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고향집에 온 김에 옛날 사진 몇 장 되져본다.

우리 부모님은 어머니집 앞마당에서 전통식으로 결혼을 하고 이렇게 사진을 찍고 아버지 집이 있는 읍내로 나오셨단다.

이젠 일흔이신 어머니도 한때는 젊고 고운 여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엄마 닮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왜 아빠 닮았을까? ㅎ

이젠 빛 바랜 두분의 젊은 시절.
아빠는 엄마집 대청마루에 드러누워서 엄마랑 결혼시켜달라고 마구 졸랐다 했다.

아빠를 많이 닮은 나.

서른 일곱에 나를 낳으셨는데 이때도 참 고우셨구나.

한참 잘하다가도 사진기만 되면 사람만 많아지면 경직되던 나는... 저 발표회때도 백설공주 역할을 단숨에 웅켜지기는 했으나... 시작도 전에 울먹이고 있다.. 참 나는 담이 작은 놈이다.

외할머니, 엄마, 나.. 할머니는 가시는 그 순간까지 참 정갈하시고 못하는 짠지가 없던 솜씨가 좋던 분이셨다. 둘이 찍은 사진이 겨우 이것 한장이더라.
우리 어머니가 시집 보내고 한번도 와보시지 않는 외할머니께 섭섭해서 투정을 부렸더니.
'부모는 자식있는 곳에서 눈을 한시도 못떼고 산다'고 하셨단다.
그래도 시집 어른들이 무서워 못와보던 참 무서운 시절을 살아낸 우리네 어머니들.
엄마랑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할텐데.. 그게 생각만큼 잘안되는 나는 나쁜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