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이주민, 차별, 인종주의
손인서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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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에 끌린 이유는 이전부터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깊었고 다문화 가정에 정부가 부여하는 특혜로 원거주민들이 받는 역차별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본 저서는 이러한 문제들에서 이주민이 받는 불평등과 차별만을 강조하는 것 같기에 사유의 균형을 찾기 위해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 소개를 보면 무엇보다 주목되던 것은 이민자와 성소수자 등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이들이 겪는 불평등과 차별을 연구하고 가르친다는 대목이었다. 저서를 읽으며 외국인 가사 노동자가 겪는 불이익을 이야기하며 외국인 가사 노동자가 육아만이 아니라 장보기, 요리, 설거지, 빨래등 가사노동 전반을 부담하며 그런 가정에서 남자는 그저 돈만 벌어 올뿐 가사를 분담하지 않는다는 저자 나름의 비판을 보며 이 저자가 과연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까지 해보았다. 외국인이라 분류되어서 그렇지 가사 노동자라고 하면 당연히 가사를 전담하는 업무이고 저자가 지적한 가사 노동자의 노동 부분을 한국에서는 가사’, ‘가사 노동이라는 말로 정의할 것이다. ‘가사 노동자가사를 돌본다고 차별이고 돈 들여서 가사 노동자를 고용한 남자가 가사 분담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오묘한 서술을 보며 참 놀랍다는 감상도 들었다.

 

저자는 자신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듯하고 그런 견지에서 사회를 보며 대부분의 경우를 차별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대목들의 차별이 존재하고 그런 부분들은 개선되어 나가야 하는 것이 사실이겠으나 본서에서는 차별과 불평등에만 주목하여 균형을 잃은 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차별이나 불이익들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겠으나 한국의 청소년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집단 폭행한 사건이나 회사에서 얼어죽은 노동자의 사건에서 책임을 개인이나 회사에 묻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로 돌린다는 것은 남자가 여자를 성폭행한 사건을 두고 모든 남자가 쓰레기니까 모든 남자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며 참회해야 할 문제다라고 해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보인다. 제도적으로 외국인이 불이익을 당하는 대목들은 제도 개선을 하면 될 문제일 것이지만 외국인을 차별하는 개인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자체가 문제라는 논리는 그러한 시각 자체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자는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에 주목하도록 하면서 그러한 문제는 인종주의 차원의 문제이고 다양한 외국인을 외국인이라는 하나의 인종으로 구분짓기에 그렇다며 이러한 차별적인 인종화를 인종 기획이라고 한다고 사회학적 관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런 인종 기획에도 백인과 비백인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가 있다며 대중의 시선을 인종에 맞추려 하지만 여기에서 시각은 백인과 비백인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출신 국가의 계층에 따른 차별이 사람들이 인식하기에 더 선명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외국 어느 나라에서든 이러한 차별은 존재할 텐데 이것이 인종 문제인 지역도 있지만 인간에게 내재해 있는 이방의 존재에 대한 불신과 경계라는 측면에서 더 경향성을 띠지 않는가 싶다. 지역감정으로 보면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 간다거나 전라도 사람이 경상도에 가서 느끼는 외로움과 차별이 인종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인종 문제가 아니라 이방인에 대해 배척하고 경계하는 인간의 본능 차원의 문제이지 않은가.

 

그리고 본서에서는 외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서는 명백히 보여주면서 대한민국의 외국인 우호 정책은 외국인을 착취하고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취업자가 취업 기간 2년이 되어 체류 연장 허가를 받고 그 이후에도 한 직장에서 직장 생활이 3년이 되어야 특혜가 주어지는 제도를 차별과 불평등이라 들며 이걸 회사가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고 이용하기 좋은 제도라고 매도하는 저자의 견해에도 다소 거부감이 커졌다. 그럼 이직이 자유로워 계속 이직만을 하면 회사가 감당하는 고용 불안정성은 어떡하라는 것이냐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국인이 그렇다고 그런 제도로 특혜를 받느냐 하면 비정규직으로 언제 회사에서 짤릴지 모르는 상황이 주어지는 내국인 노동자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저자가 비판하는 게 사무직 근로자가 아니라 육체 노동자를 말하는 것이라는 데 방점이 있겠다. 노동자 중 이직하고 싶다고 맘대로 이직하면서 지내는 내국인 노동자가 몇이나 되나 고용이 해제되어 다른 직장을 찾는 것이지. 또 외국인에게 임금이 차등 지급된다고 차별이라고 하는데 해당 국가의 임금과 (저자가 비판하는) 현재 한국에서의 임금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한국까지 와서 노동을 하는 것이고 회사로서도 임금의 격차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아닌가. 가사 노동 임금을 예로 들어도 한국인들이 적정선이라는 임금으로 내외국인에게 다 통일한다면 애초에 외국인이 고용될 여지는 줄어들 것이다. 내외국인의 임금 격차는 차별만이 아니라 암묵적인 적정 합의가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외국인을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고 그 가운데서도 진짜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만을 들어 그들이 겪는 차별과 불이익을 통해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주제로 삼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외국인이 받는 불이익도 분명 있겠으나 실제 이주민들에게 그런 불이익과 불평등만이 있는지 저자의 주장과는 다른 예를 들어보아야 할 것 같다. 한해 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것은 조 단위이고 그 가운데 대부분은 저자가 한국에서 차별받는 대표적인 외국인이라 예를 들고 있는 중국인들이다. 심지어 한국 요양원 혜택까지 중국인이 대거 수혜를 입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투표권도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모든 제도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주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과연 한국인이 이런 혜택을 받는 나라에만 그런 특혜가 적용되는지 더 세심히 살펴야 될 문제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에게도 복권 당첨시 당첨금을 수령하게 한다. 최근 40억 원을 수령해 간 태국인까지 몇 해 걸러 한 번씩 외국인 수령자 소식을 보게 된다. 과연 우리가 그 나라에서 복권 당첨시 수령할 수 있는 국가의 국민에게만 혜택을 주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불법 체류자들까지 한국에서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에 대한 교육, 의료, 양육에서 혜택을 주는 나라가 한국이다. 해당 아이가 자라면 국적 취득도 용이하고 말이다. (언제부턴가 역대 정부들은 인구감소를 이주민 수용으로 타계하려 하고 있는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대대적으로 상용화되고 대중화되며 다수의 인구가 초대량 실업자가 될 것은 자명하다. 이런 시기에 무책임한 이주민 수용 정책은 이후 사회의 거대한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책의 감상에서 벗어난 부분이니 다시 돌아가자면) 외국인이 받는 차별과 불이익을 개선하면서 제도적인 불균형이랄까 병폐는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내국인에게는 11주택을 강제하고 법적 차별을 주면서 외국인에게는 제한을 두지 않아 중국인 건물주들이 대거 증가했고 제주도는 중국인들 점유지가 되다시피 한 것이 미디어를 통해서도 접하는 현실이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과제겠지만 무엇보다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더 주의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와 정부는 외국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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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설득 -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
케빈 더튼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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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에 끌린 이유는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라는 카피와 극한 상황에서도 설득하는 천재들의 묘수가 담겨있다는 식의 카피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카피에 설득당해버렸기에 일어난 욕망이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소개글에서도 이런 매혹적인 설득의 문구가 발견되는데 심리학 박사이자 사회적 영향력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라는 문구이다. 설득에 관한 책이면서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라니까 무엇보다 이 책이 관계와 영향력 면에 있어서 높은 성취를 가져다주리라 기대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지 않겠나? 저자의 약력마저 설득력을 갖추었다.

 

본서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주제 전달에 있어서의 설득력만큼이나 유머와 위트가 적절히 배어있다 못해 책 전반이 재미지게 느껴지는 문체가 독서 자체를 몰입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이 책이 말하는 반전 설득(Flipnosis)을 체득하게 되느냐는 것이 중요하기도 할 텐데 그 면에서는 일독만으로는 체득이 쉽지 않으리라 판단되기도 했다. 이해력과 습득력이 남다른 분들에게는 다른 감상이 일겠지만 평균 정도의 지능인 본인에게는 설득 전반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고 모든 경우의 설득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가 정의한 요소와 개념들을 이해하는 정도가 가장 먼저 습득되는 바였다. 그리고 그걸 떠나 재밌는 독서였다는 감상이 가장 먼저였고 말이다.

 

영어사전에도 없는 Flipnosis란 제목을 초설득이라 번역한 출판사의 센스도 이 책에 대한 이끌림에 한몫했지만 많은 분이 본서를 선택하고 나면 무엇보다 저자의 서술 자체에서 책의 매력을 찾을 것 같다.

 

본서의 시작은 런던의 호화 연회장에서 값비싼 은제 소금통을 훔쳐나가는 신사 한 명을 발견하고 그가 다시 소금통을 본래 자리로 가져다 놓도록 만든 윈스턴 처칠의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윈스턴 처칠은 양심을 강조하는 윤리가가 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법의 엄정함을 이야기하며 준법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윈스턴 처칠은 그저 그 소금통과 한 쌍인 은제 후추통을 주머니에 넣고 그 신사에게 다가가 주머니에서 후추통을 꺼내며 다 들킨 것 같습니다. 다시 가져다 놓아야겠어요라고 재치있는 설득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의 설득은 상당히 유효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드는 일화의 하나로 치매 노인인 아버지의 생일을 기념하려 자신의 친구와 가려는데 맥주 한 잔만 더하고 가려다 약속 시간에 무척이나 늦게 도착한 그에게 아버지가 굉장히 심하게 화를 내어 벌어진 일을 싣고 있기도 하다. 당시 크게 화가 난 그가 그 자리에서 나가버리고 비가 와 질퍽해진 거리를 빠르게 지나 지하철 역까지 온 그를 그의 친구가 쫓아왔다고 한다. 어떤 설득에도 돌아가지 않겠다는 그에게 그의 친구는 단 한마디로 그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그 말은 너 내가 언제 뛰는 거 봤어?”라는 말이었다. 그의 친구는 177Kg이 넘는 거구로 평소 절대로 뛰지 않는 친구였다. 저자는 그의 친구가 뛰는 모습을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 친구의 설득은 너무도 유효히 작용했고 그는 다시 돌아가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했다.

 

여기서 저자가 전하는 반전 설득의 요소들을 돌아보자면 그건 의외성이 핵심이고 눈앞의 것을 잃느냐 얻느냐는 단순성, 그리고 본인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 자신감, 공감 능력의 네 가지 추가 요소가 설득을 좌우한다고 한다. 앞서 예를 든 저자의 예시들에서도 이 요소들이 발견되지 않는가?

 

비행기를 탄 무하마드 알리는 좌석벨트를 하라는 승무원의 말에 난 수퍼맨이라 그런 게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승무원은 수퍼맨이면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죠라고 대꾸해 알리가 좌석벨트를 하도록 만들었다는 일화도 그렇다. 위트 속에 의외성이 있고 그 의외성은 공감 능력과 함께 전달되어 상대에게 설득당하는 편도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이 청자에게 유효했으며 무엇보다 화자가 자신감있고 단순하게 메시지를 전달했기에 유효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말하는 의외성, 단순성, 이익이 된다는 인식, 자신감, 공감 능력은 대부분의 모든 설득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요소인 것이다.

 

저자는 이후 설득이 유효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전달하고 있다. 이는 비단 인간 세상의 일상적 사례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과 각각 생물들의 생리까지 담고 있기도 하다.

 

아기의 울음과 얼굴이 남녀를 불문하고 인간 대부분에게 보호와 보살핌의 본능을 불러오는 까닭을 풀어나가기도, 또 어미새의 부리 밑 빨간 점에 집착하는 아기새들의 생태를 보고 하고 있기도 하고, 부엉이 눈을 연상하게 하는 무늬의 나비는 이로 인해 다른 천적들의 공격으로 부터 벗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특정 요소 하나로 돌이킬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을 관건 자극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말하는 반전 설득에서는 이런 관건 자극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 같기도 했다.

 

저자는 유효한 설득의 예로 식물에 영향을 주는 균체가 식물의 꽃이 아니라 이파리에서 자신의 균에 전염된 꿀물과 같은 맛을 내는 액체를 생성하게 하고 이파리를 꽃잎과 같은 빛깔로 착각하게 만들어 곤충들을 매개로 다른 식물들에 이 균체가 전파되는 과정을 다루기도 한다. 자연계에서도 설득과 그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결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집요함도 설득에 필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데 특수부대원이 무장을 해제한 상태에서도 총을 든 적들이 나타나자 총검 하나를 빼들고 적들을 제압한 실화를 예로 들기도 하고 있다. 저자에게는 설득이 생존과 같은 정의라고도 받아들여지는 바였다. 사실 이 예시는 다른 장병들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전투의지를 꺽지 말라 생존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말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설득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설득 알고리즘의 변수들을 분해해 세 가지 불변의 법칙을 조합하기도 했다.

 

1 내용, 메시지 자체

2 전달 방식, 상대가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지 가늠할 서술 방식

3 사회적 관계성의 범위 속에서 설득하는 화자의 말을 어찌 평가할지 정신적 요인들 파악

 

저자는 이 불변의 법칙을 사례집을 만들 정도로 중시하는데 사실 불변의 법칙이라지만 설득의 요소들을 너무도 단순화해서 이것만으로는 설득의 과정과 설득의 충분조건이 뭔지 이해하기 난해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앞서 말한 반전 설득의 4가지 요소도 너무도 단순해 보이는데 이 불변의 요소 3가지는 그보다도 더 단순해서 설득이라는 건 결국 관심의 밀도가 깊은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접근하느냐가 관건인 것일까 생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본서에서 든 예들은 저자가 단순화해서 전하는 반전 설득의 요소들이 서로 복합되어 시너지를 일으키는 실례들이기에 저자가 말하는 요소들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본서는 숱한 일화와 실화 그리고 자연과 사회의 예시들을 메시지 전달의 요소로 삼고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예시들은 재치와 익살을 담고 있기도 감동을 담고 있기도 놀라움을 담고 있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설득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보면 이 책의 서술 자체가 저자의 메시지에 설득당하도록 안배된 하나의 설득 과정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다만 주제보다 등장하는 일화들에 재미에만 빠지다 보면 서술하는 주제가 아니라 서술 방식이 주는 재미에 매몰되어 주제 의식을 잃을 수 있다는 독서의 난점이 다소 있기도 했다. 나도 재밌게 읽고 나서 다시 페이지를 넘기며 주제를 재확인한 경우에 해당한다.

 

본서를 설득력을 갖추기 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 이를테면 [XX일 과정, 설득력 연습]같은 식으로 설득력을 향상시키는 체계화된 연습 교재로 삼으려는 분들이 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라며 재독으로 본서에서 저자가 전달하는 설득의 요소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일상에서 본서와 유사한 예시의 경우들을 찾아내면서 실제 적용해 보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설득력을 주제로 한 다각도의 인문학서이자 자기계발서로 받아들이며 상식의 확장을 위해 읽겠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게 가장 탁월한 독서의 방향성이지 않을까 싶다.

 

인디캣 책곳간을 통해 출판사 미래의창으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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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뇌과학 - 당신의 뇌를 재설계하는 책 읽기의 힘 쓸모 있는 뇌과학 5
가와시마 류타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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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뇌 영상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의학자로서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시리즈의 감수를 맞기도 했던 전력을 가진 분이다. 일본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뇌과학 분야 의학자라고 한다.

 

이 저작은 대부분의 일본 대중서가 그렇듯 큰 분량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밀도 높게 관련 분야의 정보를 전하고 있다. 상식적인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검증한 과학적 연구의 성과를 담고 있기에 상식이 증명되었다는 견지에서 신뢰가 더해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독서의 뇌과학]은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주지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의 악영향과 대비하기도 하고 알츠하이머 환자가 독서 후 증세가 완화되고 유의미하게 치매 상태에서 벗어난 예를 들기도 한다.

 

뇌과학을 제목으로 삼은 만큼 독서가 뇌의 사고를 담당하는 배외측 전두엽과 시각을 담당하는 후두엽 그리고 어휘를 담당하는 측두엽 하현 등 전방위적으로 뇌를 자극한다는 것이 초반의 검증이다. MRI를 통해 검증된 사항이라 반론을 크게 제기하지 않아도 될 만한 정보가 아닌가 싶다. 창의적 발상을 할 때는 배외측 전두엽 아래에 위치한 브로카 영역과 측두엽 하현의 기능이 활발해진다는데 독서 자체가 이 영역들을 자극하기에 독서만으로도 사고하는 부위인 배외측 전두엽을 비롯해 창의적 발상의 영역인 이곳들을 자극함으로 독서만으로도 사고와 창의적 발상을 다 향상시킬 수 있다.

 

입으로 읽는 것이 무엇보다 뇌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라고도 하는데 짧은 낭독만으로도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효과가 혹시 알츠하이머를 완화하는데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는 약으로는 알츠하이머 진행을 둔화할 수는 있어도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고 약을 써서 알츠하이머가 나았다는 보고는 전무하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의 연구로는 알츠하이머 환자분들에게 지속적으로 낭독을 시행하도록 한 결과 알츠하이머 진행이 완화되고 유의미한 회복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낭독이 가장 독서의 효과를 크게 보는 방법이라는 데 입으로 읽는 것만으로 뇌의 전 영역이 가장 크게 자극받는다고 한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읽어주는 사람의 사고하는 뇌인 배외측 전두엽이 자극받을 것 같지만 마음의 뇌라고 하는 배내측 전두엽이 작용한다고 한다. 이 부위는 정서를 당담하는 부위라고 한다. 이때 듣고 있는 아이도 청각 영역이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뇌라고 하는 변연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양육자와 자녀 모두의 안정감과 만족감이 커지는 행위가 책을 읽어주는 행위이며 당연히 양육자와 자녀 사이에 정서적 교감과 안정감이 커지는 것이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루고 있다. 태블릿PC도 그렇지만 이런 기기의 화면은 작으면 작을수록 뇌에 주는 악영향이 커서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뇌를 파괴한다고 해석되리만치 폐해가 컸다. 스마트폰 사용을 지속할 경우 사고하는 뇌인 배외측 전두엽의 기능은 중단되고 사고뿐만이 아니라 기억과 회상에도 악영향이 지대하다고 한다. 스마트폰 이용은 이해와 기억과 회상 그리고 사유 전체에 막대한 악영향을 준다는 게 저자의 연구 결과이다. 학습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마트폰 이용 자체가 기억을 막기 때문에 옛 방식인 사전 찾기 등이 오히려 기억에 유용하다고 한다. 저자의 연구 외에 나 개인적으로 찾은 정보에서도 기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7초에서 20초간의 지속이 중요하다는 정보가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단어를 찾을 때부터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 7가 걸릴 일도 없기 때문에 확인한 단어가 기억에 저장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독서도 기기를 이용한 독서보다 종이책 독서가 유용하다고 하며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는데 이때는 연구보다는 독서가들의 증언을 기반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한 사안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본서는 독서를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상식이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 확신으로 남는 경험이 될 저작이기도 하다. 짧은 분량이고 상식적인 내용이라 독서를 망설일 분들도 계실 듯하지만 앞서 말한 감상처럼 상식이 확신이 되는 경험으로 즐거운 독서를 이어나가시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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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의 본질 - 환생의 증거와 의미, 카르마와 생명망에 대한 통합적 접근
크리스토퍼 M. 베이치 지음, 김우종 옮김 / 정신세계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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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카르마, 그리고 죽음 이후의 세계 등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다. 특히나 군대에서는 일본에서 활동한 심령가 안동민 씨의 [업장소멸] 시리즈를 읽고 또 20대에 마이클 뉴턴의 [영혼들의 운명] 시리즈를 읽으며 사색에 빠질 때도 있었다. [티벳 사자의 서]에 대한 번역서 몇 권과 [이집트 사자의 서]에 관심이 간 이유도 인간의 시작과 끝, 진정한 인생의 목적이자 운명은 무언지가 궁금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겪는 깊은 운명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오히려 운명에 초연해졌다. 죽음도 삶도 그다지 무겁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런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자체가 인생이 살만하고 운명이 그다지 무겁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성장과 성숙의 과정만도 아니고 인간의 삶과 이 세계라는 것이 교육의 장만이 아닌 거라면 도대체 인간이 인식하는 운명은 뭐고 윤회나 카르마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숨 돌릴 만한 무게로 생의 체감 무게가 달라지니 이런 희론적인 사유도 하게 되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성장과 교훈을 빼고도 태어남과 삶과 죽음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윤회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게 되었고 살아오며 내가 지니게 된 생사관, 내세관, 인생관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본서는 철학과 종교학을 연구한 저자가 윤회에 관해 연구한 자료들을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집필한 저작으로 이런 류의 책들을 자주 탐독해온 분들에게는 크게 색다를 건 없는 저작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회를 바탕으로 삼고 생의 이유와 목적을 처음으로 사유해 보고자 하는 분들께는 유익할 수도 있을 책이다.

 

저자의 서술을 통해 잊고 있던 정보들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윤회는 유대교 하시디즘과 이슬람 수피들, 그리고 기독교 영지주의자들에게는 정설로 인정받던 것이라는 것도 저자의 서술을 통해 새삼 일깨워지기도 한 기억이다. 저자의 말이 아니었다면 다시 회상해 보지 않았을 지식은 이것인데, 찰스 폰즈의 [카발라]라는 책에서도 카발리스트들은 윤회를 길굴이라고 하며 삶과 죽음과 재탄생의 거듭되는 순환을 통해 인간이 완전성을 회복하라는 창조자의 배려로 보고 있다.

 

대개의 윤회론을 주제로 한 저작 그리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서술한 저작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생과 죽음 그리고 내세와 환생은 우리의 성숙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의 여정은 영혼이 성숙하기 위해서이고 세상은 그를 위해 주어지는 교육의 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입장은 지나 서미나라의 [윤회]라는 책을 리뷰하며 서술한 바대로 성숙을 위해서라면 인간이 윤회를 기억 못하고 거듭되는 윤회만이 아니라 한 생 안에서도 거듭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이어서 퇴보하기도 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반복과 어그러진 순환은 생의 목적이 성숙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인생과 윤회는 성숙이나 성장이 아닌 그 자체를 감상하라고, 다시 말해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다채로운 양식으로 연기하며 스스로에 삶의 선택들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동을 하라고 주어지는 것이지 않은가 하는 것이 나의 견해다.

 

본서를 보면 어느 여성 저자의 [전생요법]이란 책에서 인용한 전생 회상 기법은 내담자와 상담 후 그의 구술에서 인상적인 몇 단어를 최면 기법 없이 생각이나 말로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내담자가 자유연상처럼 떠오르는 대로 전생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저자의 저작에서 인용한 전생 퇴행 최면을 통한 내용들은 한 인물이 거듭 같은 인생의 루틴을 다채로운 시대에서 다채로운 환경에서 거듭 환생하며 반복적으로 만나는 인물들과 비슷한 루틴의 잘못을 다양한 양식으로 반복하며 환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저자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도 유추할 수 있다. 전생을 회상하거나 전생 퇴행 최면을 받는 인물들이 최근의 자신에게 인상적이거나 각인되는 생의 요소에 매몰되어 최면 암시 속에서 하나의 스토리나 둘 셋 넷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문이 일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루틴만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한 생과 다음 생과 그다음 생 등 몇 생의 텀을 두고 순환하는 몇 가지 인생 루틴이 한 인물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생과 생과 생을 반복할 때 순환 주기에 텀을 두고 몇 가지 주제들을 다른 순환주기마다 각각 거듭 반복하며 윤회해 왔다고 결론 짓는데 이것도 한 인물에게 인상적인 몇 가지 주제가 최면을 걸 때마다 또는 최면에서 다른 생으로 퇴행해 갈 때마다 내담자가 자신에게 인상적인 몇 가지 주제를 주기적으로 각각 반복해 여러 생을 연상해 구술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짐작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의 최면 시 구술이 같다고 한다면, 우주 공간이나 지구 내 공간에 입력 저장된 과거 다른 인물들의 인생 데이터와 현재의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접속되며 그 데이터를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자신들의 생으로 착각해 발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자각몽을 집단이 함께 꾸고 공유하는 사례도 있으니 좀 전 말한 경우를 가정하거나 집단의 암시 동조화로도 충분히 의심할 만 하다고 본다.

 

더욱이 카르마가 관계성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자각하거나 명상 수행을 통해 카르마의 악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힌두교와 불교에서 하는 주장을 저자도 반복하는데 그것 역시 어폐가 있어 보인다. 이를테면 B라는 사람이 A의 가족을 몰살하고 나서 깊은 수행을 하면 AB 사이의 카르마는 해소되고 A는 기다렸다는 듯이 B를 용서하게 된다는 게 카르마의 원리라는 것인데 이게 카르마의 우주적인 형성과 해체의 원리라면 합리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인간은 무작위의 대상에서도 패턴을 읽어내고 스토리를 찾아내는 독보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스스로의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까지의 절대적인 주도권을 확보할 관점도 그 독보적인 능력을 사용해서 창조해냈다고 보는 게 윤회와 카르마에 대한 관점으로 더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윤회가 몽상이거나 윤회가 있다 해도 그 근간이 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없는 원인과 없는 결과와 없는 과정을 통해 구속받기도 성숙하기도 자유로워 질 수도 있는 게 인간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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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트 - 타인을 지배하는 어둠의 최면 마인드해킹 시리즈 1
Dr.Z 지음 / 성숙한삶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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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최면 심화 단계 또는 대인 통제 기술의 하나라고 인식되는 개념에 대한 강의서와도 같은 책이다. 본서를 통해 저자의 가르침을 다 듣고 보면 휴먼 해킹이라고 일컬어지는 사회공학 기술과도 맥락이 같아 보이기도 한다. 저자 자신이 스스로를 최면 계통에서는 상위 몇 %에 속한다고 자신하고 1만 시간의 과정을 거쳤기에 가능하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리만치 저자의 긍지와 전문성이 드러나는 저작이기도 하다.

 

최면, 세뇌, 사회공학, 콜드리딩 등에 관심이 깊은 분들이 호기심 가질 만한 책이 분명하고 전문 용어들과 개념들이 쉽게 인지되지 않기도 하는 저항은 있지만 한 번 읽고 말 책은 아니기에 몇 차례의 독서를 더해 가면 흘러가듯 내면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나로서는 [세뇌와 탈세뇌] 그리고 호오포노포노에 대한 저자의 저술들을 통해 저자의 깊은 전문 지식에 대한 신뢰가 있어 더 본서에 지식들이 궁금했다. 내가 처음 이런 가르침들에 관심이 깊어진 이유는 초딩 시절부터 최면에 관한 책을 읽으며 누군가로부터 최면당하거나 세뇌가 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고 사회공학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부터 그 두려움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타인에 의해 내 의지를 통제당하는 경우의 수를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본서와 같은 류의 가르침들을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자의 저작들을 접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저자의 가르침들은 최면에서 시작해 마법 계열에 이르며 영성 체험 전반을 아우르는 규모였다.

 

본서의 내용도 최면 테크닉을 이론적으로 담기도 했으나 또 실행 가능하도록 설명한 책이기도 하다. 그 가르침을 체화하는 양식으로 선도와 토마베치 기공술 그리고 레이키를 담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가르침 전반에서 호오포노포노나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현실을 제어하는 마음의 힘 같은 느낌도 있고 사회공학의 양식이라고 느껴지는 대목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러한 양식들의 바탕은 모두 인간 심리의 이해와 심리에 대한 제어의 기법들이기에 당연히 저자의 가르침들에서 심리학과 최면과 영성의 기운이 아울러 인식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지 않나 생각된다.

 

저자는 이론이 아닌 일상에서 적용되는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기법을 선호하고 있고 그것이 본서에서 가르치는 기법들을 선도와 기공, 레이키의 양식에 더해 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계열의 가르침들에 목마르신 분들 가운데 다양한 교육 세션과 대학의 전문적 과정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저자분의 여러 저작들이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모든 과정을 마치신 분들이 자신의 이해를 돌아보는 차원에서 읽어보아도 좋을 저작들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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