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벤트에 늘 열심히 참여해 주시는 울보님 이벤트라서,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넘 어려웠어요! ㅠ.ㅠ
내게 소중한 것...소중한 것...
지금 마시는 커피의 맛도, 자판을 두드리는 내 손도,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고 살 수 있다는 사실도,
일이 있다는 것도, 일하다 서재에서 농땡이를 부리는 시간도,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뭐라 뭐라 써서 올리면 찾아와 읽어주시는 님들도,
여름엔 덥다고 밀쳐내고 겨울에 춥다고 파고드는 나를 봐주는 옆지기도,
시시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머리를 서늘하게 하는 이분, 저분, 그분...
모두 소중해요. 소중한 게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런데
세상에 정말로 없으면 안 되겠다 싶은 거,
그런 걸 꼽으라고 하면... 모르겠어요.
공기? 밥도 자유도 없다면 오로지 숨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을까?
가족? 세상에 내 식구만 살아남는다면 좋을까?
나? 만약 내가 탄 배가 침몰하는 순간에 구명정이 하나뿐이라면,
많은 사람들 중 하필이면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주장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
(이 표현은 미하엘 엔데의 <자유의 감옥>에 나오는 건데. ^^)
하지만 너무 허무한 결론이죠? ^^
그래서 이벤트 끝나길 기다렸다가, 울보님께 변명 삼아 엽서 보냅니다.
울보님 다정한 마음씨에, 시시때때로 위로 받으며 지낸답니다.
고마워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