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2 철학 콘서트 2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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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좋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부석사의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아무리 좋다고 귀가 따갑게 들어본들 다리품을 팔면서 안양루(安養樓)를 올라 본 것보다 못하다. 눈의 즐거움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하지만 백견(百見)보다 더 좋은 게 있다는 것을『철학콘서트 2』를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황광우는 “백견이 불여일독(百見不如一讀)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은 제각각이다. 여행일수도 있고 음악일수도 있고 미술일수도 있다. 책과 함께 살아온 저자에게 일독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굳이 강조하는 것은 일독이 최고의 좋음(最高善)이기 때문이다.

최고선하면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고선을 행복이라고 했다. 좀더 자세하게 말해보면 의술이 목적이 건강, 병법의 목적이 승리라고 한다면 최고선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냐, 는 질문을 받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행복이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려워도 말하기는 쉽다. 기쁨 혹은 즐거움보다 그 위에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행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지금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4%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의 가슴을 소스라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 폭력 및 사이코패스 같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고 있다. 예전만큼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이래저래 불행하다고 하소연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위로를 받기는커녕 아이러니하게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이런 부조화가 생긴 것일까?

저자 말대로 아리스토텔레스의『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일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행복을 찾는 인간의 삶을 세 가지 유형을 구분하고 있다. 먼저 쾌락적인 삶이다. 이는 노예와 짐승의 목적이다. 반면에 정치적인 삶이 있다. 교양 있는 사람들이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지만 불완전하다.

마지막으로 관조적인 삶이다. 이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행복한 삶이다. 그러면서 그는 행복한 삶은 탁월성에 따른 삶이라고 한다. 즉 인간의 탁월성은 지성이며 지성의 활동이 곧 관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성을 따르는 삶이 가장 좋은 것이다.

황광우의『철학콘서트 2』에는 탁월한 사상가 10명이 나온다. 저자는 그들의 책을 중심으로 하여 위대한 지혜를 재밌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뜻밖의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전히 철학의 중심인물로 나오는 것 못지않게 시인 호메로스가 나오며 과학자인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턴 등이 나온다. 또한 무함마드가 나오며 볼테르가 말했던 동양의 철인 왕 세종이 나온다.

흔히 철학자라고 하면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리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10명의 철학자를 통해 모든 철학자는 혁명가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말대로 “ 그 어떤 권위도 거부한 채 끊임없이 진리만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그 모든 사유의 집이 주는 안정을 포기하고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사람, 그가 바로 철학자다.”라는 것이다.

일찍이 조선의 18세기 실학자였던 최한기는 가산을 탕진할 정도로 책을 샀다고 전해진다. 이유인즉 책장 문을 열면 공자와 맹자, 서역의 학자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책을 사지 않고 이들을 직접 만나러 다니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들겠냐. 고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것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일독이다. 일독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혜를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단지 사는 데 있어 편리한 것이 행복이라는 헛된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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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기술 - 심리학자의 용서 프로젝트
딕 티비츠 지음, 한미영 옮김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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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문에 이웃과 한바탕 설전(舌戰)을 벌였다. 같은 또래의 이웃집 아이가 어느 순간 우리 아이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아이들이 놀다보면 그럴 수 있지만 다른 부위도 아닌 얼굴이라 마음이 편치 못했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아이에게 손짓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웃집 엄마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누구나 살다보면 용서하기 힘들 때가 있다. 나이를 한두 살 먹다보니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를 용서하고자 한다면 얼마만큼 해야 하는 것일까? 문학의 거장 톨스토이의『부활』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때에 베드로가 다가와서 예수에게 말하였다. “주님, 한 신도가 내게 죄를 지을 경우에, 내가 몇 번이나 용서해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일곱 번까지가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해야 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곱 번의 일흔 번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용서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설령 누군가를 용서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마음을 다해서 용서했는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저 입버릇처럼 한다면 그것은 용서가 아니며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정신의학자 토머스 사스에 의하면 멍청한 사람들이다. 반면에 순진한 사람들은 용서하고 잊어버린다.

하지만 용서하는 데 있어 평온한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용서의 기술』을 지은 심리학자인 딕 티비츠도 그중 한 사람이다. 앞서 말한 토머스 사스에 의하면 저자는 현명한 사람이다.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어버리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진실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온전하게 기억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면서도 명료하다. ‘살아가기 위해 용서하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불공평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느 누구도 과거를 바꿀 수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게 하거나 혹은 불공평에 맞서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서로가 공평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용서를 하라고 한다. 삶에서 중요한 순간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현재를 살고 있더라도 과거의 암울한 싸움에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지혜는 다름 아닌 용서에 있다는 것이다. 용서 없이는 삶의 희망마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렇듯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용서하는 법을 다시금 배울 수 있다. 용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 결국에는 내가 책임지어야 한다. 내 삶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인생은 아무것도 없다. 용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용서는 내가 살아가기 위해 선택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고통을 넘어 희망으로 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용서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게 된다.

되돌아보면 인생에 있어 용서는 금(金)과 같지 않을까? 금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가치는 고귀한 아름다움에 있다. 그런데 황금이라고 불리는 금색은 사실 금의 고유한 색이 아니다. 금속은 원래 고유한 색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금이 노란 색인 이유를 찾아보면 여러 파장의 빛이 섞인 백색광에서 노란 색만 반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머지는 흡수한다.

우리도 용서를 반사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다운 제 빛을 낼 수가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바쁘게 살면서 용서하기 힘든 세상에 우리들 마음이 밝게 빛난다면 그만큼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용서의 기술』을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우 과학적으로 증명된 용서의 방법이 우리의 불합리한 마음을 한결 부드럽게 해주는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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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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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에 이런 말이 있다. 천명을 다스리지 못하는데 사람이 만 명을 다스리는 벼슬자리에 앉게 되면 이것은 그가 받은 벼슬이 그의 능력의 10배가 되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은 오랜 세월을 두고 만들어지는 것이나 그 세월을 하루아침에 뜻대로 늘어날 수 없다. 또한 지혜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인데 그 지혜 또한 하루아침에 10베로 커질 수 없다. 그런데도 능력의 10배에 해당하는 벼슬자리를 준다면 그는 하나 만을 다스리고 나머지 아홉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라디오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청년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와 담대한 도전 정신이며 지금이야말로 청년 여러분이 청년 정신을 발휘할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청년 정신은 대량 실업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더구나 이런 저런 자격증으로 10배의 능력을 갖추고도 취업의 문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런 암울한 현실은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여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 바 포디즘에서 포스트포디즘의 변화다. 포디즘은 포드 자동차의 창업주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자동차를 대량 생산했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이 높은 임금을 받고 그 월급으로 소비시장에 나서서 마음껏 소비하는 풍요의 시대(age of opulence)였다. 그러나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에서 시작된 도요타주의 즉 포스트포디즘은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환하게 했다. 그리고 상품별, 부문별 그리고 국제적으로 독과점화에 따라 승자 독식(Winner-Takes-All)사회가 되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적으로 신자유주의의 거친 물살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심한 몸살을 겪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렇듯 달갑지 않는 문제에 대해 우석훈, 〮〮박권일의『88만원 세대』에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파헤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들은 경제학이라는 역사성과 공간성을 적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면서 그들은 지금 한국의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진단한다. 또한 88만원 세대는 우리나라 여러 세대 중 처음으로 승자 독식 게임을 받아들인 세대들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이 이렇게 불편한 견해를 밝히는 이유는 ‘인질경제’(hostage economics)에서 비롯된다. 자체적으로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20대 세대들을 소비와 경쟁에 중독되게 한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세대 간의 문제이며 일종의 세대 착취 현상이라는 것이다. 즉 기성세대들이 분배와 갈등으로 20대들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기성세대라는 상징적 자본의 부작용으로 지금의 한국의 20대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서구와는 다른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88만원 세대가 한국적이라는 사실과 전혀 독자성을 지닌 주체가 아니라는 특성을 알게 된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 발전을 제약하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단순히 실업의 문제만은 아니다. 실업보다는 지그문트 바우만이『쓰레기가 되는 삶들』에서 날카롭게 현대성을 지적하고 있는 ‘현대를 사는 인간은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의 88만원 세대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장애는 경제 발전의 부산물 뿐인 인간 쓰레기 즉 ‘잉여 인간’이라는 참다한 현실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위기에 놓여 있다. 부연하자면 잉여 인간이란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당신 없이도 잘 할 수 있고 당신이 없으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위기가 기회라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지금이야말로’ 그럴 때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말한 ‘청년 정신’은 아무런 해법이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10대를 학업에 치중하고 나서 다시 20대에 취업 전선에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그들에게 청년정신은 그야말로 ‘희망 고문’일 뿐이다.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너무 많은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분명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묵자(墨子)』이야기를 해보면 ‘남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남도 반드시 그를 따라 그를 사랑하게 되며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에게는 남도 반드시 그를 따라 이롭게 해줄 것이다.’라는 지혜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절망의 시대에서 희망의 경제학을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예의’와 같다.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20대들이 토플 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88만원 세대가 부모가 되었을 때 다음 세대들에게 더 이상 지체된 성장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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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체인징 - 세상을 바꾸는 월드체인저들의 미래 코드
알렉스 스테픈 지음, 김명남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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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방법 중에 ‘꾸물거리기'(slugging) 가 있다. 몇몇 도시에서 아주 독특한 형태로 즉석에서 자가용을 합승하는 관행을 말한다. 자동차가 필수품인 시대에 혼자 운전하는 사람이 정해진 장소에 들러서 모르는 사람을 한두 명 태운 뒤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버스전용차선제와 같은 다인차량 전용차선의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떳떳하면서도 훨씬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최대한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에 있다.

이렇듯 지구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책이 바로 알렉스 스테픈의『월드체인징』이다. 이 책에는 제목에 나와 있듯 세상을 바꾸는 방법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온다. 산업화와 고도성장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러한 충격으로 인하여 녹색혁명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지구를 살리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각 분야별로 소개되고 있다. 대단히 흥미로운 방법 덕분에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브루스 스털링(사이버 펑크 운동의 개척자)는 “이 경이로운 책을 소개하는 일은 내게 매우 중요한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것은 아주 경이로운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알렉스 스테픈은 지구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자신의 노후계획을 하는 것으로 비유한다. 자연이라는 자본을 우리들이 필요한 정도만 쓰고 나머지는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 온전하게 남겨 두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먼저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을 초과하고 있다. 생태발자국이란 인간이 지구에 살면서 자원을 생산하고 그것을 폐기하는데 비용을 토지면적으로 환산한 치수다. 따라서 생태발자국이 넓을수록 환경파괴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우리가 지구를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지나치게 소모하고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에너지 문제에 있어 값싼 동력의 부작용에 빠져드는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스위치만 켜면 발전소에서 온 전기를 마음껏 낭비하며 쓴다. 그 사이 에너지에 대한 갈망이 높을수록 환경비용 부담은 심각할 정도다. 이는 단지 값싼 에너지 중독 때문만은 아니다. 에너지 쇼크로 인한 기후의 변화가 덩달아 무질서해지면서 우리의 미래가 불행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절약폭발’(conservation boomb)를 갈망한다. 이는 매년 3퍼센트의 에너지 절감(clean three)를 따른 아주 큰 변화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두루 살피면 단지 전구를 콤팩트형 형광등으로 바꾸는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작은 실천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이유인즉 토머스 프리드먼이『코드그린』에서 말한 대로 녹색혁명이 지루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프리드먼은 지루하지 않으면 혁명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인디언들에게 ‘느투템’이란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이상한 종족의 친척이라고 한다. 그들에 의하면 부족의 사람들이 흐르는 물속으로 달려가 이 세계의 동물로 변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월드체인징’도 그렇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서로를 필요로 하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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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 Nous 5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영민 외 옮김, 왕윤종 감수 / 21세기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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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속 70km로 운전할 수 있는가? 더구나 부자병에 걸린 세계에서 말이다. 부자병은 과도한 경제적 성장 중독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시속 70km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요소가 있다. 이 속도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그만큼 연비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뜨거운 세계’를 막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레드 카(Red Car)를 그린 카(Green Car)로 바꿔야 한다. 레드카인 기존의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인 반면에 그린카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달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가솔린 엔진은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할 때 대부분이 마찰열로 손실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브레이크 마찰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저장하게 된다. 

오늘날 경제 위기 속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기댓값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노믹스(Obamanomics)의 핵심으로 떠오른 토머스 프리드먼의 통찰력은 탁월하다. 세계적인 국제분야 전문가답게 그는 시의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왔다. 이번에 그의『코드 그린: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도 우리가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만약 시기를 놓친다면 안타까움을 떠나서 후회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 그린’은 녹색혁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는 지구 온난화, 세계화, 인구증가라는 세 가지 현상이 만들어낸 티스푼 효과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석유, 석탄 같은 성장에너지에 있다. 저자는 이것을 ‘지옥 연료’라고 부른다. 그리고 세계가 평평해지면서 중산층이 늘어나 막대한 생산과 소비가 발생하면서 이상한 기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구 증가로 인하여 산림이 훼손되고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중독증 혹은 석유 중독증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부작용이 현실화 되고 있음을 그는 풍부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네덜란드 병이라고 불리는 자원의 저주이다. 이는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에 산업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모든 일이 자원을 통제하고 자원에서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는 양상을 말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석유중독증과 민주주의를 둘러싼 석유정치학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선진국의 석유중독증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데 사용되는 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가가 올라가면 자유의 보복은 느려지며 유가가 내려가면 자유의 보복은 빨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독립혁명 당시 슬로건이 “대표권이 없이는 과세도 없다.”는 것이었다면 석유독재국가의 슬로건은 “과세가 없으니 대표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석유정치학의 제1법칙이다.  

그래서 그는 ET(Energy Technology)혁명을 주장한다. 즉 지옥의 연료 대신 천국의 연료인 풍력, 태양력 등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연료로 더 높은 성장이라는 에너지 효율과 자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보호라는 윤리적인 책무와 수탁을 당부한다. 책무란 자연 세계를 향한 관리인을 말하며 수탁이란 이 땅에 살게 될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감을 말한다. 따라서 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는 유능한 환경보호론자가 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현실주의자도, 민주주의를 전도하는 유능한 이상주의자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이 석유정치학의 제 2법칙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생존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아웃그리닝’(outgreening)이다. 남들보다 더 먼저 더 빨리 그린에 다가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에너지 기후 시대 우리의 의무이자 기회이다. 따라서 그는 우리가 다름 아닌 ‘Re 세대’(Re-generation)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연령에 상관없이 신재생자원, 재활용, 기타 지구의 자연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에 공통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들에게 ‘나중에’란 말은 없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정신이 번쩍번쩍 들었다. 그동안 집 안에서 사용하지 않고 플러그만 꽂혀 있어도 낭비되는 에너지에 무관심했다. 당장에라도 집 안에서 흡혈귀에너지를 사라지게 하고 싶었다. 이것 또한 지구를 살리는 손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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