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고향집에 온 김에 옛날 사진 몇 장 되져본다. 



우리 부모님은 어머니집 앞마당에서 전통식으로 결혼을 하고 이렇게 사진을 찍고 아버지 집이 있는 읍내로 나오셨단다. 



이젠 일흔이신 어머니도 한때는 젊고 고운 여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엄마 닮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왜 아빠 닮았을까? ㅎ 



이젠 빛 바랜 두분의 젊은 시절.  

아빠는 엄마집 대청마루에 드러누워서 엄마랑 결혼시켜달라고 마구 졸랐다 했다. 



아빠를 많이 닮은 나. 



서른 일곱에 나를 낳으셨는데 이때도 참 고우셨구나. 



한참 잘하다가도 사진기만 되면 사람만 많아지면 경직되던 나는... 저 발표회때도 백설공주 역할을 단숨에 웅켜지기는 했으나... 시작도 전에 울먹이고 있다.. 참 나는 담이 작은 놈이다.  



외할머니, 엄마, 나.. 할머니는 가시는 그 순간까지 참 정갈하시고 못하는 짠지가 없던 솜씨가 좋던 분이셨다. 둘이 찍은 사진이 겨우 이것 한장이더라.  

우리 어머니가 시집 보내고 한번도 와보시지 않는 외할머니께 섭섭해서 투정을 부렸더니. 

'부모는 자식있는 곳에서 눈을 한시도 못떼고 산다'고 하셨단다. 

그래도 시집 어른들이 무서워 못와보던 참 무서운 시절을 살아낸 우리네 어머니들. 

엄마랑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할텐데.. 그게 생각만큼 잘안되는 나는 나쁜 딸.


댓글(47)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10-05-2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들고 나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이 거의 없어 섭섭하다.
이제라도 부지런히 찍어야지.

웽스북스 2010-05-2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어머니 젊은 시절 사진 보니까,
지금의 휘모리님이랑 똑 닮으셨는데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1   좋아요 0 | URL
아 닮았다는 사람없는데 ㅎㅎㅎ
광대뼈만 닮은듯 ㅋㄷㅋㄷ

꿈꾸는섬 2010-05-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아버님 모두 예쁘고 잘 생기셨네요. 휘모리님의 애기 사진도 참 예쁘구요. 어머님과도 많이 닮은 듯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2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면서 점점 비슷해지는듯도 합니다. 아마 말투나 행동이 비슷해서 그런듯해요 ^^

fiore 2010-05-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포스팅을. ^^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3   좋아요 0 | URL
옛사진들이 보관 부주의로 자꾸 사라지는듯해서 한번 찍어서 포스팅해봅니다.

세실 2010-05-22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참으로 고우시네요.
저도 친정에 갔는데 딸내미가 옛날 사진 보며 즐거워 하더라구요~~
몇장 가져올껄 하는 아쉬움 들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4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처럼 디카로 찍으심이 어떨까요?
저도 어렸을때 사진이 자꾸 없어지는게 아쉬워서 한번 디카로 찍어보았어요.

LAYLA 2010-05-2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미인이셨네요 :)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4   좋아요 0 | URL
문제는.... 본인도 그렇다는 걸 안다는거예요 --;;
옆사람은 다소 불편함이 있답니다 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10-05-2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예쁜 부분만 쏙 빼닮으셨어요. 우월한 유전자!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5   좋아요 0 | URL
에... 아버지 닮아서 키는 작고 엄마 닮아서 얼굴은 커요!

순오기 2010-05-23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일곱에 낳으셨군요. 난 막내를 서른여섯에 낳았는데...^^
휘모리님~ 엄마 모습이 보이는걸요, 충분히 미모로우셔용!
외할머니의 말씀이 콕 박히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6   좋아요 0 | URL
막내라서 정말 좋은 점도 많아요.
저는 형제 중에 가장 덜 맞기도 했고 ㅋㄷㅋㄷ
아 집에 갔다가 서울 올때면 어머니가 아직도 울먹거리셔서 마음이 아파요..
이렇게 함께 살 수 있는 시간이 짧은줄 어렸을 땐 왜 모르고 그리 밖으로 돌았을까요?

마노아 2010-05-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 닮아서 이 정도 미모면 엄마 닮았다면 나라를 뒤흔들었을 거예요.^^
가족사진 참 보기 좋습니다.
얼마 전에 앨범을 들쳐보니 아빠까지 온 식구 다 나온 사진은 딱 한 장 뿐이어서 마음이 아팠어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7   좋아요 0 | URL
저희집 사진은 무슨 영문인지 자꾸 없어져요..
형제들이 하나씩 가져가는 걸까요?
제대로된 가족사진은 형제들 결혼식에 찍은 것 뿐이라 아쉬워요.

비로그인 2010-05-2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사진은 늘 아련해요. 그 점에 가끔 뒤적여 보면 참 기분이 묘해지죠.
다들 미모가 출중하셔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8   좋아요 0 | URL
저희어머니는 아직도 공주병이 다소 있으셔서.. 여전히 귀여우십니다 ㅎㅎㅎ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인연들이 아쉽고 돌아갈 수 없으니 더 마음이 아픈듯 해요.

L.SHIN 2010-05-2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이쁘시네요. 그런데 휘모리님, 반칙입니다.
어릴 때 사진만 보여주고, '현재형'을 보여달라구요. 현재형을. -_- 아,궁금하게시리..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09   좋아요 0 | URL
주변의 평가는 넌 어쩌다 이리되었냐..
과음은 정말 안되는구나 뭐 이런 --
(우리에겐 햄버거 원정대가 있지 않습니까 ㅎㅎㅎ)

L.SHIN 2010-05-24 17:30   좋아요 0 | URL
꺅- 맞다!
그 원정 1기를 위해 난 열심히 햄버거를 참고 있답니다.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5-24 19:33   좋아요 0 | URL
저는 햄버거 먹어본지가 너무 오래라 가물가물해요 ㅠ.ㅠ

다락방 2010-05-2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휘모리님의 미모는 혼자 쑥 튀어나온게 아니군요. 부모님 덕이었어요... 이래서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는 건가봐요. 어휴. 미모로운 부모에서 미모로운 자녀난다, 뭐 이런 표어가 생각나네요.(지금 제가 만들었어요.)아버지가 대청마루에서 드러누울만 하시네요!

저 갑자기 7월달에 태어날 조카 생각에 답답해 지네요. 조카가 자기 아빠쪽을 닮으면 곤란한데, 뭐 이런 생각이... 외탁해야 할텐데....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10   좋아요 0 | URL
조카는 어떻게 생겼던지 다 이뻐요!!
저희 오빠네 조카도 외탁했는데 불행하게도 오빠의 큰머리만은 닮았는데도...
제 눈엔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요 ㅎㅎㅎ

blanca 2010-05-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어머니도 닮았어요. 윤미네집 생각나요. 추억이 아련한 사진 너무 잘 보고 가요. 참 좋네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11   좋아요 0 | URL
어머니 삶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고 싶은데, 잘 얘기를 안해주세요.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꿈이 뭐였는지 이런게 궁금한데 말이지요.
개인의 역사를 잘 기억해두고 싶어요.

2010-05-23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3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4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5-25 08:56   좋아요 0 | URL
오 같이 살면서 안당해보시면 모릅니다 ㅎㅎㅎ

자하(紫霞) 2010-05-2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일 사진 귀엽네요~
어머님도 미인이시고~
전 휘모리님 현재모습을 모르니 그건 패스~~^^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14   좋아요 0 | URL
제가 초초초 우량아 였어요.
어머니께 제가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이히히히

비로그인 2010-05-2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훔..마지막 사진 보니 어머니와 많이 닮으셨는데.. ㅎ

일곱난장이를 보는 백설공주님 표정이 참 수줍어 보이십니다.. 그나저나 화장이 참 진했군요 ㅋ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15   좋아요 0 | URL
그땐 무용학원 원장님들이 화장해주셨는데 저렇게 무대화장을 해주셨어요 ㅎ
(하긴 그땐 평상시 화장도 진하게 했던거 같아요~)

엄마 닮았나.. 흠.. 전 잘 모르겠어요..

프레이야 2010-05-2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분을 적당히 섞어 예쁘게만 닮으셨네요.
휘모리님 어릴 적 이마가 특히나 참 예뻐요.^^
낡은 흑백사진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짠해질까나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17   좋아요 0 | URL
벼 서말을 심겠다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핸드캡이라 지금은 앞머리를 내리고 다녀요..
손바닥이 다 들어간다는...

가족의 역사를 기회가 있을때마다 많이 기억해두고 싶은데, 어른들은 많이 못배우신 것도 고생하신 것도 다 부끄럽게만 생각하셔서 말씀을 잘 안해주셔서 아쉬워요.. 그래도 짬날때마다 부추겨봐야겠어요 ㅎㅎ

비로그인 2010-05-2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못난데가 하나도 없구마는....
인물 훤하고 너무 알흠다우셔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4 08:24   좋아요 0 | URL
아잉 마기님은..
훤하기는.. 얼굴이 크긴하죠 제가 좀...
좋은 한주!

비로그인 2010-05-24 09:24   좋아요 0 | URL
조롷게 이쁜 이마...
찾기 힘들죠.
아휴....부러비~~

무해한모리군 2010-05-24 12:22   좋아요 0 | URL
핸디캡을 마기님의 응원에 힘입어 극복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올백을 하면 얼굴이 너무 커 보여요 ㅠ.ㅠ

비로그인 2010-05-24 14:4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서 얼굴 작은게 이상한거여요.
내가 요렇게 이쁜 이마를 가졌으면...어떻게든 내세우고 다녔을꺼인디...
볼수록 참하다!!!!

무해한모리군 2010-05-24 19:33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걔들이 너무 작은거죠 ㅎㅎㅎ

기억의집 2010-05-2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을 사진으로 뵈니 휘님이 왜 이쁜 줄 알겠어요. 게다가 휘님은 피부미인이잖아요!
여하튼 부러워요. 잘 관리해요.휘님, 나이들면 모공 늘어가는 거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관리밖에 없더라구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4 12:24   좋아요 0 | URL
에이 제가 무신 악건성이라 겨울엔 벅벅벅 ㅎㅎㅎ
어렸을때 화장을 안하고 다녔더니 얼굴에 잡티가 많아져서 이제 후회가 되는데 지금이라도 노력해보려고 안그래도 다짐은 합니다..
그런데... 깨끗이 씻는것도 생각보다는 어려운듯 해요 ㅎㅎㅎ

머큐리 2010-05-24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향집에는 잘 다녀오신건가요? 오랜만에 고향집에 다녀왔는데...뭐 좀 좋은 일은 없던가요?ㅎㅎ 휘님의 미모야 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5-24 12:25   좋아요 0 | URL
좋은 일은 없습니다 ㅎ
저희집에선 뚱띵이라고 불립니다 --;;
 

내가 '요즘 여성주의를 공부해 보려고 해'라고 말하기 가장 두려운 이유는 

주변 많은 남성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논쟁적인 주제들을 물고와서 

마구 물어본 다음에 잘 대답을 못하면 빈정되거나, '그러니까 여성주의는 안돼'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하는 중이고, 기왕이면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면 좋을 듯 하다. 

재미있는 것이 있어 이프에서 가져왔다.

http://onlineif.com/main/bbs/view.php?wuser_id=new_femlet_global&no=16030&u_no=73 

==================================

다음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발표한 페미니즘이 남자들에게 이로운 10가지 이유다.  


10) 페미니즘을 통해 남성들도 성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부터 벗어나 해방될 수 있다.

9)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여성적 기술을 남성들도 가질 수 있다.

8) 남성들은 그동안 동반자가 아니라 ‘밥 하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 가정부 역할을 하는 사람과 결혼하도록 세뇌당해 온 남성들은  외로웠을 것이다.

7) 여성운동은 남성의 수명을 평균 4년 이상 늘린다. 과로사나 폭력에 의한 죽음 등 전형적으로 남성역할에서 기인하는 죽음을 줄일 수 있다면 남성들의 수명이 여성과 같아질 것이다.

6) 아들들이 엄마와 친밀한 관계로 남아있을 수 있다.

5) 남성들은 다른 남성들과 지배와 위계질서 안에서 얽혀 있다. 페미니즘은 남성들을 통제를 위한 욕구에서 기인하는 자기혐오로부터 벗어나게 만든다.

4) 진지한 의례에서도 다시 웃음이 만발할 수 있다. 인디언 원주민의 의례에서 진지함과 웃음이 떨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

3) 남성들은 소외되지 않고 그들에게 감춰져 있던 재능을 계속 발견할 수 있다.

2) 성과 인종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누구도 다른 하나가 없이 그 하나를 뿌리 뽑을 수 없다. 누구도 인종차별주의에 찬성하면서 페미니스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즉 페미니즘이 인종차별 해소에 기여한다)

1) 페미니즘은 거의 모든 폭력의 근거가 되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숭배를 없앰으로써 성적인 계급체계를 없앤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10-05-1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제가 페미니스트인데요, 라고 말하는 남자는 싫어요.
그런 남자의 많은 경우 굉장히 에고가 높아서, 선택적으로 페미니스트가 되지만,
그럼에도 남성중심적 사고를 못버려서, 굉장히 가식적으로 보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권위적인)

무해한모리군 2010-05-20 08:52   좋아요 0 | URL
내가 패미니스트라도 틀릴 때가 많다는 걸 아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쟈니 2010-05-2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회사에서 여성주의를 강하게 말하면 어떤 남자들은 논쟁을 자꾸 시도하더군요. 그래도, 꾸준히 이야기하면 괜찮은 사람들은 곧 호응합니다. 여성주의든, 환경주의든, 그 사람의 기본 성향에 따라 잘 받아지는 거 같아요. 저는 사람의 성장 여부는 '역지사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

무해한모리군 2010-05-20 13:16   좋아요 0 | URL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이 바로 그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만 옳다 원래 알던 것만 옳다 생각하면 늙은 것이니 더 열심히 저도 남의 말 듣는 능력을 키워야겠습니다.

머큐리 2010-05-2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찔리는...

무해한모리군 2010-05-20 13:17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머큐리님은 열심히 들으시려고 하시니 논쟁을 일으키려는 태도랑은 다르시다고 믿어봅니다...
그런데 저도 돌이켜보면 후배들이 뭐 배워왔다고 하면 꼭 골려주고 싶던 기억이... 쿨럭..

2010-05-20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0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녀 - The housemai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자본주의 사회 우리는 이 영화의 하녀들 처럼 별 생각없이 일한다. 

비굴하던 잘못된 일이던 '직업'이라는 테두리만 갖추면 다 참을만해 진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돈'을 주고 받으면 대부분의 일이 그럴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영화는 생각보다 마음의 충격이 전해져오지 않는다. 

이런저런 주제의식 보다는 무대와 배우들의 동선 배치에 마음이 간다. 

배드신에서 하얀몸, 피아노가 놓은 방에서의 검은 옷을 입고 대각선에 앉은 두 배우의 모습.  

하얀 욕조를 청소하는 메이드 복장의 하녀.

집안 구석구석의 불안한 풍경 등등등. 

탐욕에 따라오는 거짓과 인간이 인간을 부리는 부조리를 환기시키고, 

기억하는 정도에서 느닷없이 영화는 끝이난다.  

뭔가 충분하지 않은 느낌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0-05-18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2010년 현재 하녀란 말이 어디에서 쓰이는지 무척 궁급합니다.하녀란 말은 식모란 말과 함께 이젠 주변에서 잘 듣지 못하는 말인것 같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9 08:43   좋아요 0 | URL
얼마전 티브이 프로를 보니 현대판 노예라는 표현도 쓰던걸요.

LAYLA 2010-05-1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방금 보고왔는데 제일 마지막 장면 이해가 가질 않아요. 그리고 제가 기대하던 영화가 아니라 너무 충격적이기도..

무해한모리군 2010-05-19 08:4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 기억되게 하는 것 밖에 없었다라고 이해하긴 했는데.. 무력하더군요. 현실이 그렇더라도 말이지요.

fiore 2010-05-19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누군가는 임상수의 냉소를 즐겨보라던가 그랬지만, 딱히 또 봐야할 냉소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저 기분만 나빴달까요.

대저택이란 무대에서 벌어진 연극같았어요. 휘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요소들은 기억에 남아요.
전 윤여정이 거의 누워있고 전도연이 다가가서 아이 낳을 거에요'하던 부분.
정말 연극같았어요.

아. 연극보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9 08:48   좋아요 0 | URL
정직하게 저는 재미없더군요.
내가 여자라 그런지 전혀 안에로틱하고..
참 거친 이야기가 감동이 되려면 형식도 어우러져야 하는데 뭐랄까 잘 포장된 상품같다고나 할까요?
각 씬에서의 농담의 변화라고 할까 빛의 변화?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비로그인 2010-05-19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걸 본 지인들이 한결같이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너무 완벽한 반면 2010년의 하녀에는 서스펜스가 빠져있다'라고 말하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9 12:14   좋아요 0 | URL
제겐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영화인데 매력이 없더군요.

fiore 2010-05-20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대한 휘님의 한마디한마디. 무지 맘에 들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5-20 13:17   좋아요 0 | URL
사실 정리가 안되서 40자평을 쓰려는데 자꾸 이렇게 써도 저렇게 써도 한글자가 넘어서 안되지 뭡니까 ㅎㅎㅎ
 

4월에 강원도를 다녀오며 사북역을 지나는데 

온통 모텔로 울긋불긋해진 그곳 역사에 탄광 굉도 전시장이 보인다. 

저 거친 곳에서 탄저균에 시달리며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들던 

폭도로 몰리고 빨갱이로 몰렸던 사내들이 일했구나. 

요즘은 근처에 들어선 카지노 탓에 도박빚에 몰려있다던가.. 

붉은 악마가 나를 이 땅에 발붙이는 자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518이 사북이, 그 아픔에 공명하는 사람들과 하나임을 

우리가 인간임을 느끼게 한다.   

518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많은 문제들에 기준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그 기준은 아직 조금도 낡지 않았다. 

적아 역시 너무나 명확하다. 

국가권력이 자본이 노동자에게 자연에게 무지렁이들에게 아직도 이렇게 폭력적이다. 

518현장에 숟가락 하나 얹고 방아타령이나 틀려는 저들은 아무리 그 의미를 희석해도  

우리는 그날의 그리고 현재의 폭력을 기억하는 날로 오늘을 삼는다. 

아 게으르게 흥청망청 사는 나는 오늘 밥 먹지 말아야겠다. 

부끄럽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5-1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국노에,, 국민을 사기쳐먹는 사기꾼을 대가리로 모시고 사는 우리가 너무 불쌍합니다.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1   좋아요 0 | URL
그걸 뽑은게 우리라는게 더 억장이 무너집니다 --

Mephistopheles 2010-05-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고 생각할 수 밖에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1   좋아요 0 | URL
또 근혜언니 치하에 살아야 하믄 어쩌죵 =.=

꿈꾸는섬 2010-05-18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부끄러워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2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아가들을 키우는 큰!! 매우큰!! 일을 하시잖아요 ㅎ

머큐리 2010-05-1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밥은 먹고 ... 열심히~~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2   좋아요 0 | URL
네~~ 아직도 야근중 ㅠ.ㅠ
저녁은 라면.. 아 그리운 쌀밥..

머큐리 2010-05-18 21:52   좋아요 0 | URL
이런...갑자기 따뜻한 밥을 사주고 싶게 만드는 댓글이에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19 08:48   좋아요 0 | URL
미역국도 어서 배우셔서 같이 해주세요 ㅎㅎㅎ

소나무집 2010-05-1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18에 방아타령이라니... 국민들에게 방아타령이나 부르면서 세상사에 관심 끊으라는 얘긴가 보네요. 속에서 불이~ 불이~ 나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2   좋아요 0 | URL
사람눈 무서운줄을 알게해줘야할텐데요.

쎈연필 2010-05-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북역을 지나오셨군요... 제 고향이에요 ~^-^
갑자기 넘 가고 싶네요. 사북...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3   좋아요 0 | URL
우와~ 사북이 고향이신분은 처음뵈요 ^^
막 숙박업소가 빼곡해서 난개발된 지역인가 했답니다.
예전 모습은 어땠을까요?
 

어느 순간부터 노년과 건강에 대한 티브이 프로를 유심히 보게 된다. 

그건 저자명, 지명, 책제목 막 이런 고유명사들이 머리속에서 뒤섞이고,  

때로 구구단의 칠단도 얼른 답할 수 없는 상태와 함께 다가왔다. 

일요일 홍대에서 매일 카페라떼 판촉 행사를 하는데 공짜 커피라도 마셔볼까 하고 줄을 서려는데 '스무살과 스물한살이신 분들만 드려요' 하지뭔가. 

대낮에 나이트도 아닌 곳에서 거절당하다니 느낌이 별루다. 

아마 성년의 날이라 그랬겠지만, 나도 커피 많이 사마시는데, 판촉인데 너무 한다 =.=  

내 애인이라는 사람은 노년을 위해 살아가는 듯 하다. 

내 소비행태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면서 그러다 늙으면 자살할 거라며 윽박지른다.  

현실이 그러하니 뭐 딱히 그를 탓할 수는 없지만, 

한번 뿐인 인생  

젊었을 때 많이 배우고 느끼지 못하면 나이들어 그러기는 더 힘들지 않겠는가. 

어쨌거나 자신이 크게 생각하는 효용과 내가 크게 생각하는 효용이 다른 것을 틀리다 말하는 행태를 연애하는 내내 고치지 못하고 있다. 

불편하다. 

불편한데 한치의 삐그덕거림으로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게 이놈의 사회니 그를 탓할 수도 없다.  

그저 내가 불편하고, 입을 다물 뿐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의 욕구욕망을 모두 충족시키려고 하다가는 지구가 파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기왕에 하는 소비라면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싶다. 

그런데 그 원함을 만든 주체가 내가 아니라 미디어이고 기업일지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다. 

쓸모없는 것을 원하고 그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원치않는 일을 하며 허덕거리며 사는 내 모습이 딱해 보이는건 당연하겠다. 

뭐 어쩌겠는가. 

여전히 나는 비싼 공연이 때로 보고 싶고, 봄이면 꽃놀이가 가고 싶고, 수입 탄산수도 궁금하고, 와인도 한잔씩 걸치고 싶은 날이 있다. 

나는 알뜰살뜰 살아서 노년의 죽지만 않는 삶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거지꼴을 못면할거라는 윽박지름 역시 적들이 만든 이미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두려움을 이용해 이런 저런(그 받기 어렵다는 보험 연금 등등) 상품을 또 팔아먹고 있지 않은가.

열심히 산 사람들이 노년에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는 우리가 함께 풀 문제인듯 싶다. 

나의 변명은 적들이 만드는 두려움으로 최소한 지금의 기쁨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 정도. 

그 즐거움을 좀 더 많은 사람과 좀 더 돈에 의존하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해보겠다는 다짐도 더불어 해본다. (자신은 없다 --)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10-05-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나이들어가는 내 모습이 딱히 싫지만은 않다.

비로그인 2010-05-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건 정말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개인의 가치관의 문제니까요.
난 휘모리님의 결혼 후가 살짝 짐작이 갑니다.
ㅋㅋㅋ알뜰한 남편과 정반대인 마기라서...^^

무해한모리군 2010-05-17 13:44   좋아요 0 | URL
구멍난 양말을 신고서 (5번이면 3번은 구멍난 양말을 신고나타남) 5백원이상하는 양말을 사시 않겠다고 버틸때는 정말 성질이 난다니까요 ㅎㅎㅎ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닌데 말이죠!

비로그인 2010-05-17 14:56   좋아요 0 | URL
결혼하고 나면 더할텐데....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5-18 08:38   좋아요 0 | URL
더! 상상도 하기 싫은데요 --

2010-05-1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7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0-05-1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요. 저는 애 키우면서 5천원짜리 티에 5천원짜리 바지 하나 사서 몇 년을 버티었는데 갑자기 그러지 않기로 했어요. 작년에 아는 엄마 한명이 암이었거든요. 그게 제 인생관을 변하게 했어요.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이쁘게 살다 죽자라고요^^
명품백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명품옷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명품 남자를 원하는 것도 아닌데 뭘.
휘님, 우리 끝까지 여성임을 잊지 말고 늙어요.
그 말은 이쁜 카페에 가서 분위기 나는 커피도 마시고
옷도 이쁜 거 사 입고
비싼 음식도 사 먹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

무해한모리군 2010-05-17 13:50   좋아요 0 | URL
정말 제가 다니던 체육관에 일흔이 넘으신 할머님이 계셔요.
아쿠아로빅을 하시는데, 운동이 끝나고 레이스스타킹을 옷에 멋지게 매치해서 입고 나가시는 모습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그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돈이 있다고 모두 즐길 수 있는것도 아닌듯 해요.
정말 언제 꼬맹이들과 함께 차한잔 나들이 해요 우리~

기억의집 2010-05-18 12:18   좋아요 0 | URL
이건 좀 아닌데..결혼도 하기 전에 여자친구의 소비형태에 뭐라하는 것은.
결혼하면 남자친구가 많이 쪼겠어요.
사사건건 물건 살 때마다 눈치 보일 거 아니겠어요.
아, 피곤해. 휘님, 남자은요. 그러거에 눈 감아 주는 남자가 편해요.
울 애아빠는 내가 책을 사든, 옷을 사든, 뭘 하든 잔소리 안 하거든요.
속으론 못 마땅하겠지만 그거 일일히 트집잡으면 쌈밖에 더 나겠어요.
결혼 생활은 내가 어느 정도 눈 감아 줄 수 있고 눈감아주는 남자와 하는 게 편해요.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자기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에 그렇게 투덜되요.
사실은 취미나 성미가 많이 달라서 힘들때가 많은데..
나도 부족하고 너도 부족한 면이 있겠거니 하며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들어와서 좀 보라고 할까봐요 --

마노아 2010-05-1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을 저당잡혀 내일을 살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주춤거리기는 해요.
그래도 5월은 확실히 지출과 문화 소비가 화려하기는 합니다.. 쿨럭...

무해한모리군 2010-05-17 13:51   좋아요 0 | URL
5월 말이죠 ㅠ.ㅠ
말씀을 마세요 흑흑흑..
마노아님 글을 보니 반성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 쿨럭

gimssim 2010-05-1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담하건데 님처럼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이런 글들을 쓰시는 분이라면 절대 노년에 그런 일은 없을 터...

무해한모리군 2010-05-18 08:40   좋아요 0 | URL
살면서 이런저런 고난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 고난을 슬기롭게 받아들이고 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한해한해 더 생기기를 바래봅니다.

꿈꾸는섬 2010-05-1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히 쓰고 적당히 모으면서 살면 될 듯 해요. 내일을 위해 오늘을 너무 궁핍하게 보내는 것도 옳지 않아요. 말은 이렇게 하면서 왜 이리 서글플까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18 21:27   좋아요 0 | URL
아휴 저는 정말 이번 달에 보리고개를 넘어가고 있어요 ㅠ.ㅠ

비로그인 2010-05-1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제 생각이긴 하지만, 양심과 노력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그래도 나아지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하게 되네요.

그리고 그 생각들로 거창하지 않게, 조용히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도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 휘님 안녕?

무해한모리군 2010-05-19 08:50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안녕 ^^

사람은 나이들면 쉬이 바뀌지 않는 법인거 같아요.
전 점점 운명론자가 되는지 고난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고난을 대하는 자세를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