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가 곧 요점!)

 

PART1 아이, 내 인생의 기적이자 선물
하나 아이를 ‘배려 깊게’ 사랑하면 육아가 쉬워져요 / 둘 아이를 사랑하는 데 조건을 달지 마세요 / 셋 당신이 지금 들고 있는 것이 ‘사랑의 매’ 맞나요? / 넷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건강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다섯 오늘은 어제보다 더 큰 ‘사랑’을 아이에게 보여주세요 / 여섯 태교의 시작은 아이를 존재 자체로 사랑해주는 거예요 / 일곱 좋은 부모로 보이기 위해 아이를 희생하지 마세요 / 여덟 당신은 ‘희생하는 부모’입니까? ‘헌신하는 부모’입니까? / 아홉 첫째도 사랑, 둘째도 사랑, 셋째도 사랑입니다 / 열 사랑은 의지이고 성장입니다 / 열하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집착’하는 건 아닌가요? / 열둘 자신의 상처를 돌아봐야 아이에게도 관대해요 / 열셋 기쁨을 누리고 자란 아이가 기쁨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돼요 / 열넷 평정심을 가지고 아이를 지켜봐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에요

PART2 마음이 행복한 아이, 배움이 즐거운 아이
열다섯 부모가 믿고 기다리는 만큼 아이는 성장해요 / 열여섯 몰입, 배움을 즐겁게 만드는 에너지입니다 / 열일곱 마음이 불안한 아이는 어디에도 몰입할 수 없어요 / 열여덟 배움을 즐거워하는 아이는 누구도 이길 수 없어요 / 열아홉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 아이를 독서와 멀어지게 해요 / 스물 아이에게 화가 나는 이유, 답은 부모의 어린 시절에 있어요 / 스물하나 교육은 아이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거예요 / 스물둘 부모의 사랑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버팀목이에요 / 스물셋 코끼리도 춤추게 하는 칭찬, 진심을 담아 해주세요 / 스물넷 열렬히 반응해주어야 아이가 쑥쑥 꿈을 키워나가요

PART3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부모의 사랑입니다
스물다섯 아이 내면의 위대한 힘, 원더풀 아이를 끌어내세요 / 스물여섯 쾌활함을 잃지 않은 아이는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서요 / 스물일곱 내 아이의 호기심,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거예요 / 스물여덟 어릴 때의 순수함이 성공의 밑바탕이 돼요 / 스물아홉 슬플 때는 실컷 슬퍼하게, 기쁠 때는 마음껏 기뻐하게! / 서른 상처가 많은 아이는 ‘불행’이랑 손을 잡아요 / 서른하나 아이의 의존욕구를 채워주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요 / 서른둘 착한 아이라고요? 감정이 억압된 것은 아닌가요? / 서른셋 일상 자체가 놀이가 되게끔 놀이환경을 만들어주세요 / 서른넷 사랑이 많은 아이도 불안한 아이도, 다 부모가 만들어요 / 서른다섯 내 아이, 무한계 인간으로 키우고 있나요? / 서른여섯 창의성을 억누르는 부모인가요, 이끌어내는 부모인가요? / 서른일곱 산만한 장난꾸러기와 창의적 아이는 종이 한 장 / 서른여덟 부모의 ‘사랑스러운 눈길’이 창의력 넘치는 아이를 만들어요 / 서른아홉 아이의 지적 욕구, 양이 채워져야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요 / 마흔 순간의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몰입의 힘’ / 마흔하나 사고능력을 쑥쑥 키워주는 ‘책 읽어주기의 힘’ / 마흔둘 읽기독립,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의 시작 / 마흔셋 아이가 분류를 시작할 때 꼭 필요한 백과사전 / 마흔넷 아이에게 ‘쓰기’를 강요하면 읽기를 거부할 수 있어요 / 마흔다섯 아이 모든 발달의 결정적 시기, 태어나서 72개월까지! / 마흔여섯 글을 읽는다는 것, 스펀지처럼 지식을 빨아들이는 도구 / 마흔일곱 그 어떤 사교육도 ‘독서의 힘’을 이길 수는 없어요 / 마흔여덟 백과사전을 늘 장난감처럼 갖고 놀게 해주세요 / 마흔아홉 만화의 힘, 지식과 지혜의 뼈대가 될 수도 있어요 / 쉰 영어도 우리 말 배우듯이 많이 들려주고 많이 읽어주고!

PART4 아이의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부모의 내적 불행
쉰하나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준 ‘내적 불행’의 불편한 진실 / 쉰둘 내적 불행의 시작이 무엇인지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세요 / 쉰셋 아이에게 독이 되는 행동, 첫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 쉰넷 마음이 불안하고 공허한가요?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세요 / 쉰다섯 아이의 마음에 반응하고 공감하는 것, 아이 행복의 시작이에요 / 쉰여섯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는 순간 자존감의 씨앗이 싹을 틔워요 / 쉰일곱 아이 미래를 결정하는 ‘자존감’은 높게, ‘자존심’은 낮게 / 쉰여덟 아이를 사랑해서 한 말과 행동이 독이 될 수도 있어요 / 쉰아홉 자신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없다면 아이의 감정도 읽을 수 없어요 / 예순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세요 / 예순하나 ‘사랑’이라는 가면 뒤의 ‘조종’과 ‘통제’,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어요

PART5 내면 여행, 상처받은 나를 어루만지는 시간
예순둘 똑똑똑! 꽁꽁 숨은 내면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 예순셋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은 행복할 수 없어요 / 예순넷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 안에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살고 있어요 / 예순다섯 만 3세까지는 꼭 건강한 자기애를 채워주세요 / 예순여섯 어릴 때 상처받은 경험, 감정의 롤로코스터를 타게 만들어요 / 예순일곱 자아가 손상되면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없어요 / 예순여덞 강박과 중독, 나와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달콤한 유혹

PART6 아이를 잘 키우려면 나 자신부터 온전히 사랑하세요
예순아홉 불쑥블쑥 치미는 화, 과연 아이 때문일까요? / 일흔 아이 몸이 느끼는 감각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세요 / 일흔하나 아이가 잠 좀 늦게 잔다고 세상이 어떻게 되나요? / 일흔둘 대소변 가리기에 집착하면 아이가 수치심을 키워요 / 일흔셋 인사하라고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먼저 인사하세요 / 일흔넷 충분히 사랑받은 아이는 부모로부터 빨리 독립해요 / 일흔다섯 형제자매가 싸우는 이유, ‘나를 더 사랑해줘!’라는 뜻이에요 / 일흔여섯 ‘학교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의 즐거움’입니다 / 일흔일곱 ‘진심’을 가득 담아 제대로 아이 마음에 공감해주세요 / 일흔여덟 결혼은 두 사람이 아니라 네 사람이 하는 거예요 / 일흔아홉 부부관계, 신전의 돌기둥처럼 혼자 우뚝 서야 좋아져요 / 여든 여자는 사랑받을 때 행복하고 남자는 존중받을 때 슈퍼맨이 돼요 / 여든하나 배우자와 아이에게 사랑의 덫을 놓지 마세요 / 여든둘 부모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방어기제를 만들어요 / 여든셋 부모에게 사랑을 받았고 버림도 받았다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 여든넷 부모의 무의식에 억압된 감정, 아이를 통해 만날 수 있어요 / 여든다섯 무조건 남 탓이라고요? 투사의 방어기제가 있는 거예요 / 여든여섯 가족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마세요 / 여든일곱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방어기제를 빨리 무너뜨리세요

PART7 힐링, 내 삶의 쉼표이자 새로운 시작
여든여덟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해야 아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어요 / 여든아홉 마음을 치유한 뒤 바라보는 세상은 밝고 따뜻해요 / 아흔 두려움이 없는 척, 수치심이 없는 척, 불안하지 않는 척! 아흔하나 과거의 상처인 썩은 동아줄을 미련없이 놓아버리세요 / 아흔둘 아이에게 건강한 수치심과 건강한 죄책감을 키워주세요 / 아흔셋 내면의 상처가 있다면 그냥 울게 해주세요. 짐승이 울부짖듯 마음껏요! / 아흔넷 두려움과 대면하세요, 용기 있게 맞서는 순간 사랑이 찾아옵니다 / 아흔다섯 ‘정당한 화’를 억누르지 마세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 아흔여섯 욕하는 아이를 혼내기 전에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살펴봐 주세요 / 아흔일곱 상처받은 내면 아이와 대면하면 내면의 감시자가 사라져요 / 아흔여덟 상처받은 내면 아이와 대면하는 네 가지 방법 / 아흔아홉 내면 아이 치유, 나를 사랑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인생 과제 / 백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용서하세요,

 

 


 

 

 

 

 

 

 

 

Pretty Little Liar

내 나이에 지금 이런 미드를 보고 있게 될 줄이야.

PLL이라고 제목을 줄여부르며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인기있는 드라마인지 아이가 요즘 이걸 열심히 보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아이를 빠져들게 하는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봐도봐도 episode가 끝이 없네. 고만한때 애들이 보면 좋아할 내용인데 아주 못봐줄 정도는 아니라서, 그리고 범인이 궁금해서 시간날때마다 episode하나씩 보고 있는 중이다.

아이랑 대화거리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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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맘 2013-07-01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말대로 제목에 내용이 다 있네. PLL예전에 나도 포스팅 했었어 ㅋㅋ지지난주 새 시즌 시작~~ drop dead diva 강추

hnine 2013-07-01 08:53   좋아요 0 | URL
drop dead diva는 몇번 본 적 있어. 이건 DDD라고 부르나? ^^

하늘바람 2013-07-0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아이라고요? 감정이 억압된 것은 아닌가요?

전 여기에 주목되네요

제가 그랬던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hnine 2013-07-01 13:56   좋아요 0 | URL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부모 자신이 내면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다시 자식을 키우는데도 반영이 되는 것이겠지요.
착한 아이라고 해서 모두 감정이 억압되어 그런 것만은 또 아닐거예요.

icaru 2013-07-0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진짜 놀랍네요~ 목차만 찬찬히 읽어도 이야기하려는 내용 절반을 알 수 있을 거 같은 ^^;;

hnine 2013-07-01 18:32   좋아요 0 | URL
아마 제가 최초로 읽은 육아서가 이분의 책일거예요. 결국 요점은 목차에 다 들어있으니까 한번 요령을 부려봤습니다 ^^

프레이야 2013-07-0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목차가 절반 이상을 말해주는 거 같네요. 친절하게도. 문제는 실천에 있지만 이런 각성부터 먼저 되어야겠죠. ^^

hnine 2013-07-02 00:59   좋아요 0 | URL
너무 친절한걸까요? 저처럼 목차만 보고서 다 읽은 것 처럼 만족하는 사람이 많으면 마케팅에 문제가 좀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

뚜유 2013-07-0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잘 지내셨어요? 소개해주신 책들 잘 보고 있었어요. ^^ 죄송하지만 제 포스팅 좀 봐주시겠어요. 이 책은 아직 못보았고 이전 최희수씨 책들은 보았는데 이분 좀 유아초등 엄마들한테 의도했든 안 했든 부정적 영향을 많이 끼쳤죠. 초독서가 문제 되자 신간은 그냥 내면아이, 내적불행, 배려로 밀고 나가기로 하셨나봐요. 제가 넘 안티푸름이 쪽에서만 봐서 혹시 어떻게 느껴지시는지 봐주시겠어요.

hnine 2013-07-02 15:24   좋아요 0 | URL
아이쿠, 뚜유님. 아까 로긴없이 그냥 달린 댓글이 있어서 저는 이상한 댓글인줄 알고 그냥 지워버렸는데, 죄송합니다. 뚜유님 서재 가서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기분나빠하지 않으시고 이렇게 다시 들러주셔서 도움말씀 주시니 감사드려요.
 

 

 

 

나팔 부는 아이

 

 

 

 

 

 

 

 

 

“이름이 뭐지?”

“......”

“글자는 쓸 줄 알아?”

아이는 대답대신 고개를 옆으로 젓습니다.

“지금 몇 살이지?”

아이는 손가락을 일곱 개 펴 보입니다.

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비디오 플레이어에 비디오테이프를 넣습니다. 은하공주 밍밍이 시작되면서 신나는 리듬의 주제가가 흘러나옵니다. 선생님이 먼저 따라 부르면서 아이를 쳐다보았습니다. 아이는 아무 표정 없이 비디오 화면을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이 만화 알아?”

아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만화를 모르는 아이는 없을테니까요.

선생님은 비디오를 끄고 종이 한 장을 꺼냅니다.

“여기에 그림 한번 그려볼까?”

아이에게 색연필을 꺼내주며 나무와 새와 연못을 그리라고 합니다.

아이는 천천히 그림을 그립니다. 나무를 그리고 새를 그리고, 다음으로 연못을 그렸습니다.

“그래, 잘 했어. 이젠 나가도 돼.”

 

엄마와 마주 앉은 선생님은 결과지를 보며 말합니다.

“유리 지능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요. 인지 능력도 정상이고, 이해력도 정상이고요. 아이가 말을 안 하는 것은 신체적인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폐증 단계까지는 아직 아니고요.”

엄마는 한숨을 푹 내쉽니다.

 

바쁜 엄마가 모처럼 시간을 내어 유리를 백화점에 데리고 갑니다.

나풀나풀 레이스가 달린 노랑 드레스를 가리키며 묻습니다.

“이 옷, 예쁘지? 사줄까?”

유리는 옷을 쳐다보고 있을 뿐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엄마는 옷을 삽니다. 노란색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엄마는 만족스럽습니다.

유리 얼굴엔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금 그 옷은 유리 옷장에 걸려 있습니다. 한 번도 그 옷을 입겠다고 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유리를 데리고 아주 큰 장난감 가게에 갑니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봐. 많이 골라도 돼. 그래야 혼자 있을 때에도 심심하지 않지.”

진짜 같은 인형, 진짜 같은 건물, 크고 작은 블럭, 말하는 로봇, 별의별 모양의 퍼즐. 엄마가 보기에도 신기한 게 많은지 이것저것 구경하며 만져봅니다.

유리는 그 자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볼 뿐 구경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유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거기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일곱 살 여자 아이에게 인기 있는 장난감이 뭐가 있나요? 좀 골라주시겠어요?”

그 사람은 이것저것 골라서 큰 박스에 포장을 해줍니다.

엄마는 이번에도 만족스런 표정입니다.

유리 얼굴엔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장난감 박스는 지금 유리 방에 그대로 있습니다. 한 번도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습니다.

 

유치원에서도 유리는 혼자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장난을 치지도 않습니다. 선생님이 노래를 가르쳐주시면 노래를 부릅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엔 그림을 열심히 그립니다. 하지만 다 같이 나가서 노는 시간엔 혼자 미끄럼을 탑니다. 혼자 시소에 오릅니다. 시소 맞은편에 다른 아이가 와서 앉으면 유리는 곧 내려옵니다.

 

유치원에 새로운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오늘부터 친구가 한명 더 생겼어요. 이름은 준희. 준희는 다리가 좀 불편하니까 우리 친구들이 더 많이 도와줘야해요. 알았지요?”

선생님 옆에 서있는 준희 모습이 어딘지 기우뚱해 보입니다.

“네!”

아이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은 준희와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준희는 아이들처럼 놀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 걸을 수는 있지만 뛸 수가 없었습니다. 미끄럼도 탈 수 없었습니다. 뛰어다녀야하는 술래잡기도 할 수 없었습니다. 뱅뱅이를 탈 수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가는 시간이면 준희도 늘 함께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시소에 앉아있던 유리가 준희를 보았습니다. 준희는 놀이터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한참 쳐다보고 있던 유리는 시소에서 내려와 준희에게로 가만가만 걸어갔습니다. 준희는 유리가 오는지도 모르고, 과자 부스러기 주위에 까맣게 모여든 개미들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유리는 준희 옆에 쪼그리고 앉아 함께 구경했습니다. 개미들도 과자가 맛있나봅니다. 유리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과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개미들을 손으로 집어다가 과자 부스러기 가까이에 내려주었습니다. 준희도 유리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습니다. 유리도 혼자가 아니고 준희도 혼자가 아닙니다. 준희는 아까만큼 심심해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유리는 그렇게 준희 옆에 있다가 함께 교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흙 속에서 개미집을 찾아내기도 하고, 꽃봉오리가 조금씩 벌어져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준희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냅니다. 파란색 작은 나팔이었습니다. 입에 대고 ‘훅’ 하고 불자 장난감 같은 작은 나팔에서 ‘뿌우~’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유리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준희가 웃으며 이번엔 좀 더 세게 불었습니다.

‘뿌, 뿌~’

유리도 웃었습니다.

“불어볼래?”

준희가 유리에게 나팔을 내밀었습니다. 유리는 대답 하지 않고 나팔을 보고만 있습니다.

“말 하는 거 싫어해?”

준희가 물었습니다. 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말이 속에만 갇혀 있다가 빵 터지면 어떻게 해?”

유리 눈이 더 커졌습니다.

“그럼,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땐 이걸 불어.”

준희는 유리에게 파란 나팔을 건네주었습니다.

유리는 나팔을 받아서 자기 유치원 가방에 넣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유리는 교실 안에서도 준희 옆에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여전히 말은 잘 하지 않았지만 그림 그릴 땐 크레파스도 같이 쓰고 준희가 무엇을 그리나 보았습니다. 점심 먹을 때도 옆에 앉아 같이 먹었습니다.

 

준희 엄마가 유치원 선생님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원래 특수 유치원에 가려던 것을 준희가 하도 고집해서 일반유치원에 다니게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준희한테는 무리가 있네요.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특수 유치원에 가서 준희에게 맞는 놀이와 교육을 받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선생님은 서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며칠 후, 선생님이 준희를 앞으로 데리고 나오셨습니다. 내일부터 준희는 다른 유치원에 다니기로 했다고 하십니다. 이 유치원은 오늘이 마지막이니 모두 안녕 인사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준희 얼굴은 시무룩했습니다.

유리는 준희가 가는 게 싫었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은 모두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준희에게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유리는 인사하는 것도 잊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준희 엄마가 들어와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준희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준희가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유리는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문이 닫히고, 선생님은 준희 엄마가 가져오신 과자를 유치원 아이들에게 나눠주셨습니다.

유리는 가슴 속에서 뭔가 자꾸 차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점점 더 차올라 터질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준희가 준 파란 나팔을 유치원 가방에서 꺼내 들고 창가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창밖을 향해 나팔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뿌우~~ 뿌우~~”

있는 힘을 다해서 나팔을 불었습니다.

나팔 소리가 창밖을 넘어, 바람을 타고 날아갑니다.

유리는 나팔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두 손을 입에 모았습니다.

“준희야~”

유리가 준희 이름을 불렀습니다.

“준희야, 안녕~~”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을 벗어나고 있던 준희가 돌아보았습니다. 창문에서 유리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시무룩했던 준희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준희도 유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하나 둘 유리 옆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모두 함께 준희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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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6-2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서로 기대고 도우며 자라는군요..

hnine 2013-06-26 23:50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노아 2013-06-2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찡하게 만드는 걸요. 감동적이에요.

hnine 2013-06-27 12:52   좋아요 0 | URL
너무 상투적이고, 새로울게 없다는 평을 동료들로부터 들었어요 ㅠㅠ
하지만 저에게는 소중한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잘라 2013-06-27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속에만 갇혀 있다가 빵 터지면 어떻게 해>... 이 부분에서 뭉클했어요. 요즘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지만, 준희는 마음이 참 고운 아이예요. 그림책으로 만들면 참 고운 그림책 될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뿌우 뿌우~"

hnine 2013-06-27 16:47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읽어주셨군요. 제가 안되는 솜씨로 끄적거린 것을 누군가 읽어주기만 해도 저는 그냥 감격~ ^^
저도 저런 나팔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안그래도, 아이가 하는 말인데 어른 말투가 들어가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답니다. 그러니 아마추어 아니겠어요? ^^

잘잘라 2013-06-29 17:56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요즘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라고 한 것은 제가 쓴 댓글에 '마음이 고운'이라는 표현을 얘기한 것이어요. 오해하실까봐요^^;; (저는 예전부터 '곱다'는 말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잘 안쓰는것 같아요.)

hnine 2013-06-29 18:48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잘못 이해했군요 ^^

다락방 2013-06-27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잘 읽었어요, 나인님.

hnine 2013-06-27 21:2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한동안 동화쓰는 모임을 했었어요. 이제 한쪽으로 접기로 하면서 아쉬움에 그중 한편을 올려봤답니다.

아영엄마 2013-06-2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가 분 나팔소리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네요.
나인님 오랫만에 들려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__)

hnine 2013-06-27 21:25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 정말 오랜만이어요. 세공주님들과 얼마나 바쁘세요. 막내도 많이 컸을텐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인데 별로 유쾌하고 재미있게 쓰는 재주가 저에게는 없네요.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더 관심이 가서요.
오랜만에 들러주신것만 해도 좋은데 가슴 찡하게 읽어주셨다고 하시니 제 마음이 오랜만에 활짝 개는 느낌이네요.

순오기 2013-06-28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 엄마 모습은 대부분 아이들 뜻은 알아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하는 우리들 모습이네요.
나팔을 부는 아이, 찡한 울림과 잔잔한 감동이 있어요~ 정말 그림책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hnine 2013-06-28 09:18   좋아요 0 | URL
유리 엄마 자신은 모를거예요. 엄마들은 엄마들의 생각대로 아이를 사랑하니까요.
안그래도 나팔을 부는 장면이 머리 속에 그려져서 그림으로도 한번 그려볼까 시도해봤다가,... 절망했습니다 ㅠㅠ

프레이야 2013-06-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동화 동시 습작하시는거에요? 정말 좋아요. 약자의 편에서 쓰라고 하더나구요, 동화는. ^^

hnine 2013-06-28 12:51   좋아요 0 | URL
이젠 "했었다"고 말씀드려야지요. 한 3년 했었나봐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 분야가 아닌 것 같아서 접었답니다. 그동안 써놓았던 거 이렇게 심심할때 하나씩 올려보려고요 ^^

Grace 2013-07-0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희야, 안녕~" 아니라, "준희야, 같이 놀자. 가지마~" 라고 외치고 싶어져요.
그래서 준희와 유리는 계속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며......
같은 대학을 나오는 겁니다. 계속계속 같이 있게 해주고 싶어져요!

말이 속에만 있다 빵 터지면, 하소연이나 불평말고 저도 나팔을 불고 싶어요~~
뿌우 ~뿌우~~~~^^

hnine 2013-07-05 12:28   좋아요 0 | URL
마지막을 그렇게 해도 좋겠어요. 그게 더 아이다운 솔직함일 것 같고요. 유리가 얼마나 헤어지기 서운했겠어요. 순순히 "안녕~"하는건 아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지금에서 드네요 ^^ 언젠가 한번 말씀하신대로 고쳐보고 싶어요.

안녕미미앤 2013-07-0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힝........................ 영화 같아요.. 다음편 계속 올려주세요. 어떻게 됐을까 계속 궁금해요 준희랑 유리..

hnine 2013-07-08 19:51   좋아요 0 | URL
저는 동화를 써도 꼭 이렇게 슬프게 결말을 맺는게 문제랍니다 ㅠㅠ

하늘바람 2013-07-1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멋진 글이 있네요
음 요즘은 단편동화를 초등 1~2학년 읽기책으로 출판하기도 해요
그림동화로는 좀 내용이 길고 약간 주제가 어려워서요.
저학년 읽기책으로 만들면 아주 좋을 것같아요.
소통에 대한 주제를 더 명확히 하면 좋을 것같고요,
님을 응원합니다

2013-07-13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3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3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4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3-08-0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고운 아이들 이야기에 울컥했어요....

hnine 2013-08-04 12:07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기 마음을 표현 못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는 아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내가 없을 땐

 

 

 

 

숙제하는 내 옆에

자기 공책 들고 와

글씨 연습 한다

 

 

가방 챙기는 나를 보고

유치원 가방 들고와

그림책 넣었다 뺐다

 

 

머리 묶고 있는 나를 보자

손에 잡히지도 않는 짧은 머리를

자기도 묶겠다고 조른다

 

 

피아노 연습 하는 내 옆에 앉아

아무 건반이나 뚱땅뚱땅

“하지 마” 하려는데

동생의 심각한 표정

피아니스트가 따로 없네

 

 

나만 따라하는 내 동생

나 학교가고 없을 땐

무얼 하고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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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6-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나 기다리는 놀이' 하겠지요~

hnine 2013-06-25 19:07   좋아요 0 | URL
저는 못된 언니였기 때문에 어릴 때 동생이 저를 따라하는게 참 싫었어요. 언니랑 뭐든지 똑같이 안해주면 떼를 쓰기 때문에 부모님은 늘 옷도 똑같이, 신발도 똑같은 것으로 사주셨답니다. 산들보라랑 사름벼리 사진 보면서 매번 웃습니다. 제 어릴 때 생각이 나서요. 사름벼리는 저 처럼 못된 언니가 아니더라고요 ^^

2013-06-25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5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8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28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6-28 12:52   좋아요 0 | URL
저 그책 바로 주문했잖아요 지금 ^^

2013-06-28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6-28 18:18   좋아요 0 | URL
지금 배송중이랍니다 ㅋㅋ
가볍고 슬렁슬렁 읽기에 좋은 책, 지금 저에게 딱이네요 ^^

2013-06-28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쟁점을 파하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구상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힐링', '멘토'등, 전에 없던 말들이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요즘, 법륜 스님이나 혜민 스님등 불교 인사들의 특징은, 상대를 바꾸려 하기 보다 상대를, 사물을, 현상을 보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것이다. 특히 법륜 스님의 경우 즉문즉설이라는 말이 뜻하듯이 길지도 않은 몇 마디, 내용 역시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간결한 몇 마디로 듣는 사람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되지 않을,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궁금해졌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구상'이라는 부제는 출판사에서 붙였겠지만 싸우고 풀지 못하는 현사회의 쟁점이 무엇인지, 해법이 있기나 한건지, 그 해법의 실마리라도 읽어낼 수 있을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200쪽이 안되는 분량에 일곱가지 쟁점을 요약해놓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 그 첫번째 장.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안목과 지혜를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고 적대적 대립 관계를 넘어서 통합의 리더십이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별로 새로울게 없는 말이다. 다음 장에서는 우리 나라 안에서 해결방법을 찾는데 국한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 공동체를 형성하자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우리 나라에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통일이 된 후 행정체제는 남한이나 북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게 아니라 지방분권을 보장하는 8도 연방제를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한다. 부의 환원, 경제민주화에 대한 장에서는, 종교인의 과세는 너무나도 딩연하다면서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은 명예라고까지 말한다. 부의 세습보다는 사회 환원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이것을 국가가 어떻게 유도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에서 내어놓은 제안들과 더불어 이것도 내게는 과연 실현성이 있는 얘기인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다룬 장에서는 원자력과 4대강 개발에 대한 의견을 담고 있는데, 잘 사는 나라에서는 원자력이 아무리 비용이 적고 편리하다고 해도 그 치명적인 위험성때문에 점차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아직 그 정도 경제 수준이 못되어 여전히 위험성을 안고 가는데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을 거라고. 개발 자체에 대해 찬반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목적과 정당성이 얼마나 설득력 있느냐 하는 것이고, 주민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모르는 사람 없지 않겠는가.

다음은 아이와 여성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이 붙은 장이다. 낳는 것보다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점이 대변하듯이 자아가 형성되는 세살까지는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엄마가 직접 아이를 돌보는 것이 맞고, 그렇게 3년을 휴직한 후에도 다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시켜주거나, 휴직 동안에도 일부 급여가 지급되는 방식을 국가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 수위를 달리는 부채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시작을 한다한들 그게 몇년이나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하기 이전에 차라리 직장에서 야근과 회식 관습을 없애는 것이 더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육아를 엄마에게 모두 맡기지 말고 아빠도 함께 참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자식 함께 키우는건 당연한 것 아닌가? 쓸데 없이 야근해야 하는 풍조, 특별한 논제도 없으면서 빠지면 눈치주는 회식, 이것이 아빠들의 발목을 잡고, 가정에서 절름발이식 육아가 되게 하는데 한 몫 하는거 아닌지. 마지막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는데 지금처럼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하는, 거래의 성격을 띤 국제 결혼으로 변질되어 갈 바에는 되도록 국가와 민족의 이동을 최소화 하는 결혼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어놓고 있다. 다른 건 글로벌화 되어가면서 이것 역시 실현 가능한 방안일까?

우리가 안고 있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집어내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 해결의 실마리라고 제시된 것들은 적어도 내게는 그리 실현성 있어 보이지도 않고, 모르던 것들도 아니다. 일부는 너무 교과서같고, 일부는 너무 단정적이다.

아무튼 사람 사는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라면 개인의 차원에서든, 국가와 사회의 차원에서든 저자는 참 관심이 많은 분이구나, 이것이 책을 다 읽은 마지막 느낌이라는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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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6-1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남 고흥 '깊은 시골'까지 강연을 오신 적 있어요.
행사장 '사진 도우미'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 보았는데,
저로서는... 하나도 마음으로 와닿는 이야기 없었어요.

문제를 풀 실마리가 무엇인지
어쩌면 법륜 스님은
아직 못 깨우치시고
너무 바쁘게 강연만 다니시는지도 몰라요...

hnine 2013-06-16 20:06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에도 자주 강연차 오시더라고요. 법륜 스님의 생각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본인의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는 입장이신지도 모르지요, 그게 나쁘다고 생각 안하고요. 이 책에 제시된 제안들도 꼭 반대한다기보다 뜻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잘 모르는 제 눈에도 보여서 아쉬웠습니다.

파란놀 2013-06-17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연 다니느라 너무 바쁘신 나머지,
정작 '깊은 시골마을'까지 오셨어도
막상 '깊은 시골마을'에 어떤 문제와 걱정이 있어
법륜 스님이 마음을 기울어 '대화 상대'가 되어야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까지 기울이시지 못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수행원이 너무 많아서
수행원 등쌀에 '지역 강연'을 하더라도
지역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하기 어렵겠구나 싶더군요.

고흥에서 있던 강연 뒤로
법륜 스님 이야기가 나오면
늘 궁금해요.
누구보다 '법륜 스님은 행복하실까?' 하고요......
누구보다 법륜 스님은 '이야기 들어 줄 말벗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정현주 2013-12-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설명이란 보통 현상을 해명하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대안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들 중에서 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하게됩니다. 보통 우리는 심리적으로 문제에 대한 완전한 답을 찾게 되어있습니다.
 

 

 

하루 중 내가 제일 나 자신과 가까이 있는 느낌이 드는 때,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은 때가 새벽이라면, 감성이 제일 풍부해지는 때, 그래서 가끔은 피하고 싶어 지는 때는 해가 질 무렵인 것 같다. 보고 싶은 사람도 하나 둘 머리 속에 떠오르고, 가고 싶은, 하지만 실제 갈 확률은 별로 없는 그런 곳들이 머리 속에 줄줄이 떠오르는가 하면, 아주 오래 전 일들이 뜬금없이 생각나기도 한다. 내 머리 속의 주파수가 이상해지는 때.

 

오후 6시. 사진기를 가지고 나가고 싶어서 해 지기 전에 한바퀴 돌기로 했다.

 

 

 

 

 

 

 

오후 6시 20분의 햇빛이 이렇게 짱짱했다. 개나리를 보면 3월, 진달래와 철쭉을 보면 4월, 라일락을 보면 5월, 장미를 보면 6월, 배롱나무를 보면 한여름을 느끼고, 시퍼렇지만 감 열매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을이 멀지 않았구나 짐작한다.

 

아파트 뒷쪽 담에 서서 장미가 햇빛 세례를 받고 있었다.

 

 

 

 

 

"나도 꽃이야."- 사철나무 꽃

 

 

 

 

마치 햇빛에 색이 바랜 것 같았던 꽃. 우리 아파트 건너편 아파트까지 진출하여 찍어왔다.

 

 

 

 

 

 

학교에서 교실 창문 틈으로 고개 내밀고 밖을 내다보는 소녀들 같다. 이제 이런 분홍색 좋다고 하면 나이들어가는 징조란 소리 들을까? 원래 좋아했는데.

 

 

 

 

 

 

 

우리 아파트 바로 앞 마당에서 발견한 딸기. 빨강의 보색은 파랑이 아니라 녹색 계열이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 주는 색의 대비.

 

도깨비방망이 같이 생긴 측백나무 꽃도 찍었는데, 촛점이 흐려서 올리지 않기로 한다. 이것 역시, 언뜻 보면 꽃인지 모르고 지나기 쉬운 모양인데, 다음에 더 잘 찍어봐야지.

 

 

 

7시 22분인데 아직도 밖은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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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3-06-1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점점 작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맨 아래 사진은 '보물찾기' 같아요 :)

hnine 2013-06-11 04:51   좋아요 0 | URL
아이쿠, 작품은요 뭘.
말씀하신대로 어릴때 '보물찾기'하던 마음과 비슷해요. 혼자서 눈 크게 뜨고, 천천히 걸으면서 어디 찍을거 없나...^^

프레이야 2013-06-1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빨간딸기! 심봤다!
나인님 저도 하루중 가장 센티멘털해지는 때가 해 넘어가는 시간이에요.
왠지 반갑네요. 사람들 대체로 그럴까요? ㅎ히
핑크색 저도 좋아하는걸요. 나이들어가는 증거라구요? ㅎㅎ
인정해야할 것도같고요.
눈이 곱다시해지는 사진들이에요.

hnine 2013-06-11 04:56   좋아요 0 | URL
제가 만약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가였다면, 바로 그 해질 무렵 일을 집중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현실이다보니 오히려 하던 일에서 마음을 풀어뜨려놓게 하는, 훼방꾼 시간대가 되기도 한답니다 ^^
프레이야님도 핑크색 좋아하시는구나. 저는 옷구경하다가도 저 색의 블라우스나 원피스 같은거 보면 그냥 못 지나치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합니다. 막상 사는 적은 거의 없어도 그냥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라서요.

카스피 2013-06-1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사진이시네요^^

hnine 2013-06-11 04:57   좋아요 0 | URL
멋진 꽃들이지요.
사철나무 잎은 꼭 밥숟가락 같지 않나요? ^^

파란놀 2013-06-1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딸기 말고 들딸기도 돋으면 좋을 텐데.
다음해 봄에는 딸기꽃도 만나 보셔요~

hnine 2013-06-11 05:00   좋아요 0 | URL
딸기꽃이랑 딸기는 사실 함께살기님 서재에서 눈으로 많이 봤지요.
아파트 벗어나서 좀 더 산길 올라가보면 더 많은 꽃, 나무들 만나볼수 있을텐데, 낮에 혼자 가기가 망설여져서요.

qualia 2013-06-11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 사진들 너무 좋아요.
정말 선명하네요.
‘폰카’인지 ‘디카’인지 궁금하네요.
중간중간 간결한 글에서는 뭔가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hnine 님이 은근히 좋아지는데,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대전 인근의 둔산에 재판 증인 참석차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둔산 시가지가 너무 깨끗하고 아름다워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리에 ‘고급 수종’이랄 수 있는 멋진 나무들과 예쁜 꽃들이 많더군요.
사람들도 그곳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귀티나게 보였고 깔끔하고 단정해 보였습니다.
시내버스를 탈 때도 서두르지 않고 줄을 쫙 서더군요.
제가 사는 청주는 줄 서는 문화가 거의 없습니다.
대전/둔산과 청주는 역시 다르더군요.

그리고 저 위 hnine 님 서재 사진~
바다 수평선 바로 위, 중간에서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지점에 ’미확인비행물체’ UFO가 떠 있어요!!!^^

hnine 2013-06-11 16:20   좋아요 0 | URL
제가 꽃 사진으로 qualia님을 불렀군요, 아니, 꽃이 부른거네요 ^^
사진은 2003년도에 구입한 '명품' 디카 (요즘 이거 쓰는 사람 찾기 힘드니까요 ㅋㅋ)로 찍었습니다.
대전에서 둔산은 1990년대초 쯤에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고 정부청사등과 가까운 곳이라서 깨끗한 편이지요. 대전에서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들을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저는 청주도 참 인상적이었는데...급개발된 분위기가 아니라 뭔가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달까, 화려하지 않은 기품이 있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요. qualia님 청주 사시는지 몰랐네요.

제 서재 사진은 제가 몇년 전 겨울, 천리포 수목원 갔다가 만리포 바닷가 가서 찍은 사진이어요. UFO인지 어떻게 아셨지요? 비밀인데... (쉬잇~)

세실 2013-06-11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실 창문으로 고개 내밀고 밖을 쳐다보는 소녀들....
아 예뻐라~~~ 사진도 글도요^^
분홍 티셔츠, 분홍 점퍼, 분홍 모자! 제 등산복 차림. 꽃자가 들어가서 꽃분홍이네요. ㅋ

hnine 2013-06-11 16:23   좋아요 0 | URL
저 기억나요. 세실님 꽃분홍색 등산복. 언젠가 사진으로 올려주셨어요 ^^
멀리 나간것도 아니고 집 주위 한 바퀴 돌았는데, 예쁜 꽃들을 여기 저기서 많이 볼 수 있어서 저도 기분 전환이 되었답니다. 일부러 나가지 않으면 요즘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날도 있거든요.
같이 느껴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3-06-1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좋고 감상도 좋아요~~
오랜만에 마실와서 아래 사진도 줄줄이 보고 갑니다.^^

hnine 2013-06-15 19:03   좋아요 0 | URL
많이 바쁘시지요? 이른 새벽, 알라딘 들어와서 순오기님 글 올라온거 읽는 재미를 누리던 때가 있었지요. 언젠가 또 그럴 수 있을 날이 있겠지요.
바쁘신데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Nussbaum 2013-06-1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 서울은 여름이 너무 일찍 찾아온 느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더위에 정신 못차리다가 며칠 전 비가 와서 좀 괜찮아졌네요.

정신 좀 차리고 오랜만에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새벽과 해가 질 무렵이 그런 느낌이셨군요 ! 아 저도 저랑 가까이 있는 느낌을 받고 싶은데 거의 새벽에 못일어나니 왠지 좀 힘들것 같습니다. ^^

뭐 저는 늦은 밤 세 시 경에 그런 느낌을 받으니 괜찮겠지요. ㅎ

예전부터 올리신 사진을 보면 자연물, 식물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올리신 주인공들을 보니, 남들에게 주목받지 못해도 늘 조용히 제 할일을 하는 그런 식물들이 좀 자랑스러워 보이려고 하네요.


hnine 2013-06-15 19:41   좋아요 0 | URL
저도 원래 심야형이었는데요, 아이 낳고 나서 바뀌었어요. 아이 재우면서 같이 잠드는 날이 많다보니 일찍 잠들어 일찍 일어나게 되었고, 그렇게 일찍 깬 새벽시간만이 온전한 저의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혹이 Nussbaum님도 나중에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게 되면 저처럼 바뀔지도 모릅니다.^^
자연물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만 하겠어요 ^^ 좋게 해석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알고보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텐데, 조용히 제 할 일을 묵묵히 하며 살아가기엔 욕심이 있고 계산이 있고, 그런가봐요.

서니데이 2013-06-15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철나무와 이어진 분홍색 꽃 사진이 예뻐요.
그새 장미 필 때가 되었나봐요. 하긴 벌써 6월이니까요. 저희집 근처 길가에도 장미가 조금씩 피더라구요. 연한 주홍색에 가까운 큰 장미를 지나가다 봤는데, 사진 찍었으면 좋았을 걸 했어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hnine 2013-06-15 19:40   좋아요 0 | URL
이제 한창 장미가 여기 저기 흐드러지게 많이 필 때가 되었어요. 길가에 심어놓은 장미도 예쁘고, 담장에 철조망 대신 죽 둘러서 피어있는 장미를 보면 어떤 사람이 사는 집인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래요. 장미처럼 눈에 확 들어오는 꽃도 있고, 소나무나 사철나무 처럼 드러나지 않게 피는 꽃도 있으니, 사람처럼 식물들도 참 다양하지요? ^^