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강원도를 다녀오며 사북역을 지나는데
온통 모텔로 울긋불긋해진 그곳 역사에 탄광 굉도 전시장이 보인다.
저 거친 곳에서 탄저균에 시달리며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들던
폭도로 몰리고 빨갱이로 몰렸던 사내들이 일했구나.
요즘은 근처에 들어선 카지노 탓에 도박빚에 몰려있다던가..
붉은 악마가 나를 이 땅에 발붙이는 자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518이 사북이, 그 아픔에 공명하는 사람들과 하나임을
우리가 인간임을 느끼게 한다.
518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많은 문제들에 기준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그 기준은 아직 조금도 낡지 않았다.
적아 역시 너무나 명확하다.
국가권력이 자본이 노동자에게 자연에게 무지렁이들에게 아직도 이렇게 폭력적이다.
518현장에 숟가락 하나 얹고 방아타령이나 틀려는 저들은 아무리 그 의미를 희석해도
우리는 그날의 그리고 현재의 폭력을 기억하는 날로 오늘을 삼는다.
아 게으르게 흥청망청 사는 나는 오늘 밥 먹지 말아야겠다.
부끄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