕하세요?
정말 간만에 알라딘 들어왔어요...^^;;
낯익은 닉넴이 여기서 다 보이네요..ㅎㅎ
닉넴만 보아도 반가운 마음이......
마로랑 해람이 사진 보니 그동안의 세월이 느껴집니다.
너 누구니? 하시는 건 아닌지...^^;;

조선인 2012-02-13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난티나무님, 이게 얼마만이에요. 아직도 프랑스???

난티나무 2012-02-1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프랑스입니다..ㅎㅎ
서재에서 변함없이 보이는 여러분의 닉넴들이 넘 포근하게 느껴져서
이젠 좀 자주 들오고 글도 남겨야지 싶어요.
넘 오랜만에 글 쓰려니 뭔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보류 중임당..^^;;

조선인 2012-02-14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호호 그냥 '안녕하세요'라고만 적어도 모두 반길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