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에 변화가 생겼답니다.

일터를 바꾸었지요.

일터를 바꾸는 것은 옛애인과 정리하고 새애인과 마음을 맞추는 것처럼 간단해 보이는데, 퍽이나 혼란스러운 그런 행사로군요..

흥미롭고도 다행인 것은 이 곳의 팀에서는 제가 막내라는 것입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말입니다. 아무튼, 마음 한 구석은 편안하네요.

한 사흘 동안이었는데 저는 책도 읽지 않았고, 별달리 하는 일도 없이, 그렇게 퍽 느긋이 고향집에서 보냈답니다. 고향집에서 나와 조금 더 걷다보면 매봉재라 불리는 야트막한 산 하나 나오는데, 저는 아침을 먹으면 엄마와 나란히 그 산에 올랐습니다. 숲으로 난 작은 길을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즐거움.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물론 부러 근심을 몰고 다니는 작은 지병이 있는 저인지라, 그 곳에서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서울에 두고온 쓸데없는 걱정들이 이따금 출몰해오긴 했었지만, 대다수의 시간은 행복했어요. 책이 없이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오후 5시 무렵에 그 재를 올랐는데, 아침녘의 풍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랍니다. 갈대 때문이었어요. 저녁에 서향의 지는 햇발을 받는 갈대는 참 애잔한 느낌을 줍니다.

점차.점차.차차차. 알라딘을 꾸려가는 일에도 마음을 쏟고 싶은데.... 몸과 마음이 쉽게 가동이 안 되어요...!

차차...나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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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엄 쉬엄 건강 돌보며 하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1-1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일터를 바꾸는 건 무척 심각한 변화일 수 있어요. 일하는 곳만 달라지는 줄 알았더니 생활의 리듬과 감각도 덩달아 함께 움직이는 통에 몸무게 변화도 생기고 주름살 수도 왔다갔다 하더군요. ^^ 워낙 님 성격이 좋으셔서 적응도 무척 빠르실 테지요. 힘 내시고...!

stella.K 2004-11-1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었어요. 궁금했는데 잘 지내나 봅니다. 자주 소식 알려줘요. 아, 근데 저 이벤트 하는데 페이퍼 올릴 생각없수? 되게 재밌는데...^^

michelle 2004-11-1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향이란 말 너무 좋네요. 쉬고 싶을 때, 변화가 있을 때 찾아갈 수 있다니...부럽습니다. 새직장 새출발!! 파이팅!!

잉크냄새 2004-11-1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구려! 난 또 몰래 책 읽고 한꺼번에 리뷰 왕창 올라오는 날에 대비하고 있었는데...새로운 직장 적응 잘 하시고 그 현란한 말줄임표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랄께요.^^

비로그인 2004-11-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들려주신 근황이요. 디게 담백하고도 멋지게 느껴져요. '그 재'의 느낌 때문인가?? 몰겠어요. 아무튼, 왕 방가.

파란여우 2004-11-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앞으로는 멋진 리뷰 기대해도 되는거죠?^^

icaru 2004-11-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예에~ 건강이 최곱니다!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는..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진 거 같은 착각도 들고....! 님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그리 살구 계신다굽쇼~ 네에~ 네에...



이안 님~ 적응 잘 해볼랍니다. 헉...근데...이 곳 딴 생각이 싹 사라질 만큼.. 할 일이 산적해 있네요...불행인가 다행인가...



스텔라 님~ 저도 하늘 땅 별 땅 만큼.. 님 보고 싶었어요.... 뻥이 심한 거 같다고요? 절반이라도 믿어주셈!!



michelle 님~ 서재에 찾아 주셔서...감사코도...영광예유~ 님도 파이팅입니다!!!



잉크냄새 님~ 잘 계셨지요....쫌 있다가...님 서재 놀러갑니다...기둘리셔요...

요즘에 잡고 있는 책 중에는 알싸하게 끄는 게 없어, 두세 권을 동시 손가는대로 찔금찔금씩 읽고 있어요.... 셋 다 읽는 날... 몇 자 기록 쪼매 할까한답니다...그치만...기대는 마세요...

현란한 말줄임표라...으하하하하!!! 요런거 말씀이신가요 “...........”



아드레날린느 님~ 저두 왕 방가...낄낄낄.... 그 재~ 음...있지요... 매봉산은 사실...동네 뒷산 수준인데.... 굳이 명산이 아니래도...가을에 찾는 산은..... 어떤 산이나...넘넘넘 훌륭한 듯해요... 그래서 전 인터넷 닉네임을 확...가을산으로 바꿔버릴까...하는 생각도 했답니다...근데... 알라딘에...가을산 님이...아마 계신걸로.. 아... 헐수없죠...ㅠ.ㅠ





파란여우 님~ 항상 님처럼 관조가 위트가 넘치는 멋진 리뷰를 쓰는 게 희망사항이라지요.... 우짜튼 급조하여 리뷰를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만족해버리고 마는 저지만...^^


hanicare 2004-11-11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살아계셨군요. 일터를 확 바꿔버린다.이사를 확 가버린다.어쩐지 소나기처럼 통쾌할 것 같아요. 물론 낯익히기라는 숙제가 생기지만.복순이 언니님은 잘 해 내실듯.매봉재를 2번 보고 오셨으니까요.매봉재의 정기를 받아서^^

icaru 2004-11-1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맞아요...이 느낌을 ...시원섭섭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터인데..저는 시원...쪽이 더 강하답니다~!

매봉재 정기를 받아서...좀 오래 버티어내야겠지요!! 아자!!

2004-11-14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1-16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