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영민 외 옮김, 왕윤종 감수 / 21세기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시속 70km로 운전할 수 있는가? 더구나 부자병에 걸린 세계에서 말이다. 부자병은 과도한 경제적 성장 중독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시속 70km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요소가 있다. 이 속도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그만큼 연비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뜨거운 세계’를 막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레드 카(Red Car)를 그린 카(Green Car)로 바꿔야 한다. 레드카인 기존의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인 반면에 그린카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달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가솔린 엔진은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할 때 대부분이 마찰열로 손실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브레이크 마찰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저장하게 된다. 

오늘날 경제 위기 속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기댓값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바마노믹스(Obamanomics)의 핵심으로 떠오른 토머스 프리드먼의 통찰력은 탁월하다. 세계적인 국제분야 전문가답게 그는 시의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왔다. 이번에 그의『코드 그린: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도 우리가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만약 시기를 놓친다면 안타까움을 떠나서 후회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 그린’은 녹색혁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는 지구 온난화, 세계화, 인구증가라는 세 가지 현상이 만들어낸 티스푼 효과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석유, 석탄 같은 성장에너지에 있다. 저자는 이것을 ‘지옥 연료’라고 부른다. 그리고 세계가 평평해지면서 중산층이 늘어나 막대한 생산과 소비가 발생하면서 이상한 기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구 증가로 인하여 산림이 훼손되고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음을 파헤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중독증 혹은 석유 중독증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부작용이 현실화 되고 있음을 그는 풍부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네덜란드 병이라고 불리는 자원의 저주이다. 이는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에 산업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모든 일이 자원을 통제하고 자원에서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는 양상을 말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석유중독증과 민주주의를 둘러싼 석유정치학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선진국의 석유중독증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데 사용되는 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가가 올라가면 자유의 보복은 느려지며 유가가 내려가면 자유의 보복은 빨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독립혁명 당시 슬로건이 “대표권이 없이는 과세도 없다.”는 것이었다면 석유독재국가의 슬로건은 “과세가 없으니 대표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석유정치학의 제1법칙이다.  

그래서 그는 ET(Energy Technology)혁명을 주장한다. 즉 지옥의 연료 대신 천국의 연료인 풍력, 태양력 등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연료로 더 높은 성장이라는 에너지 효율과 자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경보호라는 윤리적인 책무와 수탁을 당부한다. 책무란 자연 세계를 향한 관리인을 말하며 수탁이란 이 땅에 살게 될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감을 말한다. 따라서 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는 유능한 환경보호론자가 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현실주의자도, 민주주의를 전도하는 유능한 이상주의자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이 석유정치학의 제 2법칙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생존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아웃그리닝’(outgreening)이다. 남들보다 더 먼저 더 빨리 그린에 다가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에너지 기후 시대 우리의 의무이자 기회이다. 따라서 그는 우리가 다름 아닌 ‘Re 세대’(Re-generation)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연령에 상관없이 신재생자원, 재활용, 기타 지구의 자연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에 공통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들에게 ‘나중에’란 말은 없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정신이 번쩍번쩍 들었다. 그동안 집 안에서 사용하지 않고 플러그만 꽂혀 있어도 낭비되는 에너지에 무관심했다. 당장에라도 집 안에서 흡혈귀에너지를 사라지게 하고 싶었다. 이것 또한 지구를 살리는 손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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