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마처럼 비웃는 것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5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2014년 올해 시작머리부터 내 손에 들려 있던 추리물은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이었다. 아직 리뷰를 남기지 않았고, '솔로몬의 위증'에 대한 끄적임을 남길게 될런지는 나본인조차도 알 수가 없다.
3권까지 2000페이지가 넘거나 그에 달하는 분량을 완독한 이유는, 처음 잡았으니 끝을 보는 게 그간 이 책을 읽겠다고 들인 시간을 상응할 때, 억울하지나 않겠다는 심정이었다. ㅎ 작품이 나빴다는 것, 재미없었다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게, 뭐랄까 작품 2권에서 진상을 다 파악했는데, 이어지는 3권에서도 법정 스토리로 버전을 달리해서 스토리를 중언부언하고 있으니, 맥빠진다랄지. 그런 것.
아무튼 이 리뷰는 산마처럼~ 을 위한 것이니까, 산마처럼~으로 넘어가자면, 미미여사의 그 방대한 솔로몬의 위증을 읽고 난 후, 당분간 일본 미스테리에는 손이 안 가겠군, 했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남편이 먼지 이 책을 읽고, 참 잘 썼다고~ 아주 비상하다고~ 작가에게 향하는 건지, 작중 인물에 향한 건지, 이 책을 번역한 권영주 씨에게 향한 건지 모를 칭찬을 하는 것을 듣고, 얼마나 잘 기가막힌지 확인하고 싶어서 잡았던 것이다. 이 '산마처럼 비웃는 것'을,,,
확인해 보니, 세 인물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겠구나!
처음에는 내가 이런 배경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책을 읽기가 쉽지 않겠구나 했다. 이런 배경이란, 산과 관련된 민속적 호러,라는 것이다. 내가 접한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평인 건 맞지만, 낯설기 때문에, 그러니까 모르는 만큼 재미도 반감하게 될 것 같은 기우 비슷한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게 되면서도, 어쩐지 시점을 서술하는 이가 이부분에서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이런 트릭 비슷하지만 트릭도 힌트도 못 되는 장치들이 무수히 있기는 했지만, 촘촘하게 서술하다가 애매하고 묘해진다 싶은 작중 인물의 말이라거나 '표정이 험상궂은' 같은 붙지 않던 수식어에서 냄새가 맡아진다거나 했는데,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작가에게 나, 이부분에서 알아차렸어요, 대단한 독자지요? 같은 게 아니고, 이 작가 독자와 밀당을 잘 하네, 이 역시 기술이야, 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키워드는 밀실 살인, 그리고 * * *역, 이다. *처리는 그대로 적고 봤더니,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겐 초반에 김새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고친다.
밀실의 수수께끼, 동요의 수수께끼, 얼굴 없는 시체의 수수께끼, 동기의 수수께끼, 범인의 수수께끼, 일가 증발과의 연관성의 수수께끼...
이 수수께끼를 막판 50여 페이지 걸쳐 가면서 해결하는데, 가해자는 범죄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없다. 스스로 자폭하니까.. 가해자는 왜 이런 일을 저질렀지? 그만한 이유로 이런 거야? 이게 말이돼...?
추리 소설에는 이런 질문할 필요가 없다. 수수께끼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게 어떻게 풀리는지 그 해결을 보면, 쾌감을 얻고 만족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일상을 살면서 머리로는 받아들이지만, 몸과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을 겪을 때, 특히 추리물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걸 보면, 추리물 안에서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괴이한 지점들이, 이렇게 저렇게 변형되고 그게 수용되고, 수수께기가 결국엔 해결되는 그 질서를 갖춘 세계에 대한 선망과 연결되는 것 같다.
아 추리 소설 리뷰 쓰기란 참 어렵다. 구체적인 거 말 안하고 변죽만 울리려니, 당최 뭔소리야 싶은 것이 ㅋ
'아, 예, 저 같은 사람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야..."
앞으로 현실에서도 이와 같은 말을 들으면, 멈칫하면서 다시한번 그 저의랄지, 말하는 사람의 시각 관점, 관심사 등등을 다시한번 지나치지 않고 곰곰히 상기하게 될 거 같다.
아,, 이 책을 읽은 다음에 숙제도 하나 생겼다. 메리 셀레스트호 사건 실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좀 알아볼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