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아이언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만나는 필름 속 인문학
라이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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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리뷰를 쓰건 포스트를 올리건 긴 글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어느 리뷰던 포스트던 읽을 때 너무 길다보면 지레 부담을 느끼고 몇 문장만에 스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관심을 갖자고 해도 길다보면 텍스트를 굵게 또는  으로 표시한 부분들을 훑어보고 마는 경우도 많다. 

 

어느 분의 직언처럼 포스트도 리뷰도 길면 대중들은 그저 스킵해 버리고 마는 경향이 대다수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SNS 등에서의 배너처럼 그 잛디 짧은 단문에 익숙해져서 직관적인 짧은 글에 관심을 보이지 긴 문장은 관심을 갖지 않고 스킵한다면 나는 도대체 어떤 리뷰 어떤 글을 써야하는 걸까? 

 

예스24가 이주의 우수 리뷰를 선정하는 경향을 보면 최근에는 달라진 듯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독서에 비견할 정도의 장문의 리뷰를 선호하던데... 서평단 응모에 선정해준 마음에 응답하기 위해서라도 장문으로 써야 할까? 아니면 다수가 읽고 부담없이 즐길 직관적인 단문을 선호해야하는 걸까? 

 

그래, 장문은 내 대뇌가 부담스러워하니 직관적인 문장으로 승부하자. 그것도 막상 써보려고 하니 쉽지 않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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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단 모집란에서 [니체가 주장한 초인의 모범은 조커였다? 매트릭스는 데카르트의 악마에서 태어났다? 마르크스는 설국열차의 혁명을 예언했다?] 단 이 문장들만으로 흥미를 느껴 서평단 응모를 하게 된 책이다.

영화는 물론 좋아하고 철학도 관심이 있지만 철학서들은 대체로 철학의 역사를 논하는데 치중해 사유의 꺼리를 깊이있게 되새기기에는 부족할 때가 많지 않은가?

영화 이야기로 철학을 가까이 한다면 공감과 사색이 교차하며 깊은 배움과 인상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기대였다.

 

니체가 주장했다는 초인이 과연 어떻게 조커인 것인지, 매트릭스에서 어떻게 플라톤이 아니라 데카르트가 언급된 것인지, 마르크스가 예언했다는 설국 열차의 혁명은 왜 이 시대의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인지 이런 의문들에 대한 저자의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 블레이드 러너, 12인의 성난 사람들(feat. 리갈하이), 매트릭스, 기생충, 그래비티, 조커, 내부자들, 다크 나이트(feat. 소리도 없이), 설국열차, 그녀]라는 13편의 영화에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마키아벨리, 융, 마르크스, 붓다]까지 11명의 철학자, 문학가, 정치사상가, 경제학자, 분석심리학자, 종교 창시자들을 매칭해서 만나며 (철학이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삶의 어느 대목에서도 철학적 사유가 없이는 진지한 선택을 하기 어려운 것이구나 하는 감상을 갖게되었다.

 

책을 펼쳐들기 전 부터 예상했던 것 처럼 영화라는 매체와 철학적 사유라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조합임을 되새길 수 있었다.영화와 함께 철학자들의 사유로 인도하는 저자 라이너님의 입담은 니체의 초인이라는 것이 이런 거였구나를 조커를 통해 엿볼 수 있고 배트맨과 납치된 소녀를 통해 융이 말하던 페르소나란 결국 자아의 한 부분을 담고 있고 우리가 연기해내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깨우침을 가져다 주었다. 

 

그녀를 통해서는 붓다의 공관과 무아를 들고나온 라이너님에게는 노장 철학을 논하실 것을 불교 가르침은 버거우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본서는 영화를 통해 철학과 철학적 사유에 한번 빠져보라고 유혹하고 있다. 나로서는 [12인의 성난 사람들과 리갈하이, 소리도 없이, 그녀]를 제외하면 모두 본 영화들인데 저자를 통해 영화를 좀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팁을 배운 듯해 좋았다. 철학을 깊이 알 수록 영화를 보는 눈이 더 깊어질듯 해 다른 철학서들도 더 공부하게 될 것 같다. 영화를 깊이 보고 싶은 사람, 영화를 통해 사유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사람... 아니면 철학을 일상에서 영화에서 읽어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권해도 좋을 책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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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1-03-23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하라님 리뷰를 읽으니 이 책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전 긴 글이 좋아요^^

이하라 2021-03-23 01:05   좋아요 1 | URL
긴 리뷰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읽을 때도 그렇지만 쓸 때는 정말 부담스럽던데요^^;
영화를 글로 소개받는다는 면에서도 영화로 철학을 풀어내어 준다는 면에서도 한번 쯤 읽어봐도 좋을 책 같아요^^

물감 2021-03-23 0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긴 리뷰를 스킵하지 않게 쓰기란 참 어렵죠... 글쟁이들의 평생숙제 아닐까요^^

이하라 2021-03-23 09:20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 핵심만 짚은 짧은 글을 쓰자고 해도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스킵하지 않게 쓰는게 정말 숙제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