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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변명 - 직장인을 위한 Level-up 시리즈 3
권영설 지음 / 거름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만약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읽고도, ‘지금보다는 좀더 분발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그렇게 막연하게나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고 쳐진 어깨가 조금은 펴지는 것은 어인 일이지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저는 이 책이 이 땅의 하위 조직에서 조금은 기죽어 눌려서 일하는 대다수의 봉급 생활자들의 괴로움들을 대변하여 토로하는 글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 동병상련을 정을 부비대고자 고른 책입니다. 하지만 좀더 다른 방식으로 저에게 조곤조곤 속삭이고 있군요.
“직장인을 위한 변명” 음... 이 책은 구구한 ‘변명’을 절절히 늘어놓는 책은 아닙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에서 따온 제목이라는데.... 이 책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구하는 방식이라 필자가 열흘 밤 고민하여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무지 “현실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직장 사회에서 일견 당연한 이야기들이고 오래오래 이야기되었던 것들임에도, ‘뻔한 이야기 아닌감?’ 하며 다른 데로 돌리려 하는 독자의 시선을 다시 붙들고 있습니다. 무엇으로? 필자 특유의 그 현실적인 시각. 그것으로 ‘성공하기 위해 애쓰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애정을 자락에 깔고 박수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족.... 신문 칼럼 연재를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 합니다. 그래선지... 비슷한 내용을 조금 다르게 전달하는 구절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표현만 다르지 같은 말 말입니다. 그래서, 꼭 책갈피를 갖고 다니면서 읽은 데까지 표시를 해야 했습니다. 어제 읽었던 데서 훌쩍 건너뛰고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암것도 모르고 읽는 짓을 두어번 반복하고는 ‘우아...무지 빨리 읽었네....’ 했습니다.
줄 그은 부분
전직을 할 때
“하던 일을 마치고 인수인계를 끝내고 환송식을 받아가며 떠나야 한다. 직장 사회는 좁고 우리는 어디서든 다시 만난다.”
“돈에 관한 한 우리 직장인들만큼 이율배반적인 문화에 사는 집단이 없다. 직장을 다니는 목적 중의 하나가 돈을 버는 것임이 분명한 데도 돈 얘기를 무척 꺼린다.”
“이재(理財)에 밝은 사람을 속으로는 부러워하되 절대 존경하지 않는다.”--그렇긴 하지.
“나는 직장인들이 내놓고 성공하고 싶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다같이 실패자가 되는 이 분위기가 싫다. 능력대로 모두 한판 붙어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상식을 갖고 살자는 얘기다. 불완전한 인간은 유한한 생에서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완전해지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성공이 갖고 있는 논리다. 회사에 들어온 사람이 사장을 지향하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얘기인가? 부모가 당대에 명문가를 이루겠다는 꿈이 없다면 어쩌겠다는 말인가? 하다가 안 되면 별수 없는 노릇이지만 우리는 항상 최선을 기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