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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학 입문 ㅣ 지혜를 품은 책 3
프란츠 바르돈 지음, 임동욱 외 옮김 / 좋은글방 / 2008년 4월
평점 :
마법서라는 정의도 맞겠지만 서양 수행체계에 대한 저작이라고 보면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유럽의 신비주의'라는 책을 통해 서양의 수행체계도 동양의 그것과 같이 다양한 방식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동양의 수행방식들과 크게 같은 선상에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다양한 서양의 수행체계 중 본서를 꿰뚫는 맥락은 현대의 중국에서 특이공능이라고 말하고 있는 초능력, 옛스런 표현으로는 법력을 키우는 수련이라는 것이다. 어느 수행이던 궁극에 이르면 깨달음이나 초월을 추구하는 것으로 귀결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양에서도 요가, 불교, 선도 등 분류에 따라 초월이나 합일, 깨달음, 연신환허 등으로 크게 그 맥락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다양한 유파에 따라 추구하는 바가 세밀히 들어서면 다르게 나뉘기도 한다.
서양의 수행체계도 큰 맥락은 하나님과의 합일이겠으나 마법에서 합일과 함께 중요시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영향력 확장과 현실의 초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서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수행 방식은 요가의 '땃뜨와 슛디'사다나나 불교 현교의 '자비수관' 또 밀교의 오륜관 수행을 연상시키는 수행으로 입문하고 있으며 오원소에 대한 영향력 향상을 근간으로 현실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 시키는 수행으로 나아가 종래에는 현실의 한계를 초월하는 수행으로 귀결하고 있다.
수행방식이 동양의 밀교 수행 보다 다채로우며 빠져들게 만들고 있기도 한다. 이 책의 도입부 부분이 따분하면서도 식상한데가 있어서 이론편을 읽고서 책을 던져 버리는 님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훈련편을 실수행에 적용하는 님들은 충분히 효과를 실감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서가 동양의 수행서들과는 다르게 능력의 신장이 어떠할지 과시하는 투(?)의 서술이라 판타지적이라고 우습게 볼 우려도 있으나 밀교 수행에 대한 식견이 있는 분들이라면 깊이 공감할만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