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 "봉쇄" … 고1 촛불집회 비상
[중앙일보 2005-05-07 08:52]


[중앙일보 한애란.백일현.이충형.김성룡] 7일로 예정된 고교 1학년생들의 '내신 위주 대입제도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를 앞두고 교육당국이 초비상이다. 교육부는 '내신만으로 대학 가는 것은 아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며 설득에 나섰고, 서울시교육청은 고교 교사들을 동원해 집회를 원천 봉쇄키로 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집회를 강행할 태세여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6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고교 내신 성적과 관련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고교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 "교사 동원, 원천 봉쇄"=김진표 교육부총리는 6일 고1 내신 성적과 관련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호소문에서 "모든 과목의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새 대입제도가) 잘못 인식되고 있다"며 "내신 성적의 중압감으로 불안해 하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집회 현장에 장학사 181명과 시내 292개 고교 1학년부장.생활지도부장 등 총 765명을 동원해 참가자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자기 학교 교사가 집회 현장에 나가 있으면 학생들이 집회에 오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집회를 원천 봉쇄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귀가하도록 지도하되, 불법 행위를 저지를 경우 교칙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다. 대부분 학교는 교칙에서 불법 집회에 참가한 학생을 징계토록 규정하고 있다.

 

◆ 학생들 "막아도 간다"=교육당국의 저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1 학생들은 집회에 참석할 움직임이다. B고 1학년 박모(16)군은 "우리 반 37명 중 20명이 간다"며 "교육청이 막아도 꼭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이 집회 장소에 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안도 짜내고 있다. C고 김모(16)양은 "교복을 입으려던 계획을 바꾸어 사복을 입기로 했고,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촛불집회를 처음 제안한 사단법인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은 예정대로 7일 오후 6시 자살 청소년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신등급제 반대 추진'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럴수록 더 뭉쳐야 한다'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동향을 주시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대부고는 담임 교사들에게 조회.종례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동요를 막도록 지시했다. 청담고는 최근 '집회에 되도록이면 참석하지 마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 전국 확산 조짐=지방에서도 촛불집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부산 지역 고교 1학년생들 사이에 '8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내신등급제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대구에서도 일부 학생이 '7일 오후 7시까지 동성로에서 집회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한애란.백일현.이충형 기자 aeyani@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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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5-0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데 왜 저 난리들인지 모르겠어요. 막으니까 더 반발하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