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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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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즈니스북스 bizbooks_kr 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국에서 반향이 큰 책이라고 들었고 렛뎀이란 말이 가리키는 방향성이 좋았다. ‘내버려 두라’는 말은 선승의 일갈과도 같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게는 내면의 안정을 찾으리라는 믿음을 주는 일갈이었다. 저자는 바로 행동하게 하는 지침인 [5-4-3-2-1 법칙]에 관한 책으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작가라고 하는데, 이 단순한 법칙과 렛뎀의 간명함이 일관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복잡해지지 말고 여러 생각만으로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라는 게 [5-4-3-2-1 법칙]의 요지라면 렛뎀 이론도 마음 상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적 갈등에 빠져있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다 싶다.
렛뎀은 내버려 두기(Let Them)와 내가 하기(Let Me)가 주제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내버려 두기’는 인생을 살며 대다수가 결국에는 깨우치는 바인 [받아들임]에서 표현 양식만 바뀐 바이기도 하다.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거나 받아들이려는 태도와 행동, 그것이 렛뎀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대개 갈등과 충돌이 다반사인 세계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소통과 설득을 보편적인 삶의 양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갈등을 해소할 때만큼 갈등을 더 키우거나 오해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런 갈등과 오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은 내가 먼저, 다시 말해 내 감정, 내 생각, 내 관점, 내 이익, 내 만족이 먼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대부분 20대 중반까지도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의 태반을 살고도 내가 먼저라는 이 생각이 바뀌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생을 조금 살아가다 보면 ‘나’라는 것이 내게는 자신이겠으나 타자에게는 그 사람 자신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나’들이 더불어 함께 행복한 길은 서로 자기만의 관점이나 바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다 자신의 원하는 바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뜻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이 당연한 진실을 깨우치는 데 왜 이리 오랜 세월이 걸렸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내버려 두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저자의 또 다른 주장 ‘내가 하기’는 두가지 경로로 실천될 수 있는 것이던데 저자가 말하듯 고민이나 타인은 ‘내버려 두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받아들여지기로는 ‘해석’의 문제였다. ‘친구에게 좋은 친구가 되려고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지 말자. 내가 좋은 친구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자’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조부모님을 뵈러 가지 말자. 조부모님과 가족을 우선시 하는 것이 내게 행복이라면 조부모님을 뵈러 가자.’ 저자는 이런 말들을 하는 데 이는 행동의 동인을 외부에 두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만족감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해석 같기는 했다. 이건 내가 만족을 찾는 해석을 하며 행동하라는 뜻이라면 좋은 말이지만 저자가 하는 말을 단순하게 ‘만족스런 일만 선택하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하지 마라’로 받아들인다면 이건 극렬한 사타니즘의 핵심 주제와 같아진다. 사타니즘의 핵심 주제도 ‘행복하라’이다. 하지만 이 주제를 실천하는 데 한 가지 단서가 붙는데 그건 ‘너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선택에서 남을 고려하지 말아라’이다. 앞서 말한 저자의 주장을 말 그대로만 받아들여 행동한다면 ‘자녀들이 날 필요로 한다고 근로와 가정에 충실하지 말자. 자녀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행복할 때만 일하고 가정을 돌아볼 것이다’가 되어 버릴 수 있고 낭떠러지에 매달린 아이나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며 ‘저 아이가 나를 보고 살려 달라고 소리친다고 저 아이를 구하지 말자. 저 아이를 구하는 행동이 나를 행복하게 할 때만 저 아이를 구하자’라고 사고들이 왜곡되어 버리면 결국 자녀도 버리게 되고 살려달라는 아이의 절규에도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극단적인 과장 같겠지만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되거나 죽어가는 아이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아주 작은 해석의 하나 차이가 천국도 지옥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석의 차이 하나로 지옥을 만들고 있는 사회에 기여하는 인물이 되고 싶지 않다면 바르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내가 만족스러워야 베풀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와야 할 사랑이나 보살핌은 당연한 것이다’라고만 믿어 버리는 순간 천국은 연옥을 거쳐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다.
내가 삶에서 얻어온 교훈들과 이 이론의 감상이 비슷하다는 것에서, 삶의 지혜와 심리 기법의 정수가 녹아든 것이 렛뎀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비틀즈의 [Let it be] 가 주는 여운은 삶을 통해 어느 순간 깨우침이 되기도 하는데, 이 깨우침들이 이 시대에는 [수용전념치료]라던가 본서 [렛뎀 이론]과 같은 치유와 자기계발의 방편으로 다가온다. 모두 내적 외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주는 지혜들일 것이다. 이론이나 철학이기보다 치유이면서 진리인 방편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전체 20장 중 5장까지만 편집한 가제본을 읽고 남긴 감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