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대의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월
평점 :
학자이면서도 실제 두 아들을 장성하게 키운 엄마의 저서이다. 10년 정도 더 키워야 할 것이다, 나는. 누가 나에게 당신의 인생 중 가장 기쁜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육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가장 힘든 게 뭐였냐고 물어도 마찬가지! 사노 요코가 말했다. “나같은 사람은 미처 날뛰는 육아였는데, 미쳐 날뛰었기 때문에 그 내용물에 대한 보답은 충분하며, 이제 와서는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달콤하게 흘러나온다.”라고.
아이가 어린아이였을 때와 비교해보면 이젠 좀 컸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10대 자녀에게는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겠구나 ㅠ 나는 아이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 모델이다. 아이들은 언제나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이들도 나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내가 삶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삶의 도전적 과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이 모두 아이들에게 학습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결국 나와 아이들은 한 팀인 것!
결국 나와 아이는 한 팀
*10대 자녀가 일으키는 작은 사고들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하지만, 그 실수에 대해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잊지 말자.
*10대 자녀가 무언가 어리석은 일을 하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때 충격을 받지 말자. 당신은 이제 그 이유를 알고 있다. 하지만 자녀에게도 그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한다. 앞이마엽이 아직 연결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명심하자. 제아무리 똑똑하고 말 잘 듣는 온순한 아이라고 해도 청소년기를 졸업하기 전에 무언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소셜 미디어와 웹사이트는 10대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덕분에 10대 자녀와 가장 성공적이고 의미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다. 문자메시지를 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자녀에게 물어보자.
P. 19 청소년과 관련된 새로운 과학문헌을 연구할수록 나는 성인 신경생물학의 프리즘을 통해 10대의 뇌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청소년의 뇌는 기능, 배선, 능력, 모든 면에서 성인의 뇌와 다르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가 10대의 뇌에 관한 이 새로운 과학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나처럼 신경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부모들은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부모들이야말로 청소년의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람들이다. 10대의 행동에 당황하고, 낙담하고, 화가 나 있는 교육자들 역시 이런 내용을 꼭 알아야 할 사람들이다.
P. 27 아이가 외모를 바꾸고 싶어 할 때는 아이의 머리카락에 빨간 줄무늬 염색을 해줄 미용사는 찾아주지 못해도 적어도 가정용 염색약 정도는 사줄 수 있다. 아이가 반항하고 더욱 심각한 문제로 빠져들게 하기보다는 이렇게 해로울 것 없는 일들로 실험해볼 수 있게 놔두는 것이 좋다. 작은 전투에만 급급하다가 전쟁 전체에서 지고 마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실험이 필요하고,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이 그런 실험을 장기적인 부작용 없이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0대 시절은 아이의 장점이 무엇이고, 어떤 약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때이다.
P. 31 자녀가 아동기를 지나면 우리는 아이들에 대한 물리적 통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자녀가 청소년기를 거치는 동안 충고와 설명, 그리고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최고의 도구다. 내가 두 아들을 키우며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아무리 산만하고 흐트러져 보이고, 허구한 날 학교에서 과제물 챙겨오는 것을 깜빡하는 아이라 해도, 그 아이는 늘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엄마뿐만 아니라 자기 주변의 모든 어른들을 계속해서 판단하고 있다.
P. 35 10년 넘게 귀엽고, 차분하고, 행복하고, 행실도 바르던 아이가 어째서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사람으로 돌변하고 마는 것일까? 이런 경우 부모들에게 곧바로 말해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당신이 느끼는 충격이 드문 경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당신의 아이는 변화하고 있고,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려 애쓰고 있다. 아이들의 뇌와 몸은 광범위하게 재조직되고 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이 아이들의 무모함, 무례함, 우둔함은 아이의 잘못이 전혀 아니다. 이런 현상들 대부분이 신경학적, 심리학적, 생리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P. 43 2007년 뉴욕주립대학 다운스테이트 의료센터의 연구자들이 보고하기를, 보통 스트레스에 반응해서 불안 조절을 위해 분비되는 THP이 청소년에게는 반대의 효과를 나타내 불안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을 키운다고 하였다. 성인에서는 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서 진정제처럼 작용해서 불안을 야기하는 사건 이후 30분 정도가 지나면 진정 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보면 THP가 불안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10대에서는 불안이 더 많은 불안을 야기한다.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이유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P. 48 뇌는 인체의 모든 기관 중에서 태어날 때 완성이 가장 덜 된 구조물이다. 크기도 성인의 40%에 불과하다. 하지만 크기만 변하는 것은 아니다. 발달 과정에서 뇌 내부의 배선이 모두 바뀐다. 뇌의 성장은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뇌는 역설 그 자체나 다름없다. 이 뇌는 회백질(뇌의 기본 구성 요소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은 흘러넘치지만, 백질(정보가 뇌의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효율적으로 흘러갈수 있게 돕는 배선)은 부족하다. 10대의 뇌가 금방 출고된 페라리 자동차와 비슷한 이유도 이것이다. 당장 어디라도 달려갈 듯하지만 주행 검사를 아직 거치지 않은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붕붕 굉음소리를 울리며 공회전을 하고 있지만, 정작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알지 못하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P. 59
뇌는 각각의 감각에 특화된 영역으로 나뉜다.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겉질은 관자엽에 들어 있다. 마루엽은 운동겉질과 감각겉질을 통해 각각 운동과 느낌을 수용한다. 뇌의 나머지 부분은 감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좋은 사례가 바로 이마엽이다. 이마엽은 사람 뇌의 총 부피에서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마엽은 통찰, 판단, 추상적 사고 계획 등이 생겨나는 자리다. 이마엽은 자기인식의 근원이자, 위험과 위험 요인을 평가하는 능력의 근원이다. 그래서 현명한 행동 방침을 선택할 때 우리는 이 영역을 이용한다.
P. 61
뇌의 연결성은 뇌 뒤쪽에서 앞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는 것이다. 10대의 뇌는 80% 정도 밖에 성숙하지 않은 상태다. 10대들이 감정 기복이 심하고,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이고, 쉽게 감정이 폭발하고, 잘 집중하지 못하고,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약물이나 알코올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위험한 행동에 참여하는 등의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상당부분 설명해 줄 수 있다.
P. 73 사실 뇌 속에 있는 수십억 개의 세포 사이에는 거의 공간이 없다. 진화는 작은 자투리 공간 하나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았다. 세포는 신체에서 가장 작은 구성 단위이고, 각각은 세포핵이라는 자기만의 사령부를 두고 있다. 세포핵은 세포 가운데 있는 둥근 구조물이다. 우리 몸의 기관, 조직, 근육 등을 구성하는 세포의 유형은 200가지가 넘는다. 그중 뇌에 존재하는 독특한 유형의 세포를 뉴런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세포가 바로 이 뉴런이다. 생각, 느낌, 운동, 기분은 결국 뉴런들 사이에서 서로 전기 신호를 보내며 이루어지는 소통에 다름 아니다.
P. 74 인간의 뇌에는 천억 개의 뉴런이 들어 있다. 이 세포들은 핀 머리 위에 3만 개가 들어갈 정도로 작지만, 한 사람의 겉질에 들어 있는 뉴런들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160,000km나 된다. 이는 지구를 네 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뉴런의 수는 일생 중 태어날 때가 제일 많다. 사실 우리 뇌는 태어나기 전인 임신 3개월과 6개월 사이에 밀도가 가장 높다. 임신 후기와 생후 첫 1년 사이에 이 회백질에서 집중적으로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아기가 태어날 즈음에는 뇌가 여전히 뉴런으로 가득 차 있다. 왜 그럴까? 유아의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많은 이유는 세상에 발을 딛자마자 쏟아지기 시작하는 자극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 모든 새로운 광경, 소리, 냄새, 감각에 반응해서 뉴런은 아기의 뇌 안에서 가지들을 뻗고, 빽빽한 신경 연결망을 형성한다. 그럼 왜 모든 아기들이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처럼 천재가 아닐까? 태어났을 때 아기들에게 뉴런은 넘쳐나지만 그중 서로 배선이 연결된 뉴런의 비율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P. 78 청소년은 ~ 모든 학습이 빠르다. 하지만 풍성한 회백질 때문에 일종의 인지부조화가 야기될 수도 있다. 인지부조화가 생기면 뇌가 그 모든 ‘잡음’으로부터 올바른 신호를 포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결과 청소년기 말기가 되면 뇌는 과도한 시냅스들을 가지치기하기 시작해서 연결을 간소화한다. 시냅스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다음 뉴런을 흥분시켜 켜는 역할을 하는 흥분성 시냅스고, 다른 하나는 다음 시냅스를 억제하여 끄는 억제성 시냅스다. 축삭돌기가 흥분성인지 억제성인지는 축삭돌기가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유형, 그리고 그 신경전달물질을 수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시냅스 구성요소인 수용체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
P. 81 가장 흔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아드레날린이라고도 하는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글루타메이트 등이 있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세로토닌과 같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항불안 영양소로 작용해서 몸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속도를 낮춘다. 세로토닌이 결핍되면 공격성이 증가하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도파민은 매우 특별한 신경 전달 물질이다. 흥분성으로도 억제성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신에 작용할 때는 호르몬으로, 뇌에서 작용할 때는 신경전달물질로 기능한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회로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도파민이 뇌에 많이 분비될수록 보상회로도 더욱 활성화되고, 보상회로가 활성화될수록 갈망도 커진다. 뇌의 집행기능과 관련해서는 뉴런의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활성화시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억제성 시냅스와 결합하는 것들의 예를 들면 바르비투르 같은 진정제, 알코올 항히스타민제 등이 있다. 청소년 뇌에 대한 논의에서는 시냅스가 중요하다. 나이에 따라 뇌의 시냅스 수와 유형이 바뀌기 때문이다.
P. 85 흥분은 학습의 핵심 요소다. 흥분이 두드러지게 작용하는 인생초기를 ‘결정적 시기’라고도 한다. 이 때는 학습과 기억이 인생 후기보다 좀더 활발하게 일어난다. 발작은 간질의 주요 증상이며, 너무 많은 뇌세포가 한꺼번에 켜지는 데 균형을 잡아줄 억제는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야기된다.
P. 93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통찰력이란 자신을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이마엽과 앞이마엽에서 생기기 때문에 충분히 발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뇌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변화는 청소년기를 활기가 넘치는 시기로 만들어주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뇌가 아직 성숙 단계에 있어 유연성이 있다는 것은 아주 무서운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일은 대부분 좋지 않은 일이다.
P. 105
뇌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사실 새로운 정보의 습득이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뉴런 집단 사이에서 활성, 혹은 흥분이 더 많이 일어날수록 그 시냅스도 더욱 강력해진다. 따라서 뇌의 성장은 활성의 결과다. 어떤 정보가 더 자주 반복되고 재학습될수록 뉴런도 더 강해지고, 뉴런 사이의 연결도 잦은 왕래로 다져진 숲길처럼 변한다. 무언가를 배운 다음에 그것을 더 높은 빈도로, 그리고 근시일 내에 다시 떠올리거나 사용할수록 지식은 더 견고해진다. (...) 이런 신경망이 만들어지려면 시냅스 양쪽이 커져 있어야 한다. 흥분성 입력이 어느 수준을 넘으면 수신 뉴런이 흥분을 시작하며 장기증강이라는 분자과정을 시작한다. 장기증강은 시냅스와 신경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장기증강은 분자, 단백질, 효소 등이 관여하는 복잡한 일련의 과정들로 구성되고 시냅스에서 시작해서 시냅스에서 끝난다.
P. 109
아동기에 만들어졌지만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신경 연결을 조정하거나 꺼버리는 과정을 신경 가지치기라고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뉴런만 살아남는 것이다. 이때야 말로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고 떠오르는 재능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시간인 것이다.
지도를 말로만 끝내지 말고 글로도 적어주자.
‘너희가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이고,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말해도 너희는 믿지 않지만, 그것이 왜 너희의 뇌가 저지르는 잘못인지 내가 보여 줄 수 있어.
P. 118
고등학교 시절에 록 밴드에서 전기 기타를 연주하던 남성이 45살이 되어 다시 기타를 잡아보려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뇌 가소성에 대해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을 전하자면 그것이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정점을 찍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멈추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P. 121~122 잠은 건강 유지에 대단히 중요하다. 수면 패턴은 뇌 신호와 호르몬의 복잡한 망을 통해 통제되며, 뇌 신호와 호르몬은 모두 성숙 단계에 의해 조절된다. 대부분의 생물종에서는 이렇게 청소년기에는 일시적으로 늦게까지 깨어 있는 패턴이 되었다가 성인이 되면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패턴으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10대들은 어른의 수면 패턴에 강제로 맞추어져 등교를 위해 일찍 일어나도록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 하지만 그림 14에서 보듯이 등교를 위해 깨우면 청소년들은 보통 하루에 2.75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을 만성적으로 잃게 된다. 이것이 만성 수면박탈 증후군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은 뇌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엄청나게 많은 것을 막대한 속도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부모나 어린 형제들보다 잠을 많이 자야 한다. 앞에서 사춘기 동안 10대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지치기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그런 가지치기가 실제로 언제 일어나리라 생각하는가? 맞다. 자고 있는 동안이다. 잠은 우리의 경험을 회상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그날 배웠던 것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잠은 10대들이 더 잘 먹는데도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 128
10대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면서 잠들기 전 시간이 뇌에게는 새로운 것을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고, 특히나 학습한 내용을 머릿속에 담고 잠을 자면 그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설명해주면 이렇게 말하는 학생이 꼭 있다.
“우와, 그럼 잠잘시간 바로 전까지는 공부를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네요.”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해 준다.
“아니죠, 잠들기 바로 전이 정보를 처음 접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돼요. 여러분의 머리는 이해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까요. 잠들기 전 시간은 그저 복습하기에 좋은 시간일 뿐이에요.”
P. 162
10대는 아직 먼 미래에 대해 잘 생각하지 못한다. 먼 훗날에 이러날 결과를 고려할 만큼 뇌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에서 그런 주제를 꺼내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런 내용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고 또 해야 한다. 자녀들이 당신의 말을 무시하고,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 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반복하다보면 결국 그 내용은 자녀들의 머릿속에 새겨질 것이다. 청소년들은 귀로 듣는 것을 어느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다.
P. 175~179
과학자들은 알코올이 해마CAI 영역이라고 부르는 특정 부위를 손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영역은 피라미드세포가 들어 있는 영역이다.알코올은 이 해마의 피라미드 세포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게 차단한다. (...) 아이들은 어려서 외부의 영향에 쉽게 휘둘리고, 온갖 종류의 정보에 굶주려 있다. 따라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음주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서 술에 대해 아이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P. 181~184 아이가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뭘 먹었는지 알아내기도 힘든데, 제 입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있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일은 말할 것도 없다. […] 청소년들을 대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세상에 반응할 때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 앞서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10대들은 아직 이마엽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감정을 거르고 조절하는 역할, 평정심을 제공하는 역할은 당신이 맡아야 한다. 그렇다면 감정의 폭발이나 기복, 혹은 충동적 행동이나 심각한 낙담 상태가 정상적인 10대의 행동인지, 아니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조기 징조와 같이 우리가 걱정해야 할 부분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청소년의 발달에서 어떤 것이 감정이고, 어떤 것이 감정이 아닌지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감정은 편도체의 작용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포, 분노, 증오, 공황, 비탄 등 우리의 가장 원초적인 느낌과 반응은 편도체에서 나온다. 스트레스, 걱정,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높은 코르티솔 수치와 관련이 깊다. 외로움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외로움이 불안과 스트레스의 증가로 연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P. 228~230
놀랍게도 약물 중독의 영향과 달리 인터넷 중독의 신경 생물학적 영향은 화학적 약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순수하게 정신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보통 젊은 사람, 특히 남자들은 만 21세 정도면 비디오 게임을 만 시간 정도 해왔다. 그 어떤 금전적, 교육적 이득과도 직접 관련이 없는 기술을 연마하는 데 쓴 시간 치고는 상당히 많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게임 할 때 말고는 딱히 쓸 데가 없는 기술에 전문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 다른 모든 학습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게임을 즐기는 것은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광적인 컴퓨터 게임 마니아와 게임을 가끔씩 즐기는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독서나 다른 모든 형태의 균형잡힌 뇌 자극과 휴사하게 비디오 게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달시키는것도 긍정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독일 막스플라크 연구소의 한 연구에서는 게임을 열심히 하면 일부 뇌 영역이 더 커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P. 244
일부 기술회사 경영진들도 용이한 디지털 접근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은 업무 성과만이 아니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P. 308~309 젊은 성인기 역시 학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라는 점이다. 이때도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뇌의 가소성이 무척 뛰어나고, 뇌의 연결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다중작업의 능력 또한 좋아져 있다. 학습 능력이 고등학생 때보다 이때 와서 훨씬 더 좋아졌다고 느끼는 젊은 성인이 많다. 정리 정돈의 기술도 향상되고, 추상적 사고 능력도 더 좋아진다. 이마엽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판단력, 통찰력, 균형감도 모두 향상되어 있다.
P. 316~317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나와서 사는 자녀가 세탁 방법도 모르고, 예산을 짤 줄도 모르고, 새로 들어간 아파트에서 공과금을 내는 법도 모른다면, 자녀가 이제 청소년은 아니지만, 아직도 이마엽에서 백질이 만들어지면서 뇌의 시스템들을 서로 연결하고 있는 중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청소년들처럼 젊은 성인들도 뇌가 여전히 변화 중이기 때문에 가끔은 그 희생자가 될 때가 있다. 청소년기 이후에도 백질이 연결되는 중이라는 사실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