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에 이르고자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려고 노력한 어느 병적인 나르시스트의 이야기이다. 소설이 되려고 그런 것이겠지만, 고유정을 연상시키는 작품 속 주인공 신유나는 실제 모델이 아니며, 병리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환자이다. 환자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다. 환자의 가족들 인생이 어떻게 망가지고, 조금은 늦었지만 극복해 나가는지를 보여 주는 소설.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신유나의 광기의 시작은 어릴적 일시적인 가정환경에 의해 가족을 떠나 조부모님 댁에서 지내야 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핏줄이지만 내가 아닌 남이자 경쟁상대였던 언니와 달라던 처지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비극이 시작된 것.
원래 완전한 행복의 지침서에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나온다. 요즘 사회와 시대는 이 맥락을 잘못 읽어, 수상쩍은 징후들이 포착되는데 그것은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일 것이다.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스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소설이랄까.
즐거운 인생은 어떤 인생일까? 신유나처럼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는 것? 이런 노력으로? 신유나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것이었나? 남들과 비교할 때? 좀더 좋은 것? 있어보이는 것? 행복이란 실은 그런 것을 얻기 위해 노력으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높고 가치 있는 목표나 기준에 이르렀을 때 얻을 수 있는 무엇일 것이다.
즐거운 인생은 자고로 스스로 창조해내야 한다. 타인에게 악영향을 주거나 다른 사람이 이룩한 그럴싸한 껍대기만 보고 그것을 쟁취하고자 그대로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를 즐기면서 미래를 계획하고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 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 자존감이 바닥일 필요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인정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배워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찾아오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