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믿지 못하는 병
롤프 메르클레 지음, 장현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안에는 면박꾼이 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있긴 있되, 아주 혹독한 면박꾼이냐, 아니면 목청이 작아 유명무실한 면박꾼이냐의 차이일 것이다. 분명 내 안에도 있다. 가끔씩 괴력을 발휘하면 사람 못살게 만들기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리는.

이 책은 자신 안에 사는 면박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읽는 의미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라도 검토해 볼 기회를 마련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 의하면 자신을 믿지 못하거나, 자신의 속에 혹독한 면박꾼을 키우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린시절 엄격한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 사람이 성인이 되면 이렇게 된다. 성인이 되면서 따르는 많은 책임들. 직장에서의 역할. 가족 관계, 친구 관계 기 타 등등...이 모든 사안에 대해.... 내 안의 면박꾼에게 시달리지 않으려고 완벽하고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걸려버리게 된다. 이 사람은 타인의 농담도 항상 진지하게 듣고, 실수할까봐 경직되어 살아간다. 혹여 실수를 하게 되면 그 일에 대해 두고두고 고민한다. 흔히 말하는 ‘소심한’ 성격의 사람이다.

사실, 자기를 믿지 못하는 이 병 아닌 병은 성인이 되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점차 후천적으로 강화되어지는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본래는 대범했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점차 소심해지기 시작하는. 예를 들면 현재 갖고 있는 직업이 자신을 소심쟁이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사생아가 아니다. 어제는 비록 소심쟁이 나였지마는, 내가 소심쟁이라 불행함이 가중되었다고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체계적이고, 순차적인 노력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저자는 이런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들려 준다. 그 조언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자기 자신에게 난 네가 좋아 라고 말하기, 부정적인 자기 모습과 화해하기, 자기 자신에게 날마다 연애 편지 쓰기, 날마다 긍정적인 생각하기, 누구에게서나 긍정적인 면 발견하기, 조금만 나아져도 많이 칭찬해 주기, 칭찬을 흔쾌히 받아들이기.


악명 높은 면박꾼의 살벌한 비난을 무찌르는 최선의 무기가 있다면 그건 바로 진실이다. 면박꾼의 말이 들릴 때마다 “정말 그럴까, 그게 진심일까” 하면서 그 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의심해 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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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11-2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에게 난 네가 좋아 라고 말하기, 자기 자신에게 날마다 연애 편지 쓰기... 진짜 어려운 실천항목이네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30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훌륭한 리•m니다! 책의 내용을 관통하고 그 두꺼운 책을 리뷰 하나에 굵은 줄기 하나 팍 세우셨군요. 전 아직 이 책 리뷰 못 썼는데... ^^ 마지막에 면박꾼을 한방에 보내버리는 비결, 마음에 톡톡 넣어둡니다.

icaru 2004-11-3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난 네가 좋아 라고 말하는 것!! 거울을 보며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해야 합니다. ^^

연애 편지~ 히히..이건 모...일기쓰는 일로 대신해도 될까 몰라요...



이안 님... 이 책 읽게 해 주셔서...고맙숨다~ 리뷰가 좀...부족한데...그래도 칭찬해 주시고... 그래도...위의 책 저자가 시킨 것 처럼...저 님의 칭찬 흔쾌히 받아들일라고요 ..흐~

비로그인 2005-06-0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안의 면박꾼은 정말 혹독하다. 난 부모중에서 또래아이들의 나에대한 의견을 받아들였다. 십수년이 흐른 지금.. 내 면박꾼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보처럼 볼거라고 계속 지껄이고 있다. 그렇다. 난 다른사람이 나를 바보처럼 아니 비웃지않을까 두려워 하게 됐다. 이제는 마음속에 병이 돼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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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2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빨강머리 앤...!

hanicare 2004-11-2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복순이 언니님. 살아는 계셨군요.후훗.

진/우맘 2004-11-26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직접 그리신 거예요?

파란여우 2004-11-2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근깨 투성이,파란 눈동자, 그러나 항상 명랑한 초록 지붕집에 사는 앤! 정말 님이 그리신 겁니까? 저 주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26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다! 복순이 언니 같다!!

icaru 2004-11-2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언니~! 오랜만요!!,,, 때마다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건네다니...저 좀 문제 있숨다~



하니케어님... 저는 음~ 전직장 다닐 때보다... 마음도 편하게 밥도 여전히 허벌 먹으면서 튼튼히 잘 지내고 있숨다...

그런데...이게이게 알고보니... 조삼모사라~

이 곳은 일이 오지게 많아서...눈뜨면 회사 달려와 일하고 자정쯤 되면 집에 가 (야참먹고) 자고의 반복입니다... 책도 한 자...안 보고...컴터도 할 시간이 없드래요... 신랑이...모라모라...투덜투덜투덜...



진우맘님...하 당근 저 그림 제가 그렸죠~ 라구 하고 싶은데... 글치는 않고...근데...저도 그릴 수 있지 않을까...싶어요... 조카 색연필이랑 도화지 찝어다가...함 그려봐야 겠어요..



파란여우 님...제가 그린 것은 아니지마는...기꺼이...여우님께..올리겠슴돠!!!!!



이안님...잉잉...어케 지내셨어요~! 이안님 서재도 통 못들렀네요~

띵글띵글한게..저랑 닮았죠...앤을 더 살찌우면 딱인데..


조선인 2004-11-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앤 주시면 안 될까요? 네?

어룸 2004-11-27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언니니임~!! ^ㅂ^ 무지 오랜만에 뵙는것같아요^^ 잘 지내셧죠?! 아...일때문에 많이 바쁘셨군요...TㅂT 다시뵈니 넘 반가워요~!!

ㅎㅎ복순이도 잘 지내죠?
 
위치우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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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서는 드물게도 그닥 예리하지 않은 젊은 경관이 범인이 누구인가를 풀어내는 탐정으로 나온다. 그가 예리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인물이 작품 속에 스며 있는 로맨스의 주인공이기도 하기 때문인 듯.

네 번째 살인을 예지하고 이를 막으려던 인물이 네 번째 살인의 주인공이 되며, 예정된 네 번째 살인은 다시 다섯 번째가 된다.

추리물들 중에서 섬뜩하다 싶은 느낌을 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원한 관계가 전혀 없이 벌어지는 우발적인 살인이다. 하긴 이 작품 속의 범인도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상당히 치밀한 관찰과 사전 계획에 의한 거니까. 근데, 살인자와 피살자 사이에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다. 표면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말이다. 뭐, 원래 살인이란 일견 광기에 의한 것이니까, 살인이 합당한가의 이유를 따지는 절차는 필요하지 않은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흥미를 갖는 부분은 어떻게 범인을 잡을 것인가에 있을텐데......이렇게 되면 범인 잡기가 무척이나 어려울터....

“혐의만 받지 않는다면 살인처럼 쉬운 것은 없어요.” 이것이 이 사건의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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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1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티의 추리물은 학교 다닐 때 여럿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건 별로 없군요. 왜 전 그녀의 추리물이 다 비슷하게 느껴질까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1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랑 놀면서 추리소설 읽으셨구나~

icaru 2004-11-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 여우 님~ 맞아요..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해요... 최근 읽은 것들이야 그렇지 않지만.. 중고등학교 다닐 적에 읽었던 것들은 기억이 안 나요...다시 읽어도 새로울 것 같아요~ 크리스티 꺼만 그런게 아니라...다른 이들 것두 그럴라나요~


이안 님.. 허~ 제가 방바닥에 배깔고 엎드려 책읽고 있으면... 복순이가 탈래탈래 걸어와서는 책 위에 엉덩이 깔고... 놀아달라는 듯...절 쳐다봅니다~ 그럼...또.. 저는 복순이가 좋아하는 실갱이를 한판 벌이기 시작하는거죠..흐흐..!~

비로그인 2004-11-13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리히자 않으면 왠지 카리스마가 없어보이쟎아요. 그런데 아, 이 냥반이 주인공인가, 하면 곧바로 끌리게 되던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크하하..복순 아짐 말쓈대로 로맨쓰에 있더라구요.

2004-11-13 0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써니 2005-01-2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것도용~ㅋ
 

신변에 변화가 생겼답니다.

일터를 바꾸었지요.

일터를 바꾸는 것은 옛애인과 정리하고 새애인과 마음을 맞추는 것처럼 간단해 보이는데, 퍽이나 혼란스러운 그런 행사로군요..

흥미롭고도 다행인 것은 이 곳의 팀에서는 제가 막내라는 것입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말입니다. 아무튼, 마음 한 구석은 편안하네요.

한 사흘 동안이었는데 저는 책도 읽지 않았고, 별달리 하는 일도 없이, 그렇게 퍽 느긋이 고향집에서 보냈답니다. 고향집에서 나와 조금 더 걷다보면 매봉재라 불리는 야트막한 산 하나 나오는데, 저는 아침을 먹으면 엄마와 나란히 그 산에 올랐습니다. 숲으로 난 작은 길을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즐거움.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물론 부러 근심을 몰고 다니는 작은 지병이 있는 저인지라, 그 곳에서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서울에 두고온 쓸데없는 걱정들이 이따금 출몰해오긴 했었지만, 대다수의 시간은 행복했어요. 책이 없이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오후 5시 무렵에 그 재를 올랐는데, 아침녘의 풍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랍니다. 갈대 때문이었어요. 저녁에 서향의 지는 햇발을 받는 갈대는 참 애잔한 느낌을 줍니다.

점차.점차.차차차. 알라딘을 꾸려가는 일에도 마음을 쏟고 싶은데.... 몸과 마음이 쉽게 가동이 안 되어요...!

차차...나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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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엄 쉬엄 건강 돌보며 하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1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일터를 바꾸는 건 무척 심각한 변화일 수 있어요. 일하는 곳만 달라지는 줄 알았더니 생활의 리듬과 감각도 덩달아 함께 움직이는 통에 몸무게 변화도 생기고 주름살 수도 왔다갔다 하더군요. ^^ 워낙 님 성격이 좋으셔서 적응도 무척 빠르실 테지요. 힘 내시고...!

stella.K 2004-11-1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었어요. 궁금했는데 잘 지내나 봅니다. 자주 소식 알려줘요. 아, 근데 저 이벤트 하는데 페이퍼 올릴 생각없수? 되게 재밌는데...^^

michelle 2004-11-1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향이란 말 너무 좋네요. 쉬고 싶을 때, 변화가 있을 때 찾아갈 수 있다니...부럽습니다. 새직장 새출발!! 파이팅!!

잉크냄새 2004-11-1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구려! 난 또 몰래 책 읽고 한꺼번에 리뷰 왕창 올라오는 날에 대비하고 있었는데...새로운 직장 적응 잘 하시고 그 현란한 말줄임표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랄께요.^^

비로그인 2004-11-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들려주신 근황이요. 디게 담백하고도 멋지게 느껴져요. '그 재'의 느낌 때문인가?? 몰겠어요. 아무튼, 왕 방가.

파란여우 2004-11-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앞으로는 멋진 리뷰 기대해도 되는거죠?^^

icaru 2004-11-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예에~ 건강이 최곱니다!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는..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진 거 같은 착각도 들고....! 님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그리 살구 계신다굽쇼~ 네에~ 네에...



이안 님~ 적응 잘 해볼랍니다. 헉...근데...이 곳 딴 생각이 싹 사라질 만큼.. 할 일이 산적해 있네요...불행인가 다행인가...



스텔라 님~ 저도 하늘 땅 별 땅 만큼.. 님 보고 싶었어요.... 뻥이 심한 거 같다고요? 절반이라도 믿어주셈!!



michelle 님~ 서재에 찾아 주셔서...감사코도...영광예유~ 님도 파이팅입니다!!!



잉크냄새 님~ 잘 계셨지요....쫌 있다가...님 서재 놀러갑니다...기둘리셔요...

요즘에 잡고 있는 책 중에는 알싸하게 끄는 게 없어, 두세 권을 동시 손가는대로 찔금찔금씩 읽고 있어요.... 셋 다 읽는 날... 몇 자 기록 쪼매 할까한답니다...그치만...기대는 마세요...

현란한 말줄임표라...으하하하하!!! 요런거 말씀이신가요 “...........”



아드레날린느 님~ 저두 왕 방가...낄낄낄.... 그 재~ 음...있지요... 매봉산은 사실...동네 뒷산 수준인데.... 굳이 명산이 아니래도...가을에 찾는 산은..... 어떤 산이나...넘넘넘 훌륭한 듯해요... 그래서 전 인터넷 닉네임을 확...가을산으로 바꿔버릴까...하는 생각도 했답니다...근데... 알라딘에...가을산 님이...아마 계신걸로.. 아... 헐수없죠...ㅠ.ㅠ





파란여우 님~ 항상 님처럼 관조가 위트가 넘치는 멋진 리뷰를 쓰는 게 희망사항이라지요.... 우짜튼 급조하여 리뷰를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만족해버리고 마는 저지만...^^


hanicare 2004-11-11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살아계셨군요. 일터를 확 바꿔버린다.이사를 확 가버린다.어쩐지 소나기처럼 통쾌할 것 같아요. 물론 낯익히기라는 숙제가 생기지만.복순이 언니님은 잘 해 내실듯.매봉재를 2번 보고 오셨으니까요.매봉재의 정기를 받아서^^

icaru 2004-11-1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맞아요...이 느낌을 ...시원섭섭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터인데..저는 시원...쪽이 더 강하답니다~!

매봉재 정기를 받아서...좀 오래 버티어내야겠지요!! 아자!!

2004-11-14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1-16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직장인을 위한 변명 - 직장인을 위한 Level-up 시리즈 3
권영설 지음 / 거름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이 만약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읽고도, ‘지금보다는 좀더 분발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그렇게 막연하게나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고 쳐진 어깨가 조금은 펴지는 것은 어인 일이지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저는 이 책이 이 땅의 하위 조직에서 조금은 기죽어 눌려서 일하는 대다수의 봉급 생활자들의 괴로움들을 대변하여 토로하는 글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 동병상련을 정을 부비대고자 고른 책입니다. 하지만 좀더 다른 방식으로 저에게 조곤조곤 속삭이고 있군요.

“직장인을 위한 변명” 음... 이 책은 구구한 ‘변명’을 절절히 늘어놓는 책은 아닙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에서 따온 제목이라는데.... 이 책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구하는 방식이라 필자가 열흘 밤 고민하여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무지 “현실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직장 사회에서 일견 당연한 이야기들이고 오래오래 이야기되었던 것들임에도, ‘뻔한 이야기 아닌감?’ 하며 다른 데로 돌리려 하는 독자의 시선을 다시 붙들고 있습니다. 무엇으로? 필자 특유의 그 현실적인 시각. 그것으로 ‘성공하기 위해 애쓰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애정을 자락에 깔고 박수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족.... 신문 칼럼 연재를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 합니다. 그래선지... 비슷한 내용을 조금 다르게 전달하는 구절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표현만 다르지 같은 말 말입니다. 그래서, 꼭 책갈피를 갖고 다니면서 읽은 데까지 표시를 해야 했습니다. 어제 읽었던 데서 훌쩍 건너뛰고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암것도 모르고 읽는 짓을 두어번 반복하고는 ‘우아...무지 빨리 읽었네....’ 했습니다.  



줄 그은 부분


전직을 할 때

“하던 일을 마치고 인수인계를 끝내고 환송식을 받아가며 떠나야 한다. 직장 사회는 좁고 우리는 어디서든 다시 만난다.”


“돈에 관한 한 우리 직장인들만큼 이율배반적인 문화에 사는 집단이 없다. 직장을 다니는 목적 중의 하나가 돈을 버는 것임이 분명한 데도 돈 얘기를 무척 꺼린다.”

 

“이재(理財)에 밝은 사람을 속으로는 부러워하되 절대 존경하지 않는다.”--그렇긴 하지.


“나는 직장인들이 내놓고 성공하고 싶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다같이 실패자가 되는 이 분위기가 싫다. 능력대로 모두 한판 붙어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상식을 갖고 살자는 얘기다. 불완전한 인간은 유한한 생에서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완전해지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성공이 갖고 있는 논리다. 회사에 들어온 사람이 사장을 지향하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얘기인가? 부모가 당대에 명문가를 이루겠다는 꿈이 없다면 어쩌겠다는 말인가? 하다가 안 되면 별수 없는 노릇이지만 우리는 항상 최선을 기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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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10-2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언니님, 역시 여러 분야 훑어가며 읽으시는군요. 전 사족 부분이 가장 재미있네요. 가끔 그런 책 있잖아요. 꼭 책갈피가 있어서 읽은 데까지 확실히 알려줘야 하는 책. ㅋㅋㅋ 저도 마케팅 관련책들 주르륵 있는데 그거 오며가며 읽어야 하는데, 중얼거리고만 있지요. ^^

2004-10-21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4-10-2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리뷰도 읽을 만두하군... ㅎㅎㅎ

잉크냄새 2004-10-2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 위한 변명인줄 알았습니다.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근데 출판사명이 거름이라....출판사명도 읽을 만두하군.

비로그인 2004-10-2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에 와 닿아요. 돈 얘기..으...퇴사를 목적으로 출근하는 사람..바로 접니다..1월 퇴사 예정!

hanicare 2004-10-22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던 일을 마치고 인수인계를 끝내고 환송식을 받아가며 떠나야 한다. 직장 사회는 좁고 우리는 어디서든 다시 만난다.이것 참...마치 우리나라의 이혼풍토와 비슷하군요.다시 없는 웬수가 되어서..

하루살이 2004-10-22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적 중의 하나가 돈을 버는 것. 하나죠. 목적의 전부는 아닌거죠. 그러니까 그 하나만큼의 분량만 얘기하면 되는거죠. 근데 그게 꺼리는 건가. 회사에서 주식얘기 하는건 뭐죠. 나누는 대화들 대부분이 주식 얘기와 뭘 먹지? 아닌감...
글구 돈 버는게 목적인데 궂이 사장이 되어야 하는건가요? 돈 벌만큼 벌구서 팍~나오는 꿈이 더 성공하는거 아닌가요?
오늘 아침 컨디션이 영 아니어서 딴죽 한번 걸어봅니다.ㅋㅋㅋ 저를 위한 변명이었습니다....


icaru 2004-10-2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 님~ 그러게요..사실...제게는 실용서적을 같잖게 보는 경향이 없잖았던 거 같아요.... 하지만... 시중에 쏟아져 나와 있는 저 부류에 책들이 괜히 나와 있는 거는 모 아닐터~ ^^ 그만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단 얘길테고.... 예전에...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기요사키인가 몬가하는 그 저자가.... 순전히 ‘부자~’ 책을 판 인세로 떵떵거리며 살게 되었단 말을 들었을 때는... 그 부류의 책을 찾아 읽었던 내가 갑자기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했었지만...
당면한 현실에 관한 지침을 들려 주는 이야기들은 어느 땐 쳐다보두 않고 싶다가도... 결국엔 외면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어...사요나라 님.. 님이 쓴 저 책 리뷰도 잘 보았지요~! 책 사기 전에 참고했드래요...

잉크냄새님 히히 .... 또한 이 서재마을에서 거름 같은 존재구만요... (헛...아부가 과했나요? ^^)

복돌언뉘~!
글게요... 아래 하루살이 님 말쑴처럼...돈 벌만큼 벌구서 팍~나오는게 우리네 꿈이쥬!!!! 님 언제나 홧팅!!

하니케어 님...! 예전엔 한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는 것을 직장과 결혼한다고 했는데 요즘엔 직장과 인연을 갖는 걸 연애한다 쯤으로...표현한다대죠... 언제든...맘에 안 맞으면 서로 웃으며 헤어질 수 있으려니...^^

하루살이 님.. 음~ 저 책... 사람은 저마다 지향하는 게 다르니까. 저 책의 모든 내용에 옳타쿠나 박수를 쳐 주기는 뭣하지만... 줄 그은 부분은...크게 공감한다는 뜻으로 그은 것은 아니고요... 저 내용이 필자의 주요 골자인 듯 싶더라고요... 발칙하다(?) 싶을만큼 툭까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글고 회사에 다니는 목적이 굳이 사장일 필요야 없지요... 망해가는 회사에 사장자리 올랐다가...삼대가 멸하게요??

헉헉헉....답글 다 달았당^^

icaru 2004-10-2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하루살이 님께 덧붙여서... 돈에 관한 한 우리 직장인들만큼 이율배반적인 문화에 사는 집단이 없다. 란 이야기...필자가 다녔던 한경신문에서는 돈 이야기를 극도 꺼렸나보네요... 우리네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어케 한탕 벌어볼까들 화제삼아 이야기하지만... ...
물려받은 재산이 많다던지...말그대로 알부자들 중에...돈이야기 즐겨 하는 사람은 드물지 싶은데요...

2004-10-23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0-23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