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 정희진의 글쓰기 5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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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 거리의 지린내를 잔뜩 머리에 묻혀 온 그날 밤

방음이 하나도 되지 않는 에어컨 없는 낡은 호텔의 객실에서

우리는 아주 잠깐

몸으로 쓰는 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꼭 페미니즘여서가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쓰는 사람들은,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쓰지 않을 수 없는 몸을 가지게 되어버린 사람들은, 조금 더 애를 써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고. 정성을 들여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긍정, 자기 긍정. 돌봄, 자기 돌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자기를 잘 배워야 한다고. 알아가야 한다고. 무한한. 나 자신이라는 세계를.

 

누군가를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나를 바꾸는 거다. 하지만 종종 곁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바뀌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는 그것을 더 이상 헛된 통제욕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한 요구이며 치열한 협상이다. 그리고 지난한 노동이고 괴로운 과정이 될테지만. 한 번 쯤. 생애에 한 번 쯤은. 물론 내가 원하는 만큼 바뀌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지만, 포기하진 말아요. 왜냐면 사랑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사랑.*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방향으로 바뀔텐데, 그가 나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역시 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어가겠죠? 애초에 사랑하지 않는다면 바뀔 필요조차 느끼지 않을 테구요. 하지만 정말 제가 보탤 말은 아닌 게 나는 혼자니까. 내 주제에 무슨. 그래도 하다 안되면 저 같은 가능성도 있잖아요. 정 안되겠다 싶으면 혼자, 혼자도 추천입니다. 언제나 둘이 어렵죠. (쉬운. 그러나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은 혼자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차마, 당부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겁 없음. 나는 나의 겁 없음에 생각했다. 치열함과 치밀함 붕괴에 가 닿을 만큼의 매진에 대해서도.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뒤척였던 밤들에 대해서. 그러다가 오늘은 정희진의 새 책에서 이런 단어를 찾았다. <불성실함> 나의 못마땅함은 사랑 받지 못함이 아니라 함량 미달의 사랑어떤 불성실함에 있었던 걸까. 용기가 아니라 불성실 이었다면얼추 퍼즐이 맞춰진다. 그래, 그래서 사람들은 제도 안에 자신을 안착 시키고 싶어하지. 나 역시 매사에 성실한 편은 아니지 않은가. 조금은 불성실해지고 싶어 제도를 요구했구나 너는. 나는 사랑을 요구했고. 결혼이 성실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성실의 방패막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사실 모두 알고 있었는 데 나만 또 몰랐구나


애초에 애초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던 나의 교조적인 성향이 언제나 문제였고. 이런 성향의 나는 조금만 알고 그저 열심히 살면 되었을 텐데, 하필, 하필이면 내가 태어나 사는 세계는 무한히 무한히 자유롭다. “(99) 무한한 자유,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유의 시대다

 

어쨌든 이제는 삶에서 놓을 수 없어진 나의 성실함. ‘머리으로 으로 따로 떼어 나눌 수 없는 나눠지지 않는계속해서 분열하지만 딱 붙어 있는나에게 돈이나 시간을 가져다 주지 않는그러나 없이는 살 수 없는외로움의 총체와도 같은 동시에 그래서 더 절실한 다른 세계와의 만남과 연결인그 (비생산적) 일들을 정희진은 공부라고 표현해주었고,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공부구나 하면서 조금 웃는다.

 

공부, 공부하세요.

나는 나한테 말하고 있었네.

공부, 열심히 공부하세요.

 

여행지에 돌아와서 시차 적응이 덜 된 내가 오밤중에 갑자기 삘받아 열심히 한 것은 책장 정리였다. 물론 직접적인 까닭은 잠자냥의 책장 정리 페이퍼(https://blog.aladin.co.kr/socker/13832144) 때문이었지만, 거실이 읽다 만 책으로 점점 뒤메질 스러워지고 있었기 때문... 



250~300권 정도를 유지하던 나의 책장은 1년 사이에 500권으로 두배 증식 하였고, 도끼옹 전집을 위해 마련한 나의 페미니즘 책장은 이제 완전한 철학&페미니즘 책장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도끼옹 전집은 침대 맡에 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몰랐는 데

수치스럽게도 (에바 일루즈 정리하다 보니)

사랑.. 이 생겼다. (푸코 칸을 압도한다. 그럼. 푸코. . 내게 사랑이었니?)



내가 읽었던, 읽으려고 사둔 사랑에 대한 책이 이렇게나 많았던 거다

놀랍다. 나 사랑에 진심인 여자였다. (그렇게 사랑이 싫다면서요...크크크크크크큭....)


사랑을 이루고 있다는 단어들. 어떤 날은 노력에 어떤 날은 존경에 어떤 날은 용기에, 투사에, 이름에, 실존에, 꽂혔다. 그래서 사랑을 잘했냐고요? 잘하게 되었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 😞 슬프게도 제가 사랑을 공부하기 시작하자 수월하게 타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흐린 눈이 잘 안되는 사랑고자가 되었는 데 말이지요하지만 이만큼 열심히 사랑을 글로 공부하면서 주체와 타자를 나누는 구태한 이분법을 해체하는 연습을 하고 그것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주체 나 사랑 타자 사랑 주체… 그러합니다… 언어의 물성에 대해 언어의 현실성에 대해 연구하며 즉 글로 사랑을 배우면 사랑 그거 할 수 있어진다는 뭐… 응? 이제는 뭐? 아무튼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 그리고 사랑을 언어로 공부하는 것은 현실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몸으로 받아들인 지식이 융합되어 있는 타자의 몸과 만나 또 융합하는 새로운 앎-지식을 생산하며어쨌든 저는 신.중.한 사람이므로 먼저 글로 사랑 공부를 끝.낸. 후에 사랑도 시작해보도록 하려 하였건만은


나는 <헤어질 결심>을 봐버렸고. (크허헝🤣🤣) 사랑 좀 잘 알 알라딘 이웃들은 사랑 자꾸 불가항력 막이래. 그래서 나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머리로 사랑을 한다던 부장님께 비법을 좀 배우고자 자문을 구하였는 데, 그는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노래를 틀어주었다. 쟝님, 그냥 이 노래로 가슴을 찢어버려... 라고 했지만 저는 그 노래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이것이 사랑을 글로 배운 사람의 총체적 난국....


(미련) 실은 책장에 꽂힌 저 책들을 아직 다 완독 못해서 인게 아닐까요?

그러므로, 마침내, 사랑, 다 읽은 다음에 생각해보겠습....(그러므로 아직, 섹스는, 아주, 멀었다 잠자냥아,)

 

... 이웃님의 우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딴 인문학 책 말고 문학을, 소설을 더 읽는 게 좋지 않겠냐구요?

. 나는 소설을 분석한 책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나의 장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영화라도 좀 보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쓴 글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나의 장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잠은 안 오네요. 낮잠을 많이 잤거든요. 이거 참. 큰일 났습니다. 


덧붙임.

참, 정희진의 이번 책은 어떤 결의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편이 훨씬 좋습니다. 선생님. 가시는 길. 응원합니다. (우리 가는 길은 다르겠지요~ 그것은 저의 당파성이니까요~) 당신의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 내면서 공부. 사랑. 합니다. 그거. 나. 

공부를 하세요. 공부가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시대니까, 돈 안드는 나만의 공부를 하는 거예요. - P99

나는 내 몸의 역사다. 개인의 몸은 그 개별성 때문에 앎의 내용과 가치관에 따라 현실과 합쳐지는 범위가 다르며 만들어지는 지식도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 - P101

다른 사람의 몸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삶은 몸들의 개별적 화학이다. 요컨대 인생사에서 공부는 혼자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다. … 여기서 말하는 공부(工夫)는 글자 그대로 특정 분야에 자기 몸을 훈련하여 장인(匠人)이 되는 것이다. 거창한 얘기가 아니다. 공부는 세상이라는 공방(工房)에서 대장장이에게 망치질을 당하고 불에 녹아 쇳물이 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환을 거듭하며 *내 몸에 기(技)와 예(藝)를 새기는 것*이다. - P102

*주변에 어떤 사람을 가까이 두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공부처럼 좋은 예도 없을 것이다.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운이 없다.
공동체를 꾸리거나 도반(道伴)을 맺는 것이 함께 공부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제도 안팎에 동시에 존재한다. 학교, 배타적인 연애, 가족 제도는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대표적인 공부모임이다. - P103

반면 개인이 조직하고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공부 모임이나 제도로부터 자유로운, 두 사람만의 관계인 도반이 있다. 공부에 필요한 적대는 일대일 관계이므로 도반은 두 사람이어야 한다. 세 사람이면 대화가 흩어진다. 도반이 ‘유사 연애’의 모습을 띠는 이유는 검열 없이 대화가 오가고 상대방의 뇌에 출/입할 수 있을 만큼 둘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03

학교, 가족, 이성애 같은 제도적 관계는 제도 자체가 관계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 덜 요구된다. 반면 제도권 밖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흔히 생각하듯 개인이 공동체나 도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개인이 열심히 공부할 때만, *즉 스스로 융합을 멈추지 않을 때만 관계가 지속된다*. 모이는 것만으로 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 내부에 융합이 있어야 외부와 ‘함께’하는 공부가 가능하다. - P104

융합은 합하는 작업이 아니라 융합하는 개별적 몸들이 접속하는 상태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각자의 가치관이 충돌하여 새로운 사유를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인과 충돌할 자기 만의 몸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도반은 믿을 만한, 편한 길동무라기보다는 자극과 긴장 관계에 가깝다. - P104

성질급한 이들은 혼자 득도하는 쪽을 택한다. *상대에게 더는 배울 것이 없을 때 남는 것은 노동 뿐이다*. 그래서 상대를 ‘버리는데’, 그 이유를 아는 상대도 있고 모르는 상대도 있다. 혼자 남겨진 ‘을’은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융합하는 상대방의 몸(mindful body)에 집착한다. 대개 치정으로 간주되지만 그냥 한쪽의 불성실이다. *성실한 삶은 어렵기 때문에 불성실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길동무가 지속되려면 서로 보조가 맞아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나는 "그냥 친구로 남자"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 P104

융합은 먼저 내 몸에서 일어나고 그 다음에 공동체나 도반에서 일어난다. … 스스로 융합된 몸이 되어야 다른 융합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는 편이 바람직하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당파성의 지속적인 생산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가치관의 충돌과 재생산이 없는 공동체나 도반이 무슨 소용인가.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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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8-09 23: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잠이 안 와요? 나가서 3만보만 걷고 와요~~ 앗 아니다 맨홀 뚜껑 위험하다! 쟝쟝, 곧 책 천 권 증식을 앞두고 있군요?

쟝쟝님께 “했구나, 마침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희진 쌤 이번 책 증말 좋아요! 공감공감

공쟝쟝 2022-08-09 23:50   좋아요 3 | URL
이 속도로는 천 권 증 식. 매우 수월. 했구나......... 마침내.... 했구..마침.... .....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제대로 해체하면 나는 나 스스로 섹스도 가능한가요? 희진 샘 알려줘요. (문득 깨달음) 희진샘이 사랑하는 해러웨이.. 해러웨이... 사이보그 사이보그... 기계.. 기계......... ( 지금 내 뇌 어디로 튀는지 보여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0 08:04   좋아요 2 | URL
기계... 음... 아침부터...
(왜 알 것 같죠?)

공쟝쟝 2022-08-10 16:11   좋아요 2 | URL
수하님ㅋㅋㅋㅋㅋ ㅋㅋㅋ 이 개그는 수하님과 나만 피식거리는 걸로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0 16:14   좋아요 2 | URL
와.. 희진샘… 이번 책 읽을 수록…. 우리시대의 위대한 대현자의 탄생을 이번 책에서 목도하는 것 같아서 저 가슴이 뻐렁쳐요, 여러분!!!!
감히 1,2권 읽고 아, 선생님도 이제 나이가 드셨구나 라고 생각했던 철없는 날 용서해요 ㅠㅠ 그렇지만 난 혐오주의자는 아니지만 ㅠㅠㅠㅠㅠ 언젠간 워마드(?)의 진심을 봐주시겠죠 ㅠㅠㅠ 샘 화이팅예요 ㅠㅠㅠ

단발머리 2022-08-10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일루즈 책 많네요. 난 달랑 한 권인데 ㅋㅋㅋㅋ 일루즈 가져요, 나한테 정희진쌤 주고요. 이번책 넘 좋지요. 줄도 못 치고 숨죽여 읽었음요.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아니 인도에라도 태어났으면 버틀러, 스피박 안 부러운데… 나는 그게 젤 원통하다.
이제 굿나잇😴
내일은 또 내일의 비가 오려나.. 걱정되는 밤… 그럴 때는 책이 최고… 난 이제 그만.. 잘게요. 진짜 굿나잇😴

공쟝쟝 2022-08-10 00:33   좋아요 1 | URL
ㅠㅠ 너무 좋아요. 선생님 계속 더 멀리 가세요. 더 높이 날으세요! 하고 싶은 공부 다하고 하고 싶은 말 다 하세요. 그거 따라 읽는 나는 진짜 나는 은혜받은 사람입니다. 나 선생님 보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거예요. 샘이 쓴거 다 읽고 죽는 게 내 목표임 ㅋㅋㅋㅋ 굿 나잇 😍

2022-08-10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0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8-10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스라고는 드골공항밖에 안가봤는데(비행기 경유하느라요), 그 드골공항의 기억이 무지막지한 지린내라는..... 인천공항보다가 거기 보는데 허걱이더라구요. ㅎㅎ
사랑공부 좋네요. 사랑을 쓴 책들, 사랑에 대해 말한 어떤 책이라도 좋지 않을까요? 내 맘속에 사랑에의 의지가 충만하다는 거니까 말이죠. 행복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응원 백만개쯤 보냅니다 ^^

공쟝쟝 2022-08-10 17:20   좋아요 1 | URL
직접 가서 보지 않고는 모른 다는 말이........ ㅇ ㅏ..... 빠뤼... 벨기에.... 는 왤케 거리 곳곳에 오줌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요 ㅜㅜ 암스테르담도 화장실 유료긴 한데... 잘살아서 긍가.. 암스는 지린내가 안났거든요? 근데 아래로 내려갈 수록.... 빈부격차 때문일까요? (되게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이 유료면 적어도 화장실 몰카범은 없겠구나 하게 되고..... 암튼 네럴란드 세계최고 선진국인 듯해요. 제게는 그랬습니다.

사랑.... 공부..... 10대의 나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20대의 저는 사랑에 어려움을 겪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고, 30대 초반의 저는 똑똑한 여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종류의 언설에 너무 화가 났었어요. (나는 똑똑한 데 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내 삶은 대체할 수 있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 처럼 내 사랑 역시 그럴 것이다 라는 잠정적 방향아래, 사랑 그게 좋은 것이라면 좋은 것, 그래, 그 좋은 것을 향해! 이러면서 공부 계속 이어나가보려구요. 제게 사랑은 ‘공부‘ 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0 14: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여행은 평생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겠습니다.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보고, 많이 대화하고...방음도 안되고, 에어컨도 안 나오는 찌는 숙소에서 지쳐있을텐데, 저렇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도 드물테고, 또 그것을 경청하여 두고 두고 곱씹는 사람도 드물테죠^^
환상의 콤비에요!!(이것도 넘 옛날 말인가?)
저는 공쟝님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부장님의 면모가 엿보여 왜 커서 다락방이 되는 게 꿈인 것인지 알 것 같아요ㅋㅋ
저도 어제 정희진쌤 책 받았는데 책을 읽으면 사랑공부를 하게 되는군요?
저는 좀 뻣뻣한 사람이라 사랑 실천이 잘 안되어서 종종 고민일 때가 많아요. 저도 공부 좀 할랍니다!!! 그 사랑 공부요♡


공쟝쟝 2022-08-10 17:31   좋아요 2 | URL
도반. 함께 길 걸으면서...... 세상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실컷 신나게 이야기하면서도, 중간에 멈춰서 풍경에 감탄하는 그런 근사한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특별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많은 책, 더보다 더 많은 걸음, 저보다 더 많은 흥과 체력을 가진 친구라ㅋㅋㅋ 제 젊음이 조금 수치스러웠 (-_- ㅋㅋㅋㅋ)지만....... 제가 더 많이 먹고, 많이 걷고, !!! 반드시!!! 더 건강해지겠습니다 ㅋㅋㅋ
이 책을 읽으니 제가 모르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 그런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사랑할 것이 남아 사랑을 공부하는 내가 멋집니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나 했더니.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더군요 ^^ 함께 해보아요~

잠자냥 2022-08-11 14:15   좋아요 2 | URL
그분은 심지어 쟝보다 더 많은 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4:22   좋아요 1 | URL
저는 무성욕자입니다.

다락방 2022-08-12 09:40   좋아요 2 | URL
섹............... 뭡니까? 뭐죠? 흥!!!!!

잠자냥 2022-08-12 10:06   좋아요 1 | URL
부장님~ 에이 알면서~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아...또 나의 머리카락이 더 길어지는 것인가???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상상하지 말자ㅋㅋㅋ

mini74 2022-08-1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칸 ㅎㅎㅎ 넘 낭만적입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7:37   좋아요 1 | URL
<사랑은 지독한 혼란>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사,랑,은, 사치일까?> <사랑은 왜 불안한가> <사랑은 왜 끝나나> <사랑은 왜 아픈가> <불구의 삶, 사랑의 말> ............. 제목이 다 이따위 인데... 낭만적이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읽고 나면 저도 책 하나 써볼랍니다. <사랑,을, 글로 배웠더니(결국 실패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8-10 17:38   좋아요 1 | URL
칸만 낭만적이군요 ㅎㅎㅎ

공쟝쟝 2022-08-10 17:40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네.......... 칸만 낭만적입니다......... 부질없는 <사랑> 내가 다 도려내버리겠다. 크아아앙!

라파엘 2022-08-10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과 마음을 다해 평생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제가 천착하게 되는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에 가깝습니다만... 😅
쟝님이 사랑을 공부하신다니, 독서가의 여행법에 이어서 독서가의 사랑법이 기대가 됩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8:32   좋아요 2 | URL
진짜 자신을 진짜 타인을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세계 전체를 사랑할 수 있다고, 그것은 연마 연구 공부 터득 학습 해야하는 종류의 것이라고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말하죠. 뒤집어 말하면 전체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으면 개인을 사랑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뜻. 그러나 전체도 미시세계도 우리는 알 수 없게된 축복받은 세대이니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는 천착야 말로 이 시대 사랑에 맞는 공부법 아닐까요?
앗, 독서가의 사랑법 ㅋㅋㅋㅋ 좋은데?
(그러나 여행편 도 아직 다 못올림 ㅋㅋㅋ)

라파엘 2022-08-10 19:35   좋아요 2 | URL
언제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마워요!! 쟝님, 평안한 밤 보내세요~ 😊

잠자냥 2022-08-11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장 스토킹해보니까 정말 문학은 없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의 책장을 융합해야.....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2:47   좋아요 2 | URL
아 문학 에세이 외의 다른 책은 ㅋㅋㅋ 침실에 ㅋㅋㅋㅋ 저 문학 많아요!!!! 근데 잠자냥은 문학 매우 대단히 많아요 🤣🤣🤣

mini74 2022-09-08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겠다는 출사표 던지신 리뷰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09-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시에나 2022-09-1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도 사랑에 진심이시군요. 저도 사랑 안 해, 관심 없어, 이러면서 사랑에 관한 사회학, 철학, 페미니즘 다 사들이고 다 읽고 그래요...ㅎㅎㅎ 사랑에 관심없다는 자들이 사실 누구보다 사랑에 뜨거운 자들이라는 걸... 저는 뒤늦게야 인정했어요. 크큭.

지금은 일루즈의 책 다 읽고 남성 철학자들의 사랑 타령(!)을 읽으려 했는데. 남자들 것은 너무 순진해서 읽기가 싫어서 멈춘 상태에요. ㅎㅎ 어쩜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른지. 여자들의 책은 사랑 때매 아파 죽겠다는 건데, 남자들은 어우.. 진짜.. 너무 유아적.


사랑에 관한 책을 파면 팔수록...너무나 답답한 건 이것이 여성에게 ‘이성애‘로만 너무나 명백히 쏠려있다는 것일텐데요. 아시겠지요. 에바일루즈의 책을 읽으면 여성들이 빠진 모순이 너무나 잘 나와있어서 가슴이 콱 막히더라구요. 결국 일루즈의 포인트는 저는 여자들은 남자들을 못 버린다, 그 정서적. 성애적 애착을 너무나 갈망하고 원하기에 머리로는 페미니즘을 습득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남자에게 보호받기를 원한다는 거..그리고 그건 결국 여성에게 이성애를 인정의 전부이자 최전선으로 세팅해둔 빌어먹을 지금의 체제 때문인데.....

저도 이 주제로 (무려) 초고를 쓴 게 있는데 어서 다듬어야 하는데요. ㅎㅎㅎㅎ 공쟝쟝님의 리뷰 기다립니다.

공쟝쟝 2022-09-19 11:50   좋아요 1 | URL
우와 기대됩니다^^!!!

그렇죠, 당장은 버릴 수 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사랑이 다른 모습이 되도록 사랑을 다시 발명 발견해야겠죠? 그러기 위해서 사랑을 끊는 실존적 판단도 좀 더 존중되야할테고요…. 아무튼 매실님의 글이 필요하단 건 확실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빌어먹을 이성애… ㅠㅠㅠ ㅠㅠ (몸부림친다..)

시에나 2022-09-22 19:53   좋아요 1 | URL
기존의 사랑을 끊는 실존적 결단...매우 공감하고, 또 그러면서도 다른 사랑의 발명, 매우 필요합니다. 공쟝쟝님 이 글을 두 번 읽은 다음, 생각하는 건데... 저도 사랑 없이는 못 사는 부류임을 인정했어요. 사랑하는 게 너무 좋아요. ㅋㅋㅋ 그런데 그 사랑이 ‘내 옆에 살아있는 평범한 인간 남자‘랑은 정말 어렵고 그쪽으론 마음이 안가요. ㅎㅎㅎㅎ 그런데 꼭 사랑이 그런 이성애 뿐만이 아니기에... 우리 같은 (공쟝쟝님과 저를 막 묶습니다.ㅎㅎ) 인간들에게 사랑이 열려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공쟝쟝 2022-09-22 21:10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제게 주어진 성역할에 충실했던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남자들이 기대하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지 않자 그토록 많던 남자 사람 친구들 대부분과 멀어지게 되었어요.ㅋㅋㅋㅋ
이성애가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인건 알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요. 나 역시 어떤 친밀함을 원하고 완전한 성역할이 걷어내진 무균실 같은 곳에서의 사랑은(특히 이성애)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요. 그럼에도 사랑하고 싶다면 뭔가를 발명하고 발견해야죠. 음... 사랑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어요. 사실 없을 수도 있겠죠. 사랑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남들의 것과 같아서는 안되죠!! 아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그런데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추구하는 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