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보다 2배쯤 재밌었다. 다만 움벨트를 납득하는 과정이 지난하여 9장에서 한참을 헤맸다.
움벨트는 저자가 인정했듯이 과학이 아니다. 내가 해석한 개념은 인간의 분류 본능과 패턴 기억 메카니즘 사이 어디인가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다만, 응용을 한다면 자연과 과학을 분리하고 자연을 대상화, 객체화하는 현대 과학의 폐단을 비난할 수 있는 무엇이 될 수도 있고, 인간 독주의 기술문명에 의해 대멸종 시대를 도래시킨 것에 대한 반성과 대책 마련을 위한 외침일 수도 있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언급된 캐럴 계숙 윤이 누굴까 검색해본 뒤 이 책이 읽고 싶었지만 영서를 읽을 자신이 없어 포기했었다. 독서모임 사람들 대다수도 비슷한 상황이었고. 아마도 출판사도, 번역자도 비슷한 욕망을 가졌기에 이어서 출간한 듯 하다. 독자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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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분명 책도 읽고 영화 <프라하의 봄>도 봤더랬다. 그러나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나 세월 탓 하며 재독해본 결과.
1. 당시에 서양 인물 설정은 이해 불가능이라고 여기며 글자만 읽어제낀 어렴풋한 기억.
2. 너무나 강렬하고 생생하게 떠오른 건 프라하 도심을 헤매며 사진을 찍어대던 줄리엣 비노쉬의 아름다운 얼굴과 시시각각 변했던 알 수 없는 표정들.
3. 사비나의 작업실에서 두 여인이 중절모를 주고 받으며 사진 찍던 에로틱한 장면이 다시보기 수준으로 머리 속에서 재생됨.
4. 남자 배우들은 단 하나도 기억 안 남.
5. 이제는 테레사가 아주 조금 이해된다. 나머지 인물은 이해 불가능을 넘어 용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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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구성. 맞는 말만 하긴 하는데 하늘 높이 떠도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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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단편 읽고 중단. 조선 기생과 빗대어 여혐을 드러내는데 굳이 다 읽어줄 필요를 못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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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대학 동창과 그녀의 딸과 맛있게 밥먹고 즐겁게 공연보고 돌아가는 길... 계엄령이 떨어졌다. 가짜 뉴스가 아닌 걸 확인한 뒤 물밀듯이 밀려오는 기억... 청와대로 향하는 탱크와 장갑차 행렬, 휴교령, 저녁만 먹어도 나갈 수 없었던 야간통행금지령의 강화, 3 이상만 모여도 해산하라고 위협받고, 유치원 꼬맹이들도 군인만 보면 벌벌 떨던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온다고???
계엄령을 한밤의 해프닝으로, 코미디로 치부하고 풍자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는 건, 잔인한 군부독재의 시절에도 목숨 바쳐 싸웠던 이들이 길을 내고 침목이 되어 철로를 만드고, 우리 모두를 태울 수 있는 기차를 만들고, 누군가는 신호수가 되어 기차를 안내하고 있는 덕분이다.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그들의 희생 위에 민주주의의 기차에 무임승차한 프리라이더일 뿐이다. 우리가 내밀 수 있는 승차권은 기차가 탈선하지 않게 제대로 운전할 수 있는 똑똑한 운전수를 뽑는 의무와 권리이다. 부디 내가 탄 기차가 얼마나 값비싼 희생을 치른 핏빛이라는 걸 잊지 말자.
2-3시간 눈 붙인 뒤 출근했다가 광화문집회 가고 용산까지 행진하느라 잊고 있었는데... 공연은 즐거웠다. 명불허전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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