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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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스름한 여명 속에 객지에서 온 짐꾼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신발을 끌며 묵직한 짐을 내려 놓은지 얼마 안 돼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이 정욱의 둘째 아들영우였다. 자신이 죽은 자의 아들이 되기 위해 세상에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 없는 아기의 울음소리는-23쪽

지장 (智將)은 덕장(德將)을 이기지 못하고. 덕장(德將)은 복장(福將)을 이기지 못한다,

지혜로운 장수 덕이 있는 장수 행운이 따르는 장수 그것들이 인생의 세 가지 행로라고 할때 나는 어디에 해당할까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남한테 쉽게 호감을 얻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또한 호감과 신뢰를 받느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일이 운좋게 술술 풀리는 놈 앞에서는 지게 돼 있다,-172쪽

장남에게 마음껏 부랑의 자유와 위악을 탐닉하다가 돌아온 동생을 진정으로 환영하는 뜻에서 발을 씻어주라고 명령한다,-175쪽

영준에게는 때로 자신을 흔한 기성품으로 보이도록 포장하는 방어본능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타인에게 자신을 그러내려는 허세가 아니라 타인이 시선으로부터 숨으려는 의미의 포즈였다. 남들이 예상하는 대로의 자신을 연출함으로써 오히려 타인의 관심으로 부터 멀어지려는 것이다,-182쪽

조금의 망설임이나 어긋남도 없이 앞뒤가 딱들어맞는 것은 거짓말이기 쉽다,-191쪽

진실이란 대개 추악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밀이나 거짓말은 나약한 존재인 인간의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후수단이다. 진실이라는 공의( 公義)에 의해 쫓겨다니다가 마지막으로 도달하여 몸을 숨기는 막다른 골목의 어둠이라 할 수있다,-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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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3-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며칠째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 왜 아직 못 읽었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서재질을 관둬야 책을 읽을것 같아요....ㅠ.ㅜ
근데 재밌었나요? 다들 은희경이 바껴서 오히려 실망이라는 말들이 많아서요...

울보 2005-03-0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만큼은 아니예요 제가 기억하는 은희경님의 소설이랑은 많은 변화가 있는듯 싶습니다,,,왜 가끔 너무 스토리가 많아서 뒤죽박죽..요즘 소설들이 다 그런건지..
조금은 정신차려서 읽어야 하는 소설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