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에 변화가 생겼답니다.
일터를 바꾸었지요.
일터를 바꾸는 것은 옛애인과 정리하고 새애인과 마음을 맞추는 것처럼 간단해 보이는데, 퍽이나 혼란스러운 그런 행사로군요..
흥미롭고도 다행인 것은 이 곳의 팀에서는 제가 막내라는 것입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말입니다. 아무튼, 마음 한 구석은 편안하네요.
한 사흘 동안이었는데 저는 책도 읽지 않았고, 별달리 하는 일도 없이, 그렇게 퍽 느긋이 고향집에서 보냈답니다. 고향집에서 나와 조금 더 걷다보면 매봉재라 불리는 야트막한 산 하나 나오는데, 저는 아침을 먹으면 엄마와 나란히 그 산에 올랐습니다. 숲으로 난 작은 길을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즐거움.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물론 부러 근심을 몰고 다니는 작은 지병이 있는 저인지라, 그 곳에서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서울에 두고온 쓸데없는 걱정들이 이따금 출몰해오긴 했었지만, 대다수의 시간은 행복했어요. 책이 없이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오후 5시 무렵에 그 재를 올랐는데, 아침녘의 풍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더랍니다. 갈대 때문이었어요. 저녁에 서향의 지는 햇발을 받는 갈대는 참 애잔한 느낌을 줍니다.
점차.점차.차차차. 알라딘을 꾸려가는 일에도 마음을 쏟고 싶은데.... 몸과 마음이 쉽게 가동이 안 되어요...!
차차...나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